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라이트디퍼] 상대방을 배려하고 깊게 소통하기 위한 언어 보다는 단시간에 나를 기억시킬 수 있는 자극적이고 다소 가벼운 표현들이 넘쳐나는 시대인 것 같다.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많은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고 트렌드를 따른다는 나름의 변명 속에 내가 하는 말에 누군가가 상처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 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가 쓴 <그런 말은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읽은 독자들은 불편한 기분을 느꼈을 수 있다. 누군가를 비하하는 명백히 나쁜 의도를 갖고 하는 말도 아니고 모두가 흔히 쓰는 거잖아? 이런 생각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소외된 사람들의 인권에 대한 기사를 써온 기자로서 저자의 고민과 시각에 많은 부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결손 가정에 대한 사려없음, 잘 아플 권리 보단 “건강해져야 한다”는 압박 등등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이 정상과 온전함을 기본값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름으로 인정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반박하기 어려웠다. “반팔”, “장애 등급”이란 표현도 전혀 문제없이 오래전부터 익숙하게 사용했는데 따지고 보면 문제가
2022-08-13 라이트디퍼[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지난 5일 벌어진 경기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화재의 발화 지점으로 알려진 건물 3층 스크린골프장. 해당 골프장 철거 작업 관계자들이 "불꽃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면서 화재 원인이 또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이 가운데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화재가 난 다음날인 6일 오전 10시10분께 철거 작업을 위해 스크린골프장 내부에 있다가 불을 처음 발견하고 119에 최초로 신고한 A씨 등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 등은 작업 도중 용접 절단기나 토치 등 불꽃을 이용한 도구 사용은 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일 진화 작업 직후 실시된 1차 합동 감식 과정에서 화기 등은 발견되지 않은 점도 이들의 진술을 뒷받침한다. 이런 가운데 학산빌딩의 소방안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1층 상점에만 스프링클러가 있을 뿐, 최초 발화 지점인 골프장은 물론 사망자가 발생한 투석전문병원에는 환풍시설 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소방법
2022-08-12 김미진[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난 지방선거에 당선된 현직 서초구의원이 백주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대놓고 음주운전을 하는 만행을 저질러 주위의 눈총을 받았다. 이 의원은 결국 검찰에 송치되었다. 지난 7월 21일 오후 2시 50분쯤 서울 관악구에서 한 시민은 앞 차량이 자꾸 비틀대고 왔다 갔다 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도저히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현명한 판단을 한 시민은 곧바로 경찰에 차량을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차량을 4대나 동원해 음주운전 의심 차량의 도주 경로를 예상하고 추적했다. 곧이어 의심 차량을 발견하자 확성기를 이용해 차를 세우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의심 차량은 경찰의 지시를 무시한 채 위험한 주행을 2km나 더 지속했다. 결국, 경찰은 봉천역 인근에서 오후 3시 5분쯤에 문제의 차량을 적발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확인해 보니 운전석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초구의원 30대 A씨가 타고 있었다. 경찰은 곧바로 A씨의 혈중알콜농도를 조사했다. 반전은 없었다.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A씨의 수치는 무려 0.1% 이상이나 되었다. 이는 면허취소 수준으로 명백한 만취상태이며 절대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되는 상태였다. 관악경찰서는 A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2022-08-12 윤동욱[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아이들에게 각종 생필품이 전달됐다. 생리대부터 데오드란트, 마스크, 샴푸, 클렌징 폼 등이었는데 여성 청소년을 위한 여성용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생리대 후원으로 유명한 지파운데이션은 그동안 △저소득 가정에 생리대 지원 △결연 아동 지원 △기타 물품 지원 등을 해왔던 NGO다. 그런 지파운데이션이 3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공영주차장에서 광지연(광주지역아동센터연합회)에게 여성용품을 전달했다. 트럭에서 내려진 물건들은 광지연 회원들이 종류별로 정리해 키트 형식으로 만들어 각 센터들에 나눠줬다. 광지연은 후원 물품들을 배분 비율에 따라 최대한 공평하게 소속 센터들에 배분했다. 이날 습하고 더운데 여우비까지 내리는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그런 날씨임에도 광지연 회원들은 비를 맞아가며 물품 배분식을 진행했다. 갑자기 내리는 비도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려는 센터 종사자들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각 센터에서 파견한 직원들도 광지연 회원들을 도와 물품 배분에 열을 올렸다. 비록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센터에 있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
2022-08-11 윤동욱[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모든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에 살고 있는 인구를 모두 합하면 2500만명 가량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제2의 도시 부산은 곧 있으면 인천에 인구적으로 추월당할 것만 같다. 333만의 부산도 이럴진대 규모가 더 작은 143만의 광주는 말할 것도 없다. 나름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니 그저 씁쓸할 따름이다. 한편으로는 광역시가 이 지경인데 소도시 군 단위는 어떨까? 실제로도 비상이다. 각 지자체는 어떻게 하면 인구를 조금이라도 늘릴지 고심하고 있다. 광주 청년들은 왜 지역을 떠날까? 그리고 왜 떠나고 싶어 할까? 광주청년유니온과 창작그룹 모이즈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그 결과 <탈지역 수다회>를 기획하게 됐다. 지난 7월15일 19시 광주 동구 지산동에 위치한 광주청년유니온 사무실에서 <탈지역 수다회>가 개최됐다. 모이즈는 수다회에 참석 대상으로 “광주를 떠나보고 싶은 사람”, “한 번쯤 서울에서 살아보고 싶은 사람”, “수도권에서 광주로 온 사람” 등으로 정했다. 물론 꼭 3가지 유형에 드는 청년들만 참석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광주에 대한 사색과
2022-07-29 윤동욱[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바닥을 찍던 5만원권 환수율이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신사임당'은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시중에 유동성이 크게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취를 감추고 있는 모양새다. 숨은 그림 찾기가 따로 없다. 찾으면 찾을수록 보이지 않는 기현상이 일어나는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5만원권 환수율은 26.1%로,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6.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10%대에만 맴돌았다. 그러나 불과 3달 전인 올 4월에는 역대 최저치인 17%대에 머무르고 있었다. 환수율은 한국은행이 시중에 푼 발행액 가운데 한은으로 다시 돌아온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한은은 금융기관을 통해 지폐를 환수한 뒤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화폐는 재발행을 위해 금고에 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시중은행 자동입출금기(ATM)에는 5만원권 인출이 어렵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대내외적 요인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자산 가격 변동이 급격히 심화되자 자금순환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5만원권 수요가 급증하면서 1인당 장수 제한 조치를 취하는 거다. 특히나 코로나19 상황에 보편적으
2022-07-24 김미진[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오랜만에 신나게 놀았다. 서로 협동하며 게임에 열중하는 동안 정이 들었다. 다양한 레크레이션 프로그램들 속에서 아이들은 평생 간직할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지난 15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청풍수련장에서 알찬 수련회 프로그램이 열렸다. <소중한 친구와 나누는 무한사랑>이란 타이틀로 1박2일간 진행됐는데 광주교육나눔본부와 진로상담센터 마인드스토리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 있는 대반초등학교 학생들이 주로 참여했는데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15시 즈음 도착해서 바로 몸을 움직이는 각종 게임 프로그램에 푹 빠졌다. 우선 짐부터 풀었다. 아이들은 인솔 교사의 지도 하에 숙소에 짐을 놓고 강당으로 달려갔다. 강당에는 이미 다양한 레크레이션 프로그램들이 세팅돼 있었다. 아이들은 신체놀이(박수치기)를 통해 각각의 조로 편성됐다. 이내 △교감놀이 △공놀이 △오징어게임 △공기놀이 △종이컵 쌓기 등 쉴새 없이 프로그램들에 참여했다. 정말 지루할 틈 없는 짜임새있는 프로그램 구성이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종이컵 쌓기였다. 그야말로 하이라이트였는데 아이들이 수많은 종이컵을 직접 쌓았다
2022-07-22 윤동욱[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장흥은 같은 호남권임에도 불구하고 가볼 기회가 사실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유명한 명소들을 다 둘러보기로 했다. 우드랜드 탐방을 마친 다음 날인 6월15일 또 다른 랜드마크인 ‘물 과학관’을 방문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과학관을 방문하기에 앞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기왕 장흥에 왔으니 큰맘 먹고 ‘장흥삼합’을 먹기로 했다. 가격대가 조금 있지만, 아직 집에 쌀이 남아 있으니 ‘며칠만 간장에다 밥을 비벼 먹어야겠다’라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식당에 입장했다. 이 삼합은 장흥군에서도 ‘장흥9미’로 선정하여 밀고 있는 만큼 유명한 별미 중 하나다.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들한테도 ‘꼭 한 번쯤은 먹어봐야 할 요리’로 꼽히고 있다. 삼합은 표고버섯, 쇠고기, 키조개 관자로 이루어져 있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더불어 비쌀 수밖에 없는 조합이기도 하다. 그렇게 혀와 배는 만족스럽지만, 통장 잔고는 만족스럽지 않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물 과학관으로 향했다. 상당히 큰 규모의 과학관이 나를 반겼다. 과학관은 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견학을 위해 온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나는 줄을 서 있다가 오후 1
2022-07-22 윤동욱[평범한미디어 라이트디퍼] 상대방을 배려하고 깊게 소통하기 위한 언어 보다는 단시간에 나를 기억시킬 수 있는 자극적이고 다소 가벼운 표현들이 넘쳐나는 시대인 것 같다.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많은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고 트렌드를 따른다는 나름의 변명 속에 내가 하는 말에 누군가가 상처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 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가 쓴 <그런 말은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읽은 독자들은 불편한 기분을 느꼈을 수 있다. 누군가를 비하하는 명백히 나쁜 의도를 갖고 하는 말도 아니고 모두가 흔히 쓰는 거잖아? 이런 생각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소외된 사람들의 인권에 대한 기사를 써온 기자로서 저자의 고민과 시각에 많은 부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결손 가정에 대한 사려없음, 잘 아플 권리 보단 “건강해져야 한다”는 압박 등등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이 정상과 온전함을 기본값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름으로 인정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반박하기 어려웠다. “반팔”, “장애 등급”이란 표현도 전혀 문제없이 오래전부터 익숙하게 사용했는데 따지고 보면 문제가
[평범한미디어 라이트디퍼] 평범하지 않은 박찬욱식 수사 로맨스 <헤어질 결심>을 봤다. 스마트한 형사의 표본인 해준(박해일 배우)에게 예순살 변사자의 어리고 아름다운 아내 서래(배우 탕웨이)는 의심스럽고 궁금한 인물이다. 서래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무덤덤하고 일말의 동요도 보이지 않지만 요양보호사로서 자신이 돌보고 있는 노인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길고양이에게도 애정을 보이는 예측하기 힘든 인물이다. 처음 해준과의 만남에서 서래는 중국 출신으로 한국말을 잘 못 한다고 말한다. 서래의 조금 서툰 한국말 표현은 오히려 감정을 전달함에 있어 미묘하고 섬세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요소로 작용했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봐. 지난 6월29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한 마디로 정말 박찬욱스러웠다. 인물들의 감정선이 식상하거나 일반적이지 않고 연출 또한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아마도 관심, 설렘, 애정의 감정들이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표현하는 방식과 달랐기 때문인 탓이다. 또한 출연한 배우들 모두 대체적으로 캐릭터와 잘 어울렸지만 탕웨이의 감정 연기가 단연 돋보였다. 탕웨이의 예쁜 얼굴 뿐 아니라 특별한
[평범한미디어 라이트디퍼] 영화 <브로커>는 삶의 첫 시작에서 버려지는 건우로부터 시작된다. 영화는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버리는 엄마, 그 아이를 가로채 돈을 받고 입양처에 보내주는 브로커와 그 브로커 일당을 쫓는 형사들의 이야기다. 현실에서처럼 영화 속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특별한 사건들을 만들어간다.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입양’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영화 속 입양 문제는 2022년 한국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주인공들이 찾아간 보육원에는 축구를 사랑하고 미래의 손흥민을 꿈꾸는 해진이가 살고 있다. 고작 7살 밖에 안 된 어린 아이지만 보육원에서 꿈을 이루기 어렵다는 냉혹한 현실을 잘 알고 있어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사원처럼 보육원에 찾아오는 부부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한다. 해진이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입양이 되기엔 늦은 나이임을 주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점점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아직 입양이라는 단어가 특별한 것이 사실이다. 많은 입양처에서 마치 하얀 도화지 같은 신생아를 원하는 이유는 아이에게 형성되었을지 모를 문제들을 직면하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