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66-3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이상하게 떨어진 보수 후보 2명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다. 정치인 이준석과 김문수. 그들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 걸까?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돌이켜보면 이준석 후보하고 김문수 후보가 절대로 단일화를 할 수 없었던 것은 탄핵에 대한 입장 차이였다”고 말했다.
4일 17시반 박 센터장과의 오목렌즈 전화 대담이 이뤄졌다. 6.3 대선 끝나고 하루가 지난 시점이었는데 박 센터장은 여전히 가장 안타까웠던 지점이 바로 계엄에 대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입장이었다고 회고했다.
김문수 후보가 등떠밀려 계엄 사태에 소극적으로 사과하는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국민의힘의 계엄 사태에 대한 대응이 잘못됐음을 시인하고 탄핵에 찬성했다면 이준석 후보도 단일화를 거부할 명분이 없었고 실제로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상당수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간의 득표율 차이가 8%였고 이준석 후보가 8%를 획득했기 때문에 “이준석 때문에 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박 센터장은 면밀히 봤을 때 ‘이준석을 찍어준 표’는 김문수에게 결코 갈 수 없었다고 해석했다.
이준석이 받은 표에 대한 분석을 해봐야 되는 부분인데 나는 어떻게 분석하냐면 일단 이준석 개인에 대한 호감층이 있다. 두 번째 중도나 중도보수이긴 한데 계엄은 용서할 수 없는 분들이 있다.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이긴 한데 이재명은 싫은 사람이 또 있다. 그들이 이준석을 찍었다. 그러니까 탄핵 이후 권영국을 찍기에는 뭔가 너무 소수 투표 같고 급진적이라서 불안한 유권자들이 이준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지점이 있다.
만약 ‘젓가락 파동’이 없었다면 달라졌을까. 가정법이지만 그랬다면 10% 넘게 득표했을 것이라고 보는 정치고관여층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 센터장도 마찬가지다.
단호하게 두 자릿수 득표율 나왔을 것이다. 마지막 TV 토론에서 최소 2~3%는 깎아먹었다. 왜 그렇게 분석을 하냐면 서울경기권 이준석 지지도를 봤는가? 이준석 후보의 어떤 변명 같은 그런 얘기들이 당원들 내부에서도 씨알도 안 먹혀서 탈당 러시가 좀 있었는데, 수도권에 있는 젊은층은 전국 평균 득표율 이상으로 그를 끝까지 지지했다. 이준석이 그냥 그런 표현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얘기했지만 다들 전달을 할 게 따로 있지. 지금 그 자리가 무슨 자리였는데 그런 말을 직접 인용해서 전달을 해! 말이 돼? 이렇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꽤 됐을 것이다.
실제로 이준석 후보는 서울에서 약 65만표 10%를 얻었고, 경기에선 약 81만표 9%를 받았다. 이준석 후보와 개혁신당은 2017년 대선 당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돼지발정제 성폭행 모의’ 의혹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거론했다는 지점을 물고늘어졌는데 그때와는 상황이 아예 다르다. 심상정 후보는 TV 토론에서 “돼지발정제”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가 없다”고 발언했다. 더구나 돼지발정제 논란은 그 당시 수많은 언론 지면에 오르내리는 현재적 이슈였던 것과 달리, 이재명 후보의 아들 음담패설 문제가 이슈화된 것은 지난 2019년~2021년 사이였다. 즉 이준석 후보가 3차 TV 토론 직전 고도의 기획에 따른 노이즈 마케팅을 노리고 상스러운 발언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포인트가 뭐냐 하면 이준석이 2011년 처음으로 정치권에 등장했을 때는 젊고 신선한 정치인의 이미지가 있었고 스스로 어필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다른 60~70대 후보들과 달리 자신은 40대 젊은 대통령 후보라고 얘기했는데 이번 대선을 치르고 보니 가장 고루한 정치를 해왔던 정치인이 바로 가장 젊은 이준석이었다. 재차 말하지만 나이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정말 대선 후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한 언행이었다.
사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검증성 공격도 아니었다. 이재명 후보는 장남의 음담패설에 대해 옹호하거나 비호하지 않았는데,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때리기’와 ‘본인 주목도 상승’을 염두에 두고 가장 비열한 방식을 택했다.
1차, 2차 토론 때 비교적 토론 실력으로의 존재감이 좀 약했다. 생각보다 본인이 토론을 잘하는 게 강점이었는데 별 효과가 없어서 3차 토론에서 무리수를 둔 것 같다. 원래 이준석 토론의 특징은 상대의 말꼬리를 잡고 약점을 파고드는 형식이 기본이고, 논점 일탈과 논점 전환을 테크닉처럼 쓰고 있다. 그런 이준석식 토론이 1대 1 토론이면 상대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겠지만 다자 토론이기 때문에 무용지물이었다. 같은 크기로 공격을 하는 정도로는 이재명한테 흠집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더 센 것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