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89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개그맨 이진호씨가 불법도박과 채무 문제로 자숙에 들어간 가운데 또 다시 음주운전을 저질러 질타를 받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는 형님>을 비롯 여러 방송과 유튜브에 출연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던 개그맨이었다. 하지만 불법도박을 하고 연예인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점점 스스로 무덤을 파기 시작했다.

음주운전이 발각된 것은 여자친구의 신고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장거리를 술취한 채로 운전했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음주운전은 사고가 안나면 아무 일이 벌어지지 않는 것 같지만 그래서 반복되고 그러다가 중대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음주 수치가 얼마 안나온 음주운전자들도 사람을 들이받을 수 있다. 이진호씨의 음주 수치는 0.11%였다. 소주 1병 반을 혼자 들이부은 수준이다. 그런 만취 상태로 인천에서 양평까지 운전을 했다. 자칫하면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짓밟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범죄행위다. 이번 오목렌즈 대담(9월25일 16시반)에서는 이진호씨의 음주운전과 그의 심리상태를 다뤄봤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이진호라는 코미디언이 스스로 본인이 불법도박과 채무 문제를 세상에 밝히면서 그때부터 좀 무너졌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뗐다.
그러니까 자기가 가지고 있던 치부를 드러냈는데 더 이상 견디지 못해서 드러냈다고 생각을 하고 그 이전부터 무너지기 시작을 한 것이다. 본인이 손을 댄 불법도박 자체부터 모든 문제가 시작됐고 음주운전을 한 것도 온전히 자기 잘못이지만 자숙 이후 추스리는 과정에서 굉장히 고립되고 힘이 들었을 것 같다. 맨날 술 마시며 살았을 것 같기도 하다.
음주운전 범죄를 저질렀던 9월24일 새벽에도 여자친구와 크게 싸운 뒤였다고 한다. 그는 인천에서 여자친구와 크게 말싸움을 하고 음주운전을 해서 자택에 돌아가려고 했다. 박 센터장은 “<아는 형님>에서 함께 출연한 절친한 선배 이수근이 그 수렁에서 어떻게 벗어났는지 모범 사례를 보여주는 경우인데 뭘 보고 배운 건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바로 옆에 있었는데 이수근의 길을 가지 않았다. 그러니까 본인에 대한 자책도 되게 심했을 것 같고 스스로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 먼거리를 혈중알콜농도가 매우 높은 상태에서 운전했기 때문에 엄중한 법적 처분은 피할 길이 없다. 근데 내가 볼 때 이진호씨가 심리적으로 너무 무너졌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앞으로도 다른 큰 사고들을 칠까봐 걱정스럽다.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두둔을 하거나 옹호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누군가 옆에서 그를 막아줬으면 좋겠다.
앞서 박 센터장은 연예인의 삶을 논하면서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고언한 적이 있다. 이진호씨도 불법도박에 빠져들고 있을 때나, 지인 한 두명에게 돈을 빌릴 정도의 상황이었을 때 본인의 처지를 솔직하게 알리고 도움을 받았다면 참 좋았을 것이다. 자신이 멈추지 못하면 타인이라도 멈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스스로 SNS에 밝히게 된 것은 막다른 코너에 몰려 그랬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더 심각한 문제를 막을 수 있었다. 극단으로 치닫다가 자살 시도를 하거나 사채에 손을 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정리하고 계획을 세워서 대중들에게 알린 것은 분명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본인이 못 견뎌서 자기 폭로를 한 것인데 음주운전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까 그 자기 폭로를 했을 당시에 이진호씨는 벌써 힘이 다 떨어져 버틸 수가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냥 자포자기한 형식으로 자백했던 게 아닌가 싶다. 불길한 것이 이게 끝이 아니고 계속해서 폭행을 하기도 하고 거짓말을 더하다가 수렁에 빠지고 음주운전을 또 한다든지 스스로 자꾸 안 좋은 쪽으로 길을 걸어 갔던 자숙 연예인 사례들이 많다. 이진호씨는 제발 그러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