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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버스가 초등학생 들이받았다 “모든 걸 다 위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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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올해부터 우회전 관련 규정이 몇 차례 바뀌면서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지만 사실 간단하다. 횡단보도와 그 인근에 보행자가 있으면 무조건 멈춰야 한다. 건넌지 얼마 안 된 보행자라서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보이더라도 우회전을 감행하면 안 된다. 또한 횡단보도로 진입하지 않았지만 그 근처에 도달해 있는 보행자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하면 안 된다. 보행자는 빨간불로 바뀌기 전에 뛰어가고 있는 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20일 오후 3시 즈음 울산 북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관광 버스가 우회전 관련 규정을 위반해서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A군을 다치게 했다. A군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는데 관광 버스에 치어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A군은 사고 직후 구급차에 이송되어 응급치료와 함께 수술을 받았다. 그나마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건장한 성인도 버스에 치이면 최소 중상에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A군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A군은 초록불 보행자 신호에 맞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광 버스기사 40대 남성 B씨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는지 살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보행자 신호가 초록불이었음에도 엑셀을 밟았다. B씨는 우회전 멈춤 의무를 위반한 것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서행도 하지 않았다. 해당 사고 영상을 살펴보면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사고 장소는 학교 근처이기 때문에 당연히 스쿨존이다. 속도 제한 시속 30km를 지켜야 하고 우회전을 할 때는 사람이 있든 없든 무조건 멈춰야 하는 것이 스쿨존이다. 특히 사고 시간은 저학년 학생들이 하교하는 오후 시간대였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했어야 했다. B씨는 대형 차량 운전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다 했다고 할 수 있다. 

 

B씨는 관광버스를 몰면서도 조심성이나 경각심 따위는 없었다. 완벽한 ‘전방 주시 태만’도 있겠지만 직업 운전자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인만큼 울산북부경찰서는 B씨에게 ‘민식이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이 봤을 때 B씨가 위반한 법규정은 크게 두 가지다.

 

①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②스쿨존 내에서 어린이 사고 유발

 

민식이법을 위반한 사람은 최대 1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사실 우회전 사고는 정말 자주 일어난다. 지난 5월11일 광주광역시 북구에서도 우회전하던 버스가 초등학생 1명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 이 학생은 안타깝게도 숨지고 말았다.

 

 

우회전 법 규정을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은 너무나 많다. 통행량이 많은 서울역 근처와 영등포구 여의도, 강서구 등만 보더라도 우회전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잘 지키는 운전자들 있지만 우회전을 할 때 보행자가 있음에도 서행하거나 멈추지 않고 빠르게 지나가는 차량과 오토바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거의 1분당 2대꼴이었다.

 

그래도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효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한 달간 발생한 우회전 교통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3% 줄었고, 사망자는 61.1%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헷갈려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정확하게는 기존의 우회전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계도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운전자들 사이에서 내가 멈춰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가도 되는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해야 할 일은 ‘우회전 전용 신호등’ 설치를 늘리는 것이다. 이 신호등만 많이 설치되어도 운전자들의 혼란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

 

전문가들도 ‘우회전 전용 신호등’ 설치를 강조한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일반 신호와 분리해 따로 설치하게 되면 우회전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 뒷차가 빵빵거리지 않는다. 우회전을 하려는 차량도 우회전 신호등이 초록색이 되면 그때서야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고를 줄일 수 있는데 우회전 전용 신호등이 있는 곳은 소수이며 설치를 잘 안 하고 있다. 덤프트럭 같은 경우에는 사각지대가 더 크다. 버스도 마찬가지다. 차고가 높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보다 사각지대가 더 많다. 그리고 시야 아래에 있는 게 잘 안 보인다. 그런 부분에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횡단보도에서 우회전 하는 차량에 대한 전용신호가 있어야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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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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