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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㉒] ‘언어폭력’을 장난이라고 하는 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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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당신 남친에게 한 가지 재능이 있는 건 확실해. 그것도 ‘사람 빡치게 하는 능력’이라는 아주 놀라운 재능 말야. 고민 상담을 해준다더니 갑자기 무슨 헛소리인가 싶지? 그런데 사실이야. 당신 남친은 지금 자기와 일면식도 없는 나를 당신 이야기만 듣고도 빡치게 했어. 도대체 이게 재능이 아니면 뭘까. 와, 간만이네. 이렇게까지 재미있게 빡치게 하는 사연은.

 

혹시 연인 중에 장난 심한 사람 있나요? 장난인데 상처 받거나, 웃으면서 넘어가는데 남자친구 장난이 심해요. 저는 예뻐 보이고 싶은데 장난으로 못생겼다느니, 찐따부터 시작해서 막 말장난을 심하게 쳐요. 그러고 나서 제가 뾰로통하거나, 삐지면 아직도 자기는 몰랐다며 장난이라고 하는데 말장난 심하게 치는 연인 있는 분들은 어떻게 넘어가나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0년 5월20일>

 

 

각설하고, 장난이라는 건 말이야. 어디까지나 당하는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고, 웃어넘길 수 있는 걸 말하는 거야. 남친이 당신에게 못생겼다는 말을 했다고 했지? 그 못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래, 나 못생겼어.”, “너보다는 예쁘거든?” 식으로 받아치면서 웃어넘길 수 있다면 그건 장난이 맞아. 하지만 당신의 경우처럼 못생겼다는 말을 듣고 상처를 받아서 뾰로통해지거나 삐짐으로 상처 받은 티를 낸다면 그건 장난이 아니야. 그냥 자기 좋자고 다른 사람 대놓고 엿먹이는 괴롭힘이고, 언어폭력인 거지.

 

그래.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를 거야. 쉽게 말할게. 당신 남친이 하는 거, 그거 절대 장난 아니야. 이미 당신이 나 기분 나쁘고 상처 받았다고 수도 없이 티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나를 모르냐? 나 장난 심한 거 알잖아”라는 식으로 넘어간 거 그거 장난 아니라 괴롭힘이라고. 당신이 기분 나쁠 것, 상처 받을 것 빤히 다 알면서 일부러 장난을 가장해 아픈 부분을 후벼 파내고, 그러고 나서는 상처 받은 당신한테 대고 나는 장난인데 네가 예민한 거라고 당신을 예민한 사람, 이상한 사람 만드는 게 어떻게 장난이야. 그딴 게 장난이면 <더 글로리>에서 연진이가 동은이를 고데기로 지져서 평생 지워지지 않을 화상 흉터 만든 것도 장난인 거지. 안 그래?

 

내 말이 너무 극단적이다 싶겠지만 그게 사실이고, 본래 모든 괴롭힘이 그래. 실컷 괴롭혀놓고 나는 장난이었다, 본심이 아니었다,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 그러면서 당하는 사람만 바보로 만들어. 그리고 그런 인간들 특징이 하나 있다? 당신 남친 같이 다른 사람 상처 줘놓고 장난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기보다 센 사람한테는 절대 그렇게 못 해. 자기보다 약하고 만만한 사람만 골라가면서 그 지랄하는 거지. 그 사람은 자기한테 절대 대들지 못 할 걸 아니까. 그냥 괴롭히는 대로 당할 거고, 당해놓고도 오히려 ‘내가 이상한가? 내가 예민한가?’ 하면서 자신이 겪은 일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계속 자기 의도대로 당해주면서 자기 장난감으로 남아있을 거 아니까 그러는 거라고. 한 마디로 정의하면 당신은 당신 남친에게 호구 그 이상도 이하도 하닌 거야. 알아?

 

내 말을 못 믿겠으면 다음에 또 못생겼다느니, 찐따라느니 그런 소리 나오잖아? 그때 바로 죽빵 한 대 갈겨봐. 죽빵 정확히 날릴 자신 없으면 어설프게 싸대기 때리지 말고 차라리 손바닥으로 뒷통수를 있는 힘껏 갈기고. 그럼 바로 정색하면서 난리 날텐데 그때 차분히 말해. “어때?” 반드시 이 말부터 해. 그리고 바로 “네가 그동안 나한테 장난 많이 쳤잖아. 그래서 나도 너한테 장난 좀 쳐봤어.” 이 말까지 하면 반응이 크게 두 부류로 나뉠 수 있어. 한 부류는 내가 사람을 잘못 건드렸구나 싶어서 바로 미안하다고 하는 부류이고, 또 하나는 “네까짓 년이 감히 나를 때려!” 이렇게 나오는 부류야. 첫 번째 부류면 좀 더 지켜보든, 바로 헤어지든 당신 마음대로 해. 적어도 한동안은 당신에게 장난 같은 거 함부로 칠 생각 못 할 테니까. 하지만 두 번째면 바로 헤어져야 해. 왜냐, 그건 그 남자가 자기 잘못이 뭔지도 모르는 구제불능인 건 둘째 치고, 원래부터 약한 사람이나 밟고 다니는 쓰레기인 걸 아주 자랑스럽게 드러내고 다니는 인간이라는 뜻이기도 하거든. 그러니까 두 번째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바로 헤어져. 일았지?

 

뭐, 내가 보기에는 첫 번째인 인간들보다 두 번째인 인간들이 더 많으니 당신 남친도 두 번째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건 내가 속단할 문제는 아니겠지. 반드시 내 조언대로 해서 남친 버릇을 고쳐놓든, 아니면 무사히 헤어지든 둘 중 하나로 결론을 내길 바라며 나는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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