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31번째 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크루] 요즘 들어 자주 숨이 막힌다.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하다. 해야 할 일은 명확한데 감당해야 할 무게가 너무 버겁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다.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다. 2026년 1학기 수강신청과 등록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더 그러는 것 같다.
무려 세 학기 동안 휴학했던 성균관대 법학과(석박사 통합과정) 복학 신청도 마쳤다. ‘복학’이라는 말이 쉽고 간단한 것 같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책임’과 ‘긴 레이스’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지금의 나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당장 따라오는 문제는 ‘돈’이다. 정말 잔인한 현실인데 이중학적자인 나로서는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박사과정)와 성대 두 학교에 고액의 등록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으면 제적을 당할 수 있다.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골치 썩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세종대는 숨통이 트였다. 지난 학기에 이어 이번 학기에도 RA 장학생(연구조교)으로 선정되어 등록금의 절반을 감면받게 되었다. 그러나 성대 등록금은 오롯이 내 몫이다. 500만원이 넘는 큰 액수인데 학자금 대출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불행하게도 이중학적 대학원생은 한 학교에서만 대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세종대로 이미 승인을 받아버린 만큼 성대 등록금은 내가 어떻게든 만들어내야 한다. 이중학적자로서의 원년이었던 2024년에는 소장암 수술 보험금과 학자금 대출로 비교적 수월하게 해결했던 등록금 문제가 이제는 살벌한 화살이 되어 나의 목을 조르는 것만 같다. 그나마 2~4회 분할납부가 가능하지만 회차당 130만원을 내야 한다.
등록금은 말 그대로 등록만 가능하게 해준다. 그동안 생활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혜화동에서 군자동까지 오가는 교통비와 성대 인근에 마련한 자취방 월세만 매달 62만원이다. 개학하면 세종대 문체부 프로젝트 업무를 수행하며 180만원을 받기 때문에 어느정도 숨을 쉴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 학기를 안정적으로 버티기 어렵다. 지난 학기까지는 어떻게든 버텨냈다. RA 장학금과 프로젝트 인건비 그리고 부친상 부의금이 있었고 무엇보다 세종대만 다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학기는 상황이 다르다.
막내 여동생이 2026년부터 대학 간호학과에 다니기 시작한다. 학비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어머니의 재정 지원은 여동생한테 향할 수밖에 없고 나는 더 이상 엄마 찬스를 쓸 수 없다. 이럴수록 아버지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온다. 생전에 아버지는 혼자 벌어 4남매의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해내셨다. 이제야 그 무게감이 조금씩 느껴지는 것 같다. 아버지도 가장이기 전에 외롭고 나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얼마나 버거우셨을까? 그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나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두 학교 모두 등록을 포기하고 확 자퇴해버릴까? 내가 정한 나의 길이지만 홧김에 다 접고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때가 있다. 물론 아버지는 생전에 꼭 두 전공의 박사가 되어 대학 강단에 서는 나의 꿈을 응원해줬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독려해주셨다. 그래서 마음이 무너질 것 같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은 나약함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학업을 관두면 뭘 하고 살 것인가? 관광 분야 석사는 이미 취득했기 때문에 전공을 활용해서 취업하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모든 걸 새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밑바닥에서 굴러보면 어떨까라는 선택지도 나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았다. 밑바닥으로 향하더라도 나름의 대비책을 갖춰놨다. 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살아왔던 만큼 군 전역 직후였던 2018년 학업으로 복귀하기 전에 취업이 난항일 것을 대비해서 1종대형면허와 각종 특수면허를 취득했다. 실제로 수행 기사로 일해본 경험도 있다. 조주기능사를 비롯한 식음료 관련 자격증도 땄다. 학업을 중도 포기해도 곧장 밥벌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은 것이다. 더 나아가 화물운송, 버스, 택시 자격증도 틈틈이 알아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어두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기분이 든다. 동굴 안에 있는 것 같다. 왜 이렇게 비참하고 초라해지는지 모르겠다. 나의 사정과 맞물려 최근 들어 <힙합보단 사랑, 사랑보단 돈>이란 곡을 계속 붙들고 있다.
돈이 많음 하나도 안 외로워. 돈이 많음 하나도 안 서러워.
이 대목이 마음에 꽂혔다. 예전 같았으면 씁쓸한 농담처럼 흘려들었을 표현인데 요즘엔 왜 이렇게 와닿는지. 정말 돈이 많으면 덜 외롭고 덜 서러울까? 최소한 선택 앞에서 이렇게까지 초라해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요행을 바라진 않는다. 모바일로 살 수 있는 로또의 1등 당첨을 꿈꾸진 않는다. 피땀 흘려 정직하게 인생을 그려가고 싶다. 다만 그 과정에서 너무 오래 버티기만 하다가 스스로를 잃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오락가락 하게 될 때면 중심을 잡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포기하고 내려놔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절대 삶 자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흔들리고 휘청이더라도 주저앉지 않을 것이다. 부끄러운 나의 고백을 읽고 있는 평범한미디어 독자들께서 작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힘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힘내자.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