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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㉝] 남친에게 ‘손찌검’하는 것이 고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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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한 마디만 하고 시작할게. “아이고. 씨발. 지랄하고 자빠졌네.” 솔직히 지금 당황했지? 당신 딴에는 기껏 용기를 내서 상담을 받으려는 마음을 먹었던 건데 고민 상담을 해준다는 사람이 다찌고짜 쌍욕부터 박고 시작하니 말이야.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내 보기에는 지랄도 이런 지랄이 없거든.

 

저는 20살 여대생입니다. 본론부터 말하면 제가 술만 마시면 감정 조절이 잘 안 돼요. 남자친구가 여자랑 대화만 해도 화가 나서 엄청 세게 때리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맞고 자랐고 또 바람도 자주 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화가 나요. 정신과를 다녀야 하는 건지 남자친구가 여자랑 대화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오르고 화를 내게 돼요. 근데 거기서 술까지 마시면 남자친구를 때리게 돼서 마음이 안 좋아요. 진짜 너무 속상하고 답답하고 남자친구한테 미안해 죽겠어요. 근데 이것도 잠시 뿐이지 화나면 컨트롤이 안 되니 속상합니다.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0년 8월2일>

 

 

일단 굳이 상담을 해보자면 당신 주폭 맞아. 술만 먹으면 천하에 둘도 없는 개가 되어가지고 사람 패는 거. 그게 주폭이고, 알콜 중독이지 뭐야. 그런데 거기다 대고 남자친구가 여자랑 대화만 해도 화가 난다고 정당화를 하니 그게 나한테 어떻게 보이겠어. 그냥 남자친구가 당신 눈에는 졸로 보여서 패기 좋은 대상인데 어디서 때릴 건수라고 핑계 댈 거 하나 물어온 걸로밖에 보이지 않겠어? 뭐 욕 그만하고 정리해서 말하기 시작하자면 당신은 술을 먹어서 개가 되는 게 아냐. 그냥 원래부터 개 같은 인간, 아니 개만도 못 한 인간에 불과한 인간 쓰레기인 거지.

 

원래부터가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고 그걸 자기보다 약한 대상에게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게 당신이리는 인간 자체라고. 알아? 그런데 이걸 어쩌나. 맨정신에 그딴 짓거리를 하면 공개적으로 쓰레기가 되어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건 나중 일이고 당장 폭행 현행범으로 경찰에 연행될지도 모를 일이지. 더구나 맨정신에 그런 거니까 참작해줄 여지도 없고 말이야. 그걸 다 알고 있으니 철저히 계산하고 또 계산해서 술기운을 빌려 자기보다 만만한 사람에게 폭력성을 분출하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당신 같은 인간들 상대해본 게 한두 번이 아닌 내가?

 

다 됐고 당신에게는 상담이랄 게 필요 없어. 아버지가 바람피운 거? 아버지가 폭력적이었던 거? 그것 때문에 남자를 다 못 믿겠다고? 아버지가 한 짓거리 똑같이 배워서 사람 패는 거라고? 하 당신 이제 성인이야. 부모 때문에 상처받아서 어쩌고저쩌고 할 나이는 진작 지난 거라고. 성인이면 성인답게 부모 핑계 대지 말고 자기가 한 일이 어떤 건지 정확히 알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질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어디다 대고 아버지 핑계나 대고 있는 건지. 와 세상에 아무리 요새 개나 소나 다 가는 데가 대학이라지만 이런 사람이 대학생이라니 어이가 없다 못 해 웃음만 나올 지경이다.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자고. 그래서 그 바람피우고 폭력적이었던 아버지가 당신더러 남자친구를 의심하라고 했어? 남자친구를 때리라고 햇어? 술 쳐먹고 개새끼 되어가지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폭력성 분출하라고 했어? 결국 다 당신 스스로 선택한 일이야. 아버지의 폭력성을 답습한 것도 아버지를 핑계로 사람을 의심하는 것도 다 당신 스스로 그 엿 같은 인간성의 대물림을 끊어내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당신 아버지 싫어하잖아. 아버지의 폭력성 닮기 싫잖아. 아버지 때문에 남자친구까지 의심하며 살고 싶지는 않잖아. 남자친구한테 미안해하면서도 술만 쳐먹으면 남자친구가 자기보다 약하니까(주도권이 여친한테 있으니까) 폭력성을 분출하는 거 이제 그만하고 싶잖아. 그런데 그러면 뭐해. 나는 술만 먹으면 이런다며 모든 문제의 원인을 술로 돌리고 스스로 나아질 생각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어. 정신과라도 가야 할 것 같다고? 미안하지만 스스로가 나아질 생각이 없으면 정신과 백날 가봐야 무소용이야. 몇 번이고 입원을 해도 정신과약 농도 제일 센 걸로 때려부어도 절대 안 나아져. 이건 내가 양극형 우울장애로 정신과약 먹은 지가 햇수로 8년째라 장담할 수 있어. 나도 지금까지 이대로 이 모양 이 따위로 살다가 죽고 싶지 않아서 악착 같이 노력해서 나아진 게 이 정도니까 말야. 그러니까 당신도 정신과를 가든 남자친구를 이제 그만 놓아주든 아니면 술부터 싹 끊든 그 전에 당신 스스로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고 나아질 생각을 해. 그게 지금 내가 당신한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충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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