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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도전기②] 노잼광주 홍진실 “내향적인 사람들 위한 소통법 연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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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유튜브 채널 ‘노잼광주’의 진행자 프리랜서 아나운서 홍진실씨는 인터뷰 말미에 꼭 책을 써보고 싶다고 했다. 세상에는 말 잘 하는 인싸만 있는 게 아니다. 진실씨는 보여지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스스로 조용하고 내향적인 성격에 속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로 봤을 때는 목소리 톤도 높고 예능감이 넘칠 것 같았는데 의외였다.

 

책을 쓰고 싶은 꿈이 있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에세이를 쓰고 싶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내향적인 사람이 소통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를 해보고 싶다.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다.

 

 

지난 8월10일 19시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평범한미디어 사무실에서 진실씨와 마주했다.진실씨는 현재 스피치 아카데미에 소속된 스피치 강사이기도 하다.

 

진실씨는 “기존의 스피치 강의는 앞에 나와서 당당하게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는 이런 게 주였다”며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짜 내가 친한 사람들이나 매일 보는 직장 동료들, 대면하는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이라고 말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유창한 화술을 갖고 있더라도, 가까운 사람들과 소통을 잘 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진실씨는 스피치 강의를 하면서 “말 때문에 상처를 받거나 고민이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고 했다.

 

그래서 진실씨는 “진짜 말을 잘 하려면 자기 치유가 되어야 하는 것 같다”며 “내향적으로 잘 살아가는 법 잘 소통하는 법을 연구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삶 속에서 깨달은 것이기도 하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왜 나는 인싸가 아닐까? 에너지가 안 넘칠까? 그런 성격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행사를 하든 강의를 하든 방송을 하든. 근데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일을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일이 나와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나는 좀 텐션이 낮다. 내향적이다. (방송할 때만 텐션을 올리는가?) 그렇다. 이렇게 끌어올려서 하는데 원래는 목소리도 좀 낮다. 방손톤이 있다. 좀 차분한 성격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데 스피치 강사는 사람들 앞에 서서 막 포스있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봤을 때 성격적으로 좀 힘에 붙일 때가 있다. 일은 재밌지만 좀 쑥스럽고 창피할 때가 있다. 방송은 계속 녹화를 하기 때문에 익숙한 얼굴들이다. 스피치 강의는 매번 다른 강의라서 여러 회차로 진행되는 교육은 적응이 되니까 편하게 할 수 있는데 대형 강의를 처음 할 때는 긴장을 한다.

 

 

그러나 이내 진실씨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구나. 이걸 바꾸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니란 걸 인정하게 됐다”며 “대형 강의를 잘 하지 못 하지만 1대 1 수업 같은 것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규모로 오랫동안 좁은 인간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게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가끔 주변에서 “말을 천천히 조곤조곤 잘 하는 사람”을 만나곤 하는데 진실씨는 “조용한데 말수가 없는데 재밌고 매력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런 사람들을 연구해서 내향적인 성격을 가졌더라도 소통을 잘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쓰고 싶다”고 거듭 밝혔다.

 

진실씨는 대학생이던 지난 2013년 리포터로 시작해서 방송과 연을 맺었다. 올해 10년차다. 아나운서 말고도 기자, 피디 등 방송 업무를 전반을 경험해보고 싶었다는 진실씨에게 “제일 적성에 맞는 것”은 제작 보단 전달하는 일이었다.

 

원래 드라마 피디가 꿈이었는데 대학 방송국에서 피디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적성에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국어책을 읽거나 낭독을 하거나 목소리로 하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는 방송부 아나운서를 했었고. 내가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보단 전달하는 것에 좀 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아나운서 준비를 하게 됐다.

 

 

현재 진실씨는 앞서 언급했듯이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 스피치 강사, 노잼광주 MC” 등을 하고 있는데 누굴 만나면 꼭 “아나운서라고 소개”를 한다고 한다. 그만큼 아나운서에 대한 애정이 있는 편인데 “말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아나운서의 장점이 많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장점이 말을 업으로 하는 것이다. 자기 재능에 맞고 적성이 맞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성우, 유튜버, 스피치 강사 등등. 말을 매개체로 한다는 점에서 적성이 맞다. 일단 내가 말을 하는 게 재밌다. 노잼광주 할 때도 이걸 어떻게 살려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들이 재밌고 강의를 할 때는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 변화할 수 있고, 자신의 인생에서 플러스가 될 수 있게 조금이라도 기여한다는 것이 보람이다.

 

실무 경험을 많이 쌓는 것 위주로 커리어를 만들어왔던 진실씨도 당연히 시사상식 공부를 하거나 방송 아카데미를 다녔던 적이 있다. 

 

(아나운서 준비생들이 잘 안 되는 기간 동안 굉장히 고단할 것 같은데) 나도 예전에 시험도 많이 보고 떨어지기도 많이 떨어지고 그랬다. 경력을 쌓으려고 여러 가지 일을 하다보니 리포터나 작은 방송국의 아나운서를 하게 된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비슷한 맥락으로 10대 일간지 등 주요 언론사 기자직에 수없이 원서를 넣었다가 고배를 마신 경험담을 나누기도 했는데 진실씨는 격하게 공감했다.

 

제일 오래하고 있는 게 DBS라는 인터넷 방송사인데 광주에서 촬영하고 매주 한 번씩 업로드 하고 있다. 그 다음 엘지헬로비전 전북권에서 한 5년 정도 뉴스 아나운서를 하고 있다. 리포터는 대학교 4학년 때 목포 MBC에서 처음 시작했다. 간간이 리포터 프리랜서로 촬영할 게 있으면 하고 있다.

 

 

주요 방송사에 들어가는 아나운서들은 극소수다. 그래서 진실씨처럼 자신만의 경로를 개척해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아나운서들이 많다.

 

진실씨는 “방송 뿐 아니라 모든 프리랜서들이 백조 같다. 그 아래에서는 너무 치열하다”며 “친구들이 항상 원하는 일을 하고 사니까 부럽다고 하는데 내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번뇌와 이런 걸 많이 하고 있는지 일일이 다 말하지 않으면 모를 거다. 모든 프리랜서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불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지금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은데) 자리 잡았다는 것은 모르겠고 10년 동안 내내 고민의 연속이었다. 선배들도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시더라. 직장인들도 계속 다닐지 때려칠지 모두가 고민하고 사는 것처럼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진실씨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친한 동생에게 뭐라고 조언을 해줄 것 같냐는 질문에 “재능이 보이면 추천을 해줄 것 같다”면서도 “그냥 막연하게 하고 싶어서라고 하면 안 된다고 할 것 같다. 현실적인 부분을 꼭 생각하라고 말해줄 것 같다”고 답했다.

 

 

돌이켜보면 진실씨는 방송 전반이 아니라 아나운서로 길을 좁혀서 준비를 했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운 마음도 있다.

 

아나운서라는 길을 잡고 시작했다면 조금 더 뭔가 체계적으로 빨리 했을텐데 나는 막연하게 현실 감각없이 이것 저것 다 한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너무 관심이 많았고 가지치기를 하지 못 했다.

 

아나운서로서 갖춰야 할 외모, 역량, 스펙 등 3대 요소가 있다고 했을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지 물어봤는데 진실씨는 “하나를 더 추가하면 인성인 것 같다”고 답변했다. 피디와 작가 등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방송을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실씨는 “업계가 워낙 좁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 알게 된다”면서 “방송을 하면 대본이 없을 때가 많아서 본인이 스스로 어떤 것에 가치관을 두고 있는지가 다 드러난다”고 역설했다.

 

정말 미모가 뛰어나고 방송을 잘 하고 스펙이 좋더라도 기본적인 것들이, 일은 다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 과정 속에서 그런 부분이 조금 부족하면 오래 가기 어려운 것 같다. 물론 4가지가 다 중요한 것 같고 나는 이미 대학교도 졸업했고 스펙이나 그런 게 다 끝났기 때문에 지금은 아나운서로서의 역량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노력하고 근데 그 와중에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있다면 외적인 부분이다.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외적인 부분에서 진실씨는 “호감형 외모”가 중요하다고 했다. 즉 “딱 봤을 때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이미지이자 서글서글하고 선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진실씨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은 MBC 이재은 아나운서다. 메인 뉴스 앵커로서 뉴스 자체를 깊게 고민하고 공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방송 외적으로도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미지가 강하기도 하다.

 

방송도 잘 하지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봤을 때 종교가 같기도 하고 뭔가 되게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보여주고 연예인스러운 것이 강하다고 생각되는데 성실하게 사명감을 갖고 방송하는 모습을 멋있게 생각한다. 뉴스나 방송 하나를 준비하더라도 보여지는 것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데 물론 그런 것들도 준비하겠지만 그냥 정말 컨텐츠 자체를 공부하고 그걸 소화해서 만드는 느낌? 매일 뉴스 공부를 신문기사를 정독하면서 정말 오랫동안 공부를 하더라. 그래서 뉴스가 깊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게 진짜 전달자가 아닐까 싶다.

 

 

노잼광주 이야기를 해볼 때가 됐다. 언뜻 봤을 때 진실씨가 주도적으로 제작 과정 전반에 참여하는줄 알았는데 아이템, 대본, 촬영, 섭외 등은 전부 피디들이 한다고 한다.

 

지금 하고 있는 노잼광주가 재밌다. 나도 아이디어를 내긴 하는데 4~5명의 피디들이 주로 한다. 나는 (대본이 들어오면) 전달에만 집중하고 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원래 알고 있던 피디가 노잼광주라는 채널에서 정보성을 좀 더 담아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하게 됐다. 원래 구독자 몇 백명 수준에서 작년 연말에 섭외 연락 받고 올초부터 업로드를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1만5000명 수준으로) 컸다.

 

노잼광주 컨텐츠는 진실씨가 MC로서 주제에 맞는 여러 업체들을 직접 소개하는 것이 메인이다. 그런데 화면에 나오는 요식업체들의 음식 영상은 전부 피디들이 직접 가서 찍어온다

 

처음에는 자료 화면으로 띄어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그러면 진정성이 없다고 해서 다 직접 찍는다. 이번에 동명동 빙수도 따라가서 먹어봤다. 되게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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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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