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똥’싸고 튄 놈 법으로 처벌 못 하나?

배너
배너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건물인데 누군가 들어와서 계단에 똥을 싸고 튀었다. 건물 계단이 맞다. 화장실이 아니다.

 

황당하기 그지없는데 성인 남성 A씨는 지난 4월18일 새벽 4시 서울 종로구 돈의동에 있는 치과병원 건물 내부로 들어가서 계단에 똥을 쌌다. A씨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과 연결된 1층 문을 자연스럽게 열고 들어왔다. 이내 계단 한 두칸을 밟고 비틀거리며 자연스럽게 바지를 내리고 쭈그려 앉았다. 두 번째 계단을 밟고 세 번째 계단에 똥을 눴는데 항문을 닦지도 않고 바로 바지를 올리고 순식간에 퇴장했다. CCTV 영상으로 줌인이 된 자리에는 덩그러니 똥만 놓여 있었다.

 

 

겉보기로는 20~30대 남성으로 보이는데 A씨의 어이없는 민폐행위는 CCTV 영상으로 영구 박제됐다. 다음날 가장 먼처 출근하다 똥을 발견한 치과 직원 B씨는 직접 치워야했기 때문에 화가 잔뜩 났을 것이다. B씨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CCTV 영상을 모자치크 없이 올리고 “혹시 본인이거나 아는 분이 있다면 연락달라. 저거 치우느라 고생 좀 했다”고 밝혔다. 

 

황당 에피소드를 접한 네티즌들은 곧바로 해당 영상과 글을 퍼날랐고 다채로운 반응을 보였다. 어린이도 용변이 마려울 때는 화장실에 간다. 심지어 고양이도 전용 모래에 용변을 본다. 하물며 성인이 아무리 만취했다고 해도 이런 짓을 저지른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10일이 지난 4월28일 B씨는 “영상이 이렇게까지 많이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거라 미처 생각치 못 했다”면서 “결론만 말씀드리면 A씨한테 연락이 왔다. 술에 취해 저지른 일이고 연신 사과하셨다. 충분한 사과를 받았고 청소비도 따로 배상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니 A씨에 대한 비난은 멈춰달라. 저희는 그 사과를 받아 원본 영상을 내렸으니 다들 영상을 더 이상 유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지금 뉴스나 다른 커뮤니티들에 떠도는 영상들은 유포를 허락하지 않은 불펌 영상이니 소비하는 것도 최대한 자제해주셨으면 하고 다들 영상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런 비슷한 일들은 종종 일어나고 있다. 2022년 7월에는 경기도 김포시의 한 무인 뽑기방에 들어간 젊은 여성이 술에 취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대변을 본 뒤 뒤처리도 하지 않은채 그냥 달아났다. 피해를 본 업체 사장은 똥을 치우기 위해 청소업체를 불렀는데 견적만 5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사람 똥이라는 게 매번 변기로 들어가서 간단히 처리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유지 맨바닥에 놓여 있으면 그걸 치워야 하는 입장에서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어쨌든 가해자는 먼저 찾아와서 사과하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고, 사장은 언론에 제보하고 경찰 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해당 여성의 행위에 대해 경범죄 위반 혐의를 적용하려다가 검토 끝에 재물손괴죄로 의율해서 검찰에 넘겼다. 점포 바닥 타일이 변색되고 악취가 심했기 때문이다. 올해 4월에는 어떤 남성이 변을 길바닥에 흘리고 가는 일이 있었다. 특이하게도 이 남성은 바지를 내리지 않고 걸으면서 바지 밑단을 통해 변을 그대로 흘리고 갔다. CCTV 화면을 언론에 넘긴 제보자는 “도로에 대변이 있길래 처음에는 동네 개가 싼 줄 알았다. 그런데 CCTV를 둘러보니 너무 어처구니 없어 제보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아무리 급똥이 나올 것 같아도 아무 곳에나 싸지르진 않는다. 공중 화장실을 찾거나 근처 가게에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을 잠깐 이용하는 게 현명한 대처법이다. 카페 같은 곳에서 간단한 음료를 시키고 화장실을 쓸 수도 있다. 시골이라면 풀숲에라도 가야 한다. 사실 똥싸고 튀는 똥튀 사건을 기사로 써보고 싶었던 이유는 법적인 제재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양지열 변호사(법무법인 에이블)는 jtbc <사건반장>에서 “이건 분명한 범죄다. 건조물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다. 실례를 하고 갔으니 경범죄처벌법도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형법 319조에 따르면 건물 무단 침입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경범죄처벌법 3조 1항 12호에는 직접적으로 “도로 등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대소변을 보는 행위”에 대해 벌금 10만원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박주현 변호사(법무법인 중용)는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통화에서 “가해자가 실제로 형사책임을 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의 의견과는 달리 실제 판례로 봤을 때 박 변호사는 “(A씨가) 치과 안쪽으로 아예 들어가면 침입죄가 될 수 있지만 현관 입구쪽 계단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거, 건조물 침입을 하는 경우는 보통 다른 목적이 있어서다. 금품을 훔친다든가 살인, 상해, 성범죄의 목적이다. 그러나 이 남성의 경우 그런 목적은 없었다. 그저 대변만 보고 갔다.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하려고 해도 도로 등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이라는 문구에 정확하게 걸린다고 보기 어렵다. 발생한 장소(치과건물 현관)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박 변호사의 견해에 따르면 결국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승소하더라도 보상 받게 될 손해배상의 액수가 소송 비용보다 적을 것이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 결국 똥튀를 하는 사람들이 없어야 하고, 술 취해서 실수했더라도 A씨처럼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배상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프로필 사진
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