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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㉖] 금수저 여친과 결혼 확정? “김칫국 한 사발 내려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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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요즘 들어 계속 머리 아픈 일만 있더니 이제는 고민 상담까지 별게 다 들어오는구나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는 사연이라 상담을 시작할 말의 서두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어. 그 정도로 지금 당신의 사연은 어이가 없다 못 해 웃음이 나올 지경이고, 지금 굳이 이런 글을 왜 올려서 스스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비웃음거리를 자처하나 싶어서 안타깝기도 해. 하지만 당신의 사연이 어이가 없든, 안타깝든 나는 내게 주어진 일을 해야 하니 상담을 시작해볼게.

 

여친이 금수전데 어제 통화하다가 2022년 어땠냐고 얘기하다가 들었음. 여자친구 아빠가 2022년 다시는 안 올 어마어마한 해였다고 함. 장인어른 인생 역대 최고 수입을 버셨다고. 액수 물어보고 싶은 거 진짜 꾸역꾸역 참느라 힘들었음. 다른 친구 통해서 듣기로 지방에서 병원장 하시면서 평균적으로 연 8~9억 버신다고 들었는데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대체 얼마를 ㅋㅋ 여자친구 어머님이 여자친구한테 오빠 또 언제 보냐고 보챈다고 하시는 걸 봐서 날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여자친구가 21살이긴 하고 만난지 50일도 안 되긴 했는데. 딸 아이 이름 이쁜 걸로 추천 좀 해주세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2년 12월29일>

 

옛말에 그런 말이 있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이게 무슨 소리지 싶을텐데 지금 당신이 딱 그래. 누가 보면 여친이 당신과 결혼한다고, 당신과 결혼을 시켜주지 않으면 콱 목이라도 매달고 죽어버리겠다고 부모님을 조르고 있는 줄 알겠어. 그런데 그게 아니라 고작 사귄지 50일 밖에 안 된 사이에 자기 혼자 머릿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딸까지 만들어놓고 딸 이름을 추천해달라? 그래. 추천? 해줄게. 당신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로 만들어낸 자식이니 상상이 어때? 아니면 좀 고상하게 상상의 나래에서 따와 나래? 그것도 아니면 모든 것은 헛된 꿈에 불과하니 춘몽이, 아니면 당신의 망상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는 의미에서 망상이로 해줄까? 말만 해. 원하는대로 다 지어줄테니.

 

이 사람이 지금 고민 상담을 하나, 장난을 하나 싶지? 미안하지만 나는 지금 장난할 기분이 아냐. 내 문제로 골치가 썩어 문드러져가고 있음에도 내가 할 일을 하느라 이런 같잖은 사연을 접하고 있는데 장난할 기분이겠어? 진지하게 말하는 건데 김칫국 사발 내려놓고 정신 좀 차려. 뭐, 여친이 정말 금수저인지 아닌지는 여친네 부모님 통장 잔고며 부동산내역이며 현금보유 내역 등을 다 까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거니 논외로 치더라도, 상식적으로 그렇게 잘 사는 집에서 아무나 덥석 사위로 받아들일 것 같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말야, 자식의 결혼도 하나의 비즈니스야. 자식의 결혼을 통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곳에 인맥을 쌓고, 그를 통해 자신과 집안의 부를 증대시키고 유지하는 것. 오직 그걸 위해 자식을 결혼시킨다고. 그게 재벌가나 정치인 집안 등에서 정략 결혼이 흔한 이유지.

 

그런데 아무런 능력도 없는 남자를 그저 딸의 남자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사위로 받아들인다? 하, 집안 말아먹을 일 있니? 결혼 안 한 딸이 얼마나 좋은 비즈니스 수단인데 아무런 능력도, 인맥도 없고, 집안도 평범한 남자를 사위로 받다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물론, 딸이 지금 남친 아니면 죽어버리겠다고 난리 난리 개난리를 피우면 사위로 받을 수는 있겠지. 사위 집안은 자신의 집안보다 한참 아래이고, 도움도 안 되니 사돈댁으로 취급하지도 않더라도 말이야. 하지만 고작 50일 만난 사이에 당신 여친이 그렇게 목을 맬까? 더구나 진짜 금수저 집안이면 현재 자신의 위치가 어떤지, 자신의 결혼이 부모님과 집안에 어떤 쓸모가 있는지 어렸을 때부터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을텐데?

 

그리고 여친 어머니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 했지? 그것도 언젠가는 헤어질 사이니까 그냥 애교로 봐주는 거야. 어차피 딸은 자신들과 맞는 위치에 있는, 자신들에게 도움 될 남자에게 시집갈텐데 그 전에 남친 만나서 즐기는 거? 얼마든지 봐줄 수 있는 거지. 요새 세상에 결혼 전에 연애 좀 많이 한 것이 큰일도 아니고. 또 어차피 사랑없는 결혼생활을 해야 할텐데 그전에 미리 즐겨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일이니 적당한 선에서 봐주고 있는 거야. 또 어차피 당신 같은 사람이 사위가 될 일은 없으니까 적당히 친절하게 굴어주고 있는 거고.

 

자, 그런데 거기다 대고 마치 자신이 그 집 사위라도 된 양 장인어른이라느니, 딸아이 이름을 추천해달라느니 김칫국을 한 사발도 아니고 두 사발, 세 사발씩 먹고 있으면 스스로의 꼴만 우스워지지 않겠어? 그러니까 더 우스운 꼴 되기 전에 김칫국 사발 내려놓고 당신의 능력을 키워. 금수저 집안 딸내미와 결혼하고 싶으면 당신이 먼저 그럴 능력이 되는 걸 증명해보여야지 안 그래? 그렇게 되면 지금 여친만이 아니라 다른 금수저 딸내미들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질지 모르니까. 자, 내 상담은 여기까지.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으면 앞으로 어떻게 능력을 키울지 고민해. 그럼 나는 이만 내 문제를 하나 하나 해결하러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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