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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이 불면증에 시달리며 호소하는 것 “안전띠 착용률 89% 밖에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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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평소 즐겨보던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탁 무릎을 쳤다. 김동혁 한국도로공사 교통부 부장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연을 접했는데 너무나 공감됐기 때문이다. 안전전문매체에서 근무해봤던 본지 기자로서는 교통사고로 안타까운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현실이 누구보다 걱정스럽다. 음주운전 문제에 천착해서 윤창호법 통과에 힘을 보탰던 언론인으로서 이런 중요한 정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방영된지 2주가 지났음에도 꼭 공식 기사로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토씨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모든 워딩이 중요하고 유용했다.

 

 

김 부장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해서 “밤마다 불면증 때문에 너무 힘들다. 내가 교통사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저희 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가 한 4000km 정도 된다. 그 안에서 연 평균 2000건의 교통사고가 나고 사망자가 200명 정도 발생한다”며 “퇴근 후에 자체 앱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알람이 울린다. 교통사고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 자다가도 알람이 울리면 깨서 확인을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명 피해가 크고 관련 차량이 많으면 사무실에 나가서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그런 걸 생각하다 보면 날을 샌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가장 안타까웠던 교통사고 사례로 할머니 부고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다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연을 꼽았다. 마음이 급해 과속을 하다 “차가 미끄러져서 가드레일을 충격하고 방음벽을 차 측면으로 쳤고 차가 두동강이 나서 5명이 타고 있었는데 4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결국 같은 날 할머니와 함께 아들과 손자가 모두 목숨을 잃었다. 3대의 죽음이었다.

 

김 부장은 “안타까운 게 조금만 조심하면 사고도 안 날 수 있고 나더라도 사망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너무 안 지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중요하다. 김 부장이 거론한 안전 수칙은 △안전띠 △안전거리 확보 △졸음운전 방지 등 3가지다.

 

먼저 김 부장은 “다 아시겠지만 2018년 9월부터 전좌석 착용이 의무화됐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서 고속도로에서 튕겨져 나가 사망하는 비율이 30%다. 10명이 사망하면 3명은 미착용자”라며 “안전띠 착용률이 우리나라가 몇 프로인지 아느냐? 89% 밖에 안 된다. 독일, 프랑스, 일본은 99%다. 더 문제는 뭐냐면 뒷좌석 착용률은 49%로 50%도 안 된다”고 환기했다.

 

제작진은 다음 장면으로, 고속도로에서 한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편으로 굴러가 전복됐음에도 안전띠를 착용해서 스스로 걸어나올 정도로 멀쩡했던 사고 사례를 삽입했다. 그만큼 안전띠는 필수적이다. 89%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전좌석 100%로 생활화가 되어야 한다.

 

진행자 서장훈씨는 “(안전벨트 미착용시에 울리는) 소리가 안 나게 끼는 것을 왜 파는지 모르겠다”며 “소리를 그렇게 시끄럽게 해놓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고 김 부장은 “한 번은 사망사고가 나서 가보니 안전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봤더니 안전띠를 다 잘라버리고 그 클립만 꽂아놨더라”고 호응했다.

 

 

두 번째는 안전거리인데 김 부장은 “고속도로에서는 정말 안전거리 확보가 되게 중요하다. 왜 그러냐면 시속 100km로 주행하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50미터 미끄러진다”며 “앞에 위험 상황을 인지하는 데에 1.5초에서 2.5초 걸린다. 그거 인지하는 데에 50미터 주행되기 때문에 우리가 시속 100km로 주행할 때는 100미터 이상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고속도로에서 앞뒤 100미터가 어느정도인지 잘 모를 수 있는데 차선이 있는데 차선 하나가 20미터다. 차선 5개 정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진행자 이수근씨는 “이게 사실은 방심인 것 같다”면서 졸음운전 문제를 꺼냈다.

 

김 부장은 “졸음운전 사망자가 고속도로 사망자 중 70%를 차지한다”면서 2005년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고속도로 사고 수습을 하고 있던 안전순찰원이 졸음운전 화물차 기사로 인해 하루 아침에 식물인간이 됐다.

 

“2005년도에 발생한 사건인데 내가 현장 조사를 했다. 승용차 단독 사고가 나서 갓길에 있었다. 회사에 안전순찰원이 있는데 그분들이 승용차 뒤에서 안전관리를 하고 있었다. 근데 25톤 화물차 운전자가 졸아서 순찰차 후미를 추돌했다. 2명 중 1명은 다행히 부상만 입었는데 1명은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이 됐다. 그분이 30세인데 결혼한지 한 달 됐다. 부인이 임신했다. 내가 헤어질 때 부인 눈을 봤는데 정말 슬프더라.”

 

서씨는 “우리 화물차 기사님들 정말 고생 많이 하지만 물론 지키시면서 하겠지만 정말 바쁘게 1건 더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가족과 본인을 생각해서 중간중간에 충분하게 쉬는 게 그게 장기적으로 훨씬 더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딱 “2가지만 지켜주면 좋겠다”면서 30분 주기로 환기를 시키는 것과 2시간 주행을 할 때마다 15분 휴식을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가 차를 타면 호흡을 해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서 농도 수치가 올라가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2시간 주행하면 반드시 15분 쉬어야 한다. 버스나 화물차는 다 의무화 돼 있다.”

 

방송 말미에 서씨는 “본인 실수로 본인 다치는 걸 떠나서 정말 아무 관계없는 사람들의 생명까지 뺏어갈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 우리 서로 서로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이씨도 “사실 우리 김 부장이 불면증에서 헤어나오려면 많은 분들이 안전벨트 착용률 90% 이상 앞뒷좌석 올리고 이 방송 보는 분들이 한 번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동조했다.

 

결론적으로 서씨는 “(김 부장이) 매번 그런 일을 마주해야 하니까. 내가 기분이 좋다가도 언제 이런 일들을 마주하게 되니 불면증이 생길만하다”면서 “우리가 좋은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불면증은 어떡할 건가? 그래도 불면증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다른 게 없고 틈틈이 운동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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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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