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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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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편한대로 생각하고 해석한다.
이중잣대를 들이댄다.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다.
자기성공을 과대포장한다.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학교, 직장, 모임, 기타 커뮤니티 등등 공동체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활발한 사람, 조용한 사람, 똑똑한 사람, 4차원 캐릭터, 말 잘하는 사람 등등 성격이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종종 속 터지는 인간군상을 만나기 마련이다.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민폐형 캐릭터인데 10명 중 1명꼴로 꼭 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일단 자기 감정에 정말 솔직하다. 좋게 포장해서 솔직한 거지 사실 무례한 것이다. 본인이 기분 나쁜 티를 팍팍 낸다. 물론 누구나 항상 기분이 좋을 수 없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할 때는 본인이 기분 나쁘다고 타인들 앞에서 그 감정을 막 드러내면 안 된다. 감정 노동자가 겪는 수준으로 하고 싶은 말과, 느끼는 감정을 억누르라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어느정도의 사회생활이 불가피하다.

 

 

어린이들은 정말 솔직하다. 뭔가를 갖고 싶으면 떼를 쓰고, 무섭거나 서러우면 바로 운다. 서운한 게 있으면 몸짓과 행동, 표정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어른은 달라야 한다. 어른이 어린이 같으면 안 되고, 어린이가 어른 같으면 안 된다. 주변 상황과 타인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 기분 내키는대로만 행동한다면 어린이와 다를 바 없다. 배려심이 없는 것이다. 좀 더 유식한 말로 유아퇴행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에서 일하는 A씨는 업무 시간임에도 그날 기분이 나쁘면 물건을 거칠게 다루고 때때로 벽을 친다. 표정에서도 특유의 띠꺼움이 잘 드러난다. 분명 사회생활을 하면서 좋지 않은 모습이다. 누군들 일이 안 힘들고 기분이 항상 좋기만 하겠는가? 그곳이 회사라는 공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 한 채 A씨는 자신의 감정 배설에만 치중한다. 회사 업무에도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업무 분위기를 완전히 흐리기 때문이다. 당연히 다른 직원들도 A씨를 좋게 볼 리 없다. 직장인들은 뭐 다 성인군자라 성질을 내지 않는 게 아니다. 다른 동료를 배려하고 공적 업무를 원할이 수행하기 위해서 짜증나고 화가 나도 호흡을 조절하며 일을 한다. 애초에 공적인 공간에서 자기감정을 컨트롤하지 못 한다는 것 자체가 다 큰 어른으로서 또는 사회인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불의에 참으라는 것은 아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면 탈이 난다는 거다. 인간은 원래 별일 없어도 컨디션이 안 좋아서 예민할 수도 있다. 특히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 날씨에는 더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성질을 그대로 드러내면 되겠는가? 안 된다.

 

B씨는 스터디 모임을 나가고 있다. 그런데 모임에서 호감이 가는 이성 C씨를 만났다. B씨는 C씨에게 관심을 보이며 말을 걸었는데 누가 봐도 좋아하는 티를 팍팍 내면서 플러팅을 일삼는다. 뭐 여기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문제는 B씨가 다른 사람들이 다 있는 곳에서도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오직 C씨에게만 포커스를 맞추며 말을 내뱉는 바람에 사람들이 벙찌게 되는 것이다.

 

“와 요즘 야구 볼 맛 난다니까. 기아 타이거즈가 7연승하고 있어! 개쩔지 않나요?”

“이번 시즌 가을야구 갈 것 같아요. 아마도 박찬호가 유격수 골든글러브 타겠죠?”

“김종국 감독 밉긴 한데 요즘 잘 해서 뭐 ㅋㅋ”

 

B씨: C씨는 기아 좋아해요? 야구장 가는 거 좋아해요?

C씨: 아니 뭐. 싫어하진 않죠...

다른 사람들: .........

 

“성시경 유튜브 먹방 봤어요? 거기 나온 국밥들 진짜 먹고 싶더라구요. 언제 한 번 다같이 가요?”

 

B씨: C씨는 성시경 좋아해요?

C씨: 아뇨. 딱히.
B씨: 국밥은 잘 드세요? 나중에 국밥 먹으러 갈래요?

C씨: ....

다른 사람들: .........

 

분명 B씨와 C씨 단 둘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 B씨는 자꾸 그 C씨와의 라포 형성에만 집중했다. B씨는 다른 사람들의 대화 주제를 받아 오직 C씨에게 말을 걸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물어보면 건성으로 대답한다. 사람들은 슬슬 짜증이 난다. 모두를 들러리가 만들어버리고, C씨도 너무 부담스럽다. B씨는 경주마 같은 사람이다. 양옆과 위아래, 뒤를 보지 못 하고 앞만 본다. 지금 C씨가 앞에 놓여있으면 C씨만 본다. 지금 라면 먹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 절친이 회사에서 해고돼 상심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라면 생각만 한다. 자신의 감정에 정말 솔직한 것이 아니라 무례한 거다. 호감을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이 소외되었다. 

 

언뜻 보면 B씨의 화법은 찐따의 화법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다. 관련해서 유튜브 채널 오마르의 삶을 운영하고 있는 양해민씨는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대화를 하는 것은 여러가지 방향이 있다. 어른과 대화할 때, 아이와 대화할 때, 친구와 대화할 때, 연인과 대화할 때, 사람 많을 때, 적을 때 등등 조건에 따라서 변화무쌍하게 바뀐다. 근데 찐따들은 선을 잘 모른다. 무슨 말이냐면 원툴인 거다. 그냥 대화! 하나 밖에 없다. 굉장히 다양한 형태가 필요한데 그냥 대화한다 이것 밖에 없다. 사실 찐따는 맞는 말을 한다. 찐따들은 팩트를 굉장히 좋아한다. 근데 그냥 맞기만 한 말이다. 친구가 새옷을 사입고 왔다. 우리 친구들 다 걔가 그 옷이 안 어울린다는 걸 안다. 말 안 한다. 근데 찐따는 말한다. 그냥. 야 너 그 옷 안 어울린다. 모임 같은데 갔는데 과체중인 사람이 있다. 우리도 눈이 다 있어서 안다. 어우 근데 되게 뚱뚱하시네요? 이렇게 말해버린다. 우리도 안다. 맞으면 해도 되는 말인줄 안다. 왜냐면 사실이잖아. 사실이니까 그냥 말하는 것이다. 사회 지능이랄까? 사회 지능이 낮은 것이다. 뭐 맥일려고 하는 말도 아니고 그 사람 꼽주려고 의도를 갖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찐따는 날 처음 보고 짝눈이시네요? 이런 말을 해버린다. 그래서 그 말을 지금 해서 어쩌자는 건가? 그게 없다. 그냥 맞잖아. 맞는 말이잖아. 상황에 맞는 말을 해야 하는데 맞는 말이면 아무 데나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B씨 유형 말고도 다른 유형들이 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심리전문가 차희연 소장(차희연 심리연구소)은 이기적인 사람의 특징에 대해 7가지로 설명했다.
 

1.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다.

2. 건설적인 비판이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자기가 모든 걸 누릴 수 있다고 착각한다.

4. 자기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배척한다.

5. 험담과 비판, 뒷담화를 좋아한다.

6. 자기 성공을 과대포장한다.

7.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다. 누구나 자기중심성을 갖고 있지만 자기중심주의로 넘어가면 곤란하다. 그래서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누가 조언해도 귓등으로 듣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에 무척 관대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딱 A씨가 그런 타입이다. B씨는 스스로 외모적으로 근거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C씨도 분명히 날 좋아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C씨는 B씨에게 별로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자기중심적인 B씨는 그런 생각을 할 기본적인 상식이 없다.

 

6번 및 7번과 관련된 또 다른 사례가 있다. D씨는 근무 태만으로 악명 높은 직원이다. 그런데 D씨는 항상 “회사를 얼른 퇴직하고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다”고 떠들어댄다. 다른 직원들 입장에서는 허무맹랑한 소리일 수밖에 없다. 근무 태만으로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니 가소롭기까지하다. 월급쟁이 생활보다 사업이 훨씬 어렵다. 이건 뭐 사회초년생들 하다 못 해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다. D씨는 왜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까? 자기 자신을 과대포장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사업 체질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이러한 사업병에 걸린 철없는 사람들이 많다. D씨의 생각은 대략 이럴 것이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사업을 할 수 있다. 난 월급쟁이와는 다르다.” 본인이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 동안 업무용 컴퓨터로 디씨인사이드에 글을 쓰고 쇼핑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이다. 자신은 월급쟁이들과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D씨의 사고방식은 너무 편협하고 단순하다. 지금 맡은 일도 제대로 못 하는데 사업을 하면 잘 하겠는가? 전혀 아니다. 그리고 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디폴트값 중 하나는 성실함과 부지런함이다. 이기적인 사람은 사업을 성공하기 쉽지 않다. 사람도 많이 많나야 하고 나보다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이기적인 사람들은 완전히 대척점에 서있다. 회사의 직원으로 일하면 자신이 맡은 일만 잘 하면 되지만 사업은 운영 전반을 두루 살펴야 한다. 당연히 업무량도 배로 늘어난다. 사업이 자리 잡을 때까지 출퇴근 개념도 없다.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어도 본인이 불성실하다면 사업을 성공시키기 어렵다. 물론 성공한 사업가 중에서는 이윤만 추구하고 사이코패스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머리가 좋아서 적어도 그 티를 잘 내지 않는다. 속으로는 자기만 생각할지언정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좋은 사람인 것처럼 행세라도 할 수 있다. 성공한 사업가 중에 D씨처럼 태만하고 게을렀던 사람은 없다. 있으면 이름을 대보자.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작은 일을 할줄 알아야 큰일도 하는 법이다. C씨는 차라리 복권을 구매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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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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