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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서관’이 남기고 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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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의 오목렌즈] 84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대한민국에 유튜브의 세계가 도래하기 이전부터 인터넷 방송을 해왔던 1세대 스트리머 대도서관(나동현)이 세상을 떠났다. 대도서관은 2002년 세이클럽, 2010년 다음 TV팟, 2011년 아프리카TV, 2016년 유튜브, 2017년 카카오TV, 2018년 트위치, 2022년 그립, 2022년 FLO, 2023년 치지직 등 20년 넘게 수많은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활용하여 인터넷 방송 생태계가 자리잡도록 기여한 인물이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인터넷 방송의 시초격 인물’인데 단순한 게임 유튜버를 넘어 상징적인 위상을 갖고 있었다. 나무위키에서 아래와 같은 대목을 발췌해봤다.

 

대도서관의 경우는 자극적인 욕설이나 리액션 요소는 과감하게 배제시키고 시청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진행을 보였다는 점에서 모범을 선도했다는 평을 받는다. 여기에 고리타분하게 착하기만 한 게 아닌 컨텐츠나 예능으로서 요소를 전부 소화시켰으니 ‘인방계의 유느님’이란 별칭도 받았을 정도. 대도서관 본인도 TV 같은 레거시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섞이려는 움직임을 보여 인터넷 방송이 사회에 녹아드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자처하기도 하며 인터넷 방송의 양지화와 선한 영향력을 선도했다.

 

 

이런 대도서관에 대해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대도서관은 인터넷 방송과 유튜버를 하나의 직업군으로 끌어올리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게임 방송을 통해서 성장하는 유튜버의 표본이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 활동이 개인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쪽으로 영향력을 미쳤던 사람이기 때문에 각계각층에서 추모가 있는 것 같다. 사실 하나의 직업군 혹은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어서 역할을 했던 초기 멤버인 건 확실하기 때문에 관련 직종 종사자들이 모두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도서관의 유산을 두고 이미 이혼을 한 윰댕(이채원)의 아들이 친양자로 돼 있어서 가져가는 것 아니냐며 관음증적인 이야기를 떠들어댔다. 하지만 윰댕이 입장문에 밝힌대로 본인의 아들은 대도서관의 친양자가 아닌 만큼 유산 상속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윰댕은 “대도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대도님이 남기신 웃음과 따뜻한 마음은 우리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상주로 이름이 올라간 것은 여동생분의 부탁이었다. 돈 때문에 상주를 했다는 이야기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마지막 가는 길 같이 해줄 수도 있는거 아닐까? 너무 삭막하게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와주셨던 팬들이 생전 방송에서 본인 장례식에는 꼭 맛있는 육개장을 준비하겠다고 하셨나보다. 다행히 맛있는 육개장으로 준비해오신 팬들이 눈물과 웃음을 함께 나누고 가셨다. 가져오신 책과 편지들은 가는 길 읽으시라고 입관할 때 품에 같이 넣어드렸다. 갑작스러운 이별이라 아직 믿을 수가 없지만 대도님은 사랑하는 가족, 좋은 지인들, 팬들과 함께하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지내다 떠나셨다. 부디 너무 염려하지 마시고 좋은 기억만 오래도록 간직하자.

 

윰댕에 따르면 대도서관의 사인은 뇌출혈이다.

 

최근 약간 혈압이 높아 약을 챙겨야겠다는 얘기를 했지만 평소 두통이나 2년 전 건강검진에서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기에 따로 MRA를 찍지 않아 꽈리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자살이 아닌 건강 문제로 갑작스럽게 목숨을 잃은 만큼 평소에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는 방향으로 질문을 했는데 박 센터장은 “건강검진을 꼼꼼히 자주 받는 것보다는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브레이크 걸어줄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된다. 너무 일에 몰두하다 보면 모를 수 있는데 본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멈춰야 되는데 이상하다고 처음 느낀 게 아니다 보니까 이러다 괜찮겠지. 그렇게 넘겨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대도서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생활 습관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직업 특성상 밤샘 게임 방송을 하거나 그럴 때가 많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건강이 무너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대도서관처럼 일주일 쉬어야 될 사람이 하루 쉬고 이틀 쉬고 하는 경우가 많다. 심장 관련된 거나 혹은 뇌출혈 같은 부분은 급성이라서 너무 위험하다.

 

대도서관처럼 자기 분야에서 업적을 이루고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는 인물은 더더욱 일에 몰두하기 쉽다. 건강은 2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어느정도 컨트롤 할 수 있는 팀이 있거나 아니면 강제로라도 좀 컨트롤을 요청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 좀 있어야 되는데 이렇게 어느정도의 일가를 이룬 업적을 가진 사람들한테 ‘쉬셔야 합니다’라고 강하게 주장할 수 있는 주변인들이 있기가 어렵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업적을 이루어냈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에서 지금 이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고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안타까울 뿐이다.

 

브레이크를 걸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은 ‘안식년’과도 연결된다. ‘건강 적신호’나 ‘번아웃’ 같은 게 없더라도 잠시 내려놓는 쉼이 필요하다. 박 센터장은 “평생 그렇게 달려왔던 것”이라며 “스스로 안식년을 갖기가 어렵다면 일을 줄이고 템포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삶의 조절이 필요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대도서관의 방송을 자주 접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분은 기존의 인터넷 방송업계에 있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모범적인 방송 문화를 만든 인물이다. 그런 만큼 너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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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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