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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와 전종서가 투톱? “못 만든 영화라도 무조건 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될 만큼만 읽다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그만 읽고 바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동진 평론가처럼 스포를 확인해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타입이라면 그냥 읽어도 상관없다.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오랜만에 여성 서사 중심의 영화를 봤다. 소위 걸크러시 버디 무비와도 같다. 사실 이 영화를 잘 몰랐는데 박효영 기자의 추천으로 같이 보게 됐다. 요즘 제일 핫하다는 젊은 여배우 2명이 투톱으로 나오는데도 뭔가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았다. 무려 한소희 배우와 전종서 배우가 투톱인데, 30대 초반 여배우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커리어를 갖고 있다. 두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컸다. 바로 <프로젝트Y>라는 영화인데 작품성으로 승부를 보는 그런 영화는 처음부터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꽤 괜찮다. 나름 임팩트 있는 장면과 캐릭터들도 있었다. 한소희 배우와 전종서 배우의 팬이라면 무조건 봐야 하는 영화다. 두 배우의 화려한 비주얼과 연기 케미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게 전개된다. 미선(한소희 배우)과 도경(전종서 배우)은 어렸을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였다. 미선은 낮에 꽃집을 운영하지만 밤에는 화류계 에이스로 통한다. 도경은 화류계에서 심부름을 해주거나 운전을 하며 사람을 실어나른다. 한소희 배우와도 같은 비주얼이라면 당연히 에이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여하튼 미선은 인생의 목표가 있다. 돈을 모아 화류계를 얼른 떠서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고 그냥 평범하게 사는 꿈이다. 그래서 돈을 악착 같이 모았다. 그러나 억까도 이런 억까가 없다. 그 돈을 전세 사기로 몽땅 날려버렸다. 절망에 빠져 있던 그때 우연히도 유흥가의 실세이자 잔인한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지고 있는 ‘토사장’(김성철 배우)이 현금 7억을 어디엔가 묻었다는 소식을 듣고 미선과 도경은 나름대로 계획을 짜서 그 돈을 차지하려고 한다. 어찌저찌 그 장소에 가서 땅을 파보니 정말 7억이 나왔고 땅을 더 파보니 천문학적인 액수의 금괴가 나왔다.  이 정도의 금괴만 있다면 정말 평생 일 같은 거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다. 군침이 돈다. 금괴 규모는 7억 따위 우습게 봐도 될 정도다.

 

도경과 미선은 금괴를 갖고 해외로 튈 계획을 짠다.

 

다들 예상했다시피 토사장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이들을 잡기 위해 이잡듯이 뒤진다. 이미 눈이 돌아가서 반쯤 미쳐 있게 된지 오래다. 게다가 토사장은 앞서 말했다시피 착한 사람이 전혀 아니다. 폭주하는 사이코패스 그 자체다. 사실 미선과 도경이 당한 전세 사기의 배후에도 토사장이 있다. 이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해외로 튈려는 미선 일행과 토사장의 쫓고 쫓기는 앙상블로 진입한다. 

 

 

여기서 캐릭터 구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메인 빌런 토사장의 싸이코패스적인 면모를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그래도 제일 임팩트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토사장의 사냥개이자 보디가드인 ‘황소’ 캐릭터였다. 황소는 그냥 여자 마동석이라고 보면 된다. 정영주 배우가 연기했다. 비주얼 자체가 상당히 위압적이고 공포스럽다. 한 번 보면 잊을 수가 없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우람한 덩치와 반삭 머리의 비주얼은 보는 것만으로도 살벌하다. 전투력도 막강하다. 어지간한 남자들은 그냥 머리를 다 깨버린다. 도저히 미선과 도경이 완력으로 붙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둘이 덤벼도 절대 못 이긴다.

 

그러나 이런 엄청난 캐릭터의 최후는 허무했다. 토사장은 유흥가에 놀러온 미선과 도경의 엄마(도경의 친엄마이자 미선의 양엄마)이자 예전 유흥가 에이스였던 최가영(김신록 배우)을 잡게 된다. 참고로 김신록 배우의 연기도 어마어마하다. 황소랑 마주했을 때 쫄지 않고 기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폭행을 당하고 어느 공사판 타르 구덩이에 빠져 꼼짝없이 질식할 위기에 빠진다. <프로젝트Y>에서 ‘타르 구덩이’는 그야말로 죽음의 늪인데 상당히 중요한 장치로 나온다. 한 번 빠지면 주위의 도움 없이는 절대 나올 수 없다. 한 번 발을 들이면 절대 빠져 나올 수 없거나 나와도 엄청 힘든 고초를 겪게 된다는 점에서 화류계의 생리와 비슷한 것 같다는 나름의 해석도 해볼 수 있겠다. 타르 자체가 엄청 끈적하고 검은색이다. 그 구덩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숨이 막힌다. 그 구덩이에 빠지면 정말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을 것 같다.

 

가영은 줄 하나를 붙잡고 토사장에게 협박을 당한다. 그러나 가영은 토사장이 원하는 답을 주지 않았고 이내 구덩이에 몸이 더 들어갈려는 찰나 황소를 붙잡고 그대로 동귀어진을 해버린다. 황소는 빠져 나올려고 발악하지만 싸이코패스 토사장은 그대로 황소의 손가락을 칼로 잘라버리며 ‘그동안 고생했다’는 따뜻한 말(?)을 전한다. 사람을 물건 취급하고 토사구팽을 주저 없이 단행하는 싸이코패스의 표본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은 토사장 입장에서 중대한 패착이었다. 나중에 도경과 미선과의 대결에서 너무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영화적 설정으로 이해해주고 싶어도 의문이 들었다. 황소 같은 충성심 강한 전투력 만랩의 보디가드를 그냥 그렇게 폐기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나 같으면 두고 두고 곁에 두고 써먹을 것 같다. 저렇게 센 사람이 내편이면 얼마나 든든한가? 토사장이 냉혈한이긴 하지만 정무적 판단을 전혀 하지 못하는 바보나 다름 없다.

 

토사장의 판단력 부족을 의심하게 하는 장면은 더 있다. 스포츠 토토로 돈을 벌기 위해 농구 시합 승부 조작을 하는데 굳이 재산의 대부분을 베팅한다. 아무리 조작을 했어도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결국 이 지점을 이용하여 미선과 도경은 토사장을 제대로 ‘엿’먹인다.

 

 

이에 빡이 칠대로 친 토사장은 업소 여성들에게 폭행한다. 특히 두 주인공과 친했던 아가씨와 매니저들은 더 심하게 당했다. 심지어 이들을 감금한 다음 미선과 도경을 약속 장소로 유인하기까지 했다. 여기서 미선은 기지를 발휘하여 금덩이들을 타르 구덩이에 모두 빠뜨려 버린다고 협박하며 다른 여성들을 풀어줄 것을 종용한다. 그 탓에 다른 여성들은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었고 토사장과 미선 및 도경은 서로 몸싸움을 벌이며 죽일 듯이 한판을 벌이게 된다. 사실상 14만 스코어로 아쉽게 마무리된 영화이니 만큼 이왕 이렇게 된 김에 그냥 결말까지 다 스포를 해버리겠다. 미선은 뭔가를 느꼈는지 그 귀한 금괴들을 모조리 타르 구덩이에 던져버린다. 이에 토사장은 발광하게 되고 금괴를 잡으려다가 본인이 타르 구덩이에 빠져버린다.

 

원래 돈에 미친 사람에게는 돈을 잃게 하는 게 최고의 복수다. 미선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토사장은 본인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 그곳에서 천천히 최후를 맞이했다. 이후 미선과 도경은 ‘앞으로 우리 뭐 해야지’라는 대화를 나누며 터널로 걸어 들어간다. 이렇게 <프로젝트Y>는 마무리되는데 이후에 미선이 마련한 꽃집에서 금괴 일부가 발견되는 장면이 나온다.

 

<프로젝트Y>가 놓친 매우 아쉬운 대목은 바로 현실성이다. 보는 내내 이 영화의 세계관에는 도무지 경찰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머릿 속을 맴돌았다. 온갖 극악무도한 흉악 범죄들이 난무하는데 경찰이 1도 등장하지 않는다. 온갖 폭행, 절도, 불법이 판을 치는데? 이 점이 좀 웃겼다. 사실 허술한 개연성과 부족한 틀의 단면이기도 하다. 그래도 킬링타임용으로 본다면? 적극 추천을 하고 싶다. 아직 극장에 걸려 있기도 하고, 쿠팡플레이에서 돈을 내고 볼 수 있으니 꼭 보길 바란다. 욕하고 싶더라도 보고 욕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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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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