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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모든 게 맘에 안 드는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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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55번째 사연입니다. 한연화씨는 알바노조 조합원이자 노동당 평당원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칼럼니스트] 와. 하하하. 나 이거 웃어도 되는 거 맞지? 아니 웃겨서 웃음이 나오는 게 아니라 이거 진짜 뭐랄까. 와 여러모로 대단하다 싶어서 웃음이 나온다고 해야 하나. 아니 잠깐만. 나 지금 잠시 사고 정지가 왔는데 말야. 이거 진짜.... 그동안 어떻게 참고 산 거야? 아니 그보다도 연애할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싸웠다며? 대체 어떻게 결혼할 생각을 한 건지 물어봐도 돼? 상식적으로 연애할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싸웠다면 당연히 결혼하면 매일이 뭐야 반나절이 멀다 하고 싸우겠지. 그런 생각을 안 해보고 결혼이란 걸 했다는 게 신기하다.

 

 

일단 내가 보기에 와이프랑 당신은 서로 안 맞아. 딱 봐도 당신은 마음 여리고 감정이 먼저 앞서는 사람인데 반해 와이프는 다른 사람이야. 상처를 받는 말든 자기 할 말만 하면 그만인 사람 같거든. 그러니 저녁 밥상에 반찬 5가지나 올렸다고 화낸 것처럼 지적하는 게 대화의 기본인 거고. 당신은 백번 잘 해도 한 번 못 하면 지적부터 하고 보는 그 대화방식에 상처받는 걸 테지. 하아 이거 진짜 와. 지금 보면 애초에 같이 살면 안 되는 사람들끼리 같이 사는 건데 누누이 말하지만 대체 왜 이런 선택을 한 건지를 모르겠네. 아니 연애할 때도 와이프는 백번 잘 해도 한 번 못 하면 지적하느라 바빴을텐데 그걸 감수하고 결혼을 했다는 걸 이해할 수가 없다. 정말.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지적이 아니라 와이프 특유의 말투라는 거잖아. 따발총도 아니고 따따따 쏴대는 그 말투 때문에 상처받아서 미쳐버릴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거잖아. 자꾸 그 말투만 생각나고 얼굴만 봐도 따발총처럼 쏘면서 화내는 모습이 떠오르고 말이지. 하아. 당신 이러다 이거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오겠다. 정말 와 이러다 당신이 정신병원에 드러눕게 생겼다고요. 네?

 

장인장모는 나름대로 무슨 고슴도치도 아니고 자기 딸이 인간 따발총이 돼서 사위가 정신병원에 드러누울 지경이 됐는데도 그저 예쁘다 예쁘다만 하고 말이지. 하아. 이거 고슴도치 집안 맞네 맞아. 왜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잖아. 뭐 이런 집안에 기대할 거 자체는 없어 보이고 말이지. 그런데 뭐? 마누라가 왜 우리는 애 안 가지냐고 그런다고? 하아. 그걸 몰라서 묻는대? 너 닮은 자식 태어나서 너 하는 거 똑같이 보고 배워서 자기 아빠한테 입으로 따발총 갈길까봐 무서워서 너랑 섹스 안 한다고 하지 그랬어. 아 이건 너무 나갔나. 쩝.

 

아무튼 와이프는 내가 보기에는 편집증이야. 그렇게 지적을 하고 따발총처럼 쏘아대는 이유가 다 사소한 것들이잖아. 운전습관, 밥상 반찬 가짓수 뭐 그런 것들. 거기에 뭐가 어째? 남들 연애하는 예능 보면서 거기 나오는 사람들하고 비교하고 지적질을 한다고? 이거 딱 듣기만 해도 정상적인 사람이 아냐. 모든 사람이 다 자기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극심한 편집증 환자지. 우리 큰아빠가 이런 편집증인데 말야. 이거 진짜 하늘이 두 쪽이 아니라 열 쪽이 나도 못 고친다? 왜냐. 이런 인간들은 자기가 지극히 정상인줄 알고 살거든. 우리 할머니가 생전에 “미친 사람 보고 미쳤다고 말하면 도리어 네가 미쳤다는 말을 듣는다”고 했는데 딱 그 격이지 뭐.

 

하아. 이거 진짜 답 없다? 와이프 같은 사람 말야. 진짜 답 없다고. 내가 내 우울증 원인의 80%가 큰아빠라고 했을 정도인데 당신은 와이프가 100% 원인이 돼서 병원에 누울 지경이라고 지금.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긴 말 필요 없고 애 없을 때 갈라서. 애 있으면 이혼도 함부로 못 할테니 지금 갈라서라고. 지금 갈라서지 않다가 정신병원에 드러눕기 전에. 그리고 우을증이나 공황장애로 어쩌면 평생 약값 낼 수도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갈라서라고.

 

자 오늘 내 상담은 여기까지. 당신이 하늘이 열 쪽 나도 못 고치는 편집증 마누라한테서 탈출하기 바라며 밥이나 한 상 차려줄테니 먹고 가. 그동안 밥을 먹어도 얹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을텐데 제대로 먹을 수나 있었겠어?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먹고 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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