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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와 ‘하이브’ 다시 화합할 수 있을까?

[박성준의 오목렌즈] 99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뉴진스가 1심 소송에서 완패하고 난 뒤 기사를 썼다. 당연히 기사에는 법무법인을 통해서 여전히 어도어(하이브)와 함께 할 수 없고 즉시 항소를 할 것이라는 뉴진스 멤버들의 입장을 담았다. 그 당시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과 대화를 나누며 멤버들이 자존심을 조금 굽히고 돌아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 직후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로 복귀하겠다는 뉴스가 나왔다. 11월12일 해린과 혜인이 어도어와 물밑 합의 이후 공식 복귀를 알렸고, 같은 날 저녁 다니엘, 하니, 민지도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SNS를 통해 공식화했다. 뉴진스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박 센터장은 “뉴진스 멤버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복귀를 한 건 되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반겼다.

 

 

이번 오목렌즈 대담(11월14일 13시)에서는 당초 뉴진스 멤버들의 복귀 문제를 다루지 않으려고 했는데 전화 통화 시점상 불가피하게 말미에 다룰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자명했고 그런 만큼 5년 이상 공전하며 허송세월을 보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박 센터장은 “길고 긴 소송전이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개인적으로 볼 땐 뉴진스를 대리했던 법무법인 세종이나 민희진 대표에게는 하이브가 따로 언질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대신 멤버들 개개인에게 너네 이러고 2029년 7월까지 4년 넘게 시간을 허비하면 뉴진스 자체가 잊혀질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설득하면서 복귀를 압박하지 않았을까 싶고 그게 포커스였던 것 같다. 지금 결론적으로는 민희진과 방시혁의 하이브간의 고래 싸움에 멤버들의 새우등이 터지는 꼴이 됐는데 하이브측에서는 본인들이 이겼으니까 좋아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수습할지 고민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사실 멤버들은 제일 약자였고 민희진과 방시혁의 갈등에 빨려들어간 측면이 있었다. 거기에 부모들도 입김이 있었으니 멤버들의 결정권이 온전히 보장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1심 결과가 10월30일에 나왔고 그 직후 세종에서 멤버들의 입장이라면서 항소 의사를 밝혔는데 2주도 안돼서 항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민희진과 운명공동체’처럼 여겨졌던 만큼 멤버들의 선택권은 변하지 않을줄 알았는데 결국 ‘민희진과의 결별’을 받아들이는 것이 허무한 은퇴보다는 차선책이었다. 어찌됐든 2024년 4월 ‘민희진의 경영권 탈취’로 느닷없이 대중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했던 일련의 사태가 1년 반만에 마무리됐다. 후유증과 여진 없이 뉴진스가 다시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한국 탑 걸그룹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이브와 어도어가 돌아온 뉴진스 멤버들과 원팀이 되어 다시 뉴진스의 원래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박 센터장은 하이브의 ‘앙금’에 주목했다.

 

물론 법적으로야 계약서가 있고. 정산을 안해줬거나 심히 부당한 대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단순히 살짝 차별 대우를 하고 정서적으로 불평등하게 했다는 것들이 있긴 있었겠지만 그것 가지고 계약 관계를 무효화 할 순 없었다. 다만 멤버들이나 민희진 대표가 주장했던 어떤 심정적인 그런 것들이 해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자포자기의 느낌으로 굴복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향후 어도어나 하이브에서 확실히 무릎을 꿇게 만들진 않을까 우려스럽다. 과거 전성기 때처럼 뉴진스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을지 물음표인데 기우이길 바란다. 하이브가 굉장히 큰 기획사고 민희진과 뉴진스 멤버들과 큰 갈등을 빚고 방시혁 의장도 그렇고 굉장히 이미지 손상이 컸기 때문이다. 다시 화해하고 화합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뉴진스의 팬심이 강하지만 박 센터장은 조금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정말 어려울 것이다. 어렵다. 1년 넘게 그 난리를 쳤는데 그전만큼 지원을 해줄까? 어도어의 지원을 그전보다 더 받아서 우리는 사건 이전의 관계를 완전히 회복했다!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공개 선언이라도 한다면 확 올라올 수 있겠지만 그건 꿈 같은 이야기다. 일단 하이브와 방시혁이 대중들에게 절반쯤 욕을 먹는 여론 지형이 전혀 아니고 여론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뉴진스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고 응원을 받는 여론도 작아졌다. 그냥 ‘피프티 피프티’처럼 회사에 반항하고 뒤통수 친 애들이라는 느낌이 돼버렸다. 물론 우여곡절을 잘 이겨낸 좋은 서사가 펼쳐지길 원하지만 과거 만큼 폭발력 있는 퍼포먼스를 보인다거나 굉장히 빠른 시일 내에 정비를 해서 그전보다 더 나은 곡으로 갈 수 있을지. 정말 전폭적으로 지원하기에는 서로 상처들이 너무 컸다는 생각이 든다.

 

팬클럽 ‘버니즈’ 외에도 라이트하게 뉴진스를 좋아하는 팬들과 일반 대중들이 겹겹으로 멤버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던 사태 초반과 달리, 2025년 3월 법원이 하이브측의 가처분소송 제기를 들어주자 당황한 멤버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마치 한국이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발언을 했다. 이때가 분기점이었는데 민심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사법부의 결정도 존중하지 못하는 것 같은 인상을 남겼다. 그 이후로는 갈수록 산으로 갔다. 박 센터장도 “거기서부터가 실책”이라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바깥에 나가서 우리나라를 욕하고 뒷담화 하는 것처럼 되어버리면 그걸 진짜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뉴진스 멤버들이 한류 전체의 분위기를 좀 망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들게 만드는 수순이었다. 하이브 자금 지원 등 초반 역할도 컸고, 한국인들의 전폭적인 사랑과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뉴진스가 크게 성공했는데 그 큰축을 무너뜨리는 배은망덕의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뉴진스를 아끼는 만큼 달콤한 장밋빛 미래보단 녹록치 않은 차가운 현실을 길게 서술했는데 결국 가수는 노래와 춤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작가는 책으로, 배우는 영화 작품으로, 축구선수는 축구로 말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박 센터장은 “좀 희망을 던지는 이야기를 하자면 가수는 노래로 얘기해야 되고 좋은 곡과 춤으로 다시 대중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이돌 그룹은 퍼포먼스로 얘기하고 춤으로 얘기하고 컨텐츠로 승부해야 된다. 물론 그 컨텐츠가 예전처럼 좋은 작곡가들을 내세워서 좋은 곡들을 뽑아주지 않을망정 힘을 좀 덜 주게 되더라도 본인들이 그동안 치열한 아이돌 세계에서 증명한 성취가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개개인의 능력으로 장벽을 뛰어넘어줘야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뉴진스만의 라이브 무대를 세게 보여줘야 된다. 각종 공연에서 실력을 보여줘야 된다. 공연에서 춤과 라이브 실력으로 커버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탁을 하고 싶은 것이 1년 반이라는 시간이 뉴진스한테 그냥 버려진 시간이 아니었다고 믿고 싶다. 그 기간에도 뭔가 계속 무대에 서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믿고 싶고 그렇기 때문에 퍼포먼스나 무대로 건재함을 보여주면 돌아올 수 있는 팬들이 분명 많이 있을 것이다. 나는 멤버들이 이미 큰 일을 겪어오면서 성숙해져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이게 굉장히 큰 배움이었을 거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은 본인들이 헤쳐나가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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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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