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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에서 ‘내 남자의 본색’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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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45번째 사연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하아. 오늘도 또 어디서 또라이 한 마리가 나타났군. 아 내가 또라이 한 명이나 한 놈이라고 하지 않고 한 마리라고 한 이유가 뭐냐고? 마리라는 게 뭐지? 맞아. 짐승을 셀 때 한 마리, 두 마리 이렇게 세잖아. 나는 인간 같지도 않은 새끼는 인간으로 보지 않는 사람이라 당신 남편 같은 또라이를 사람을 세는 단위인 명이나 놈으로 셀 수 없어서 마리라고 센 것 뿐이야. 아니 어디에 또라이 양성하는 교습소라도 있어? 대체 요즘 왜 이렇게 또라이들이 많아. 저기요 나도 미친년 중에서 내가 제일 잘 미쳤다고 자부하는 미친년인데 이건 뭐 말이 안 나오게 하네. 됐고. 우선 당신은 조금 뒤에 이야기할테니 기다리고 당신 남편은 좀 맞고 시작해야겠다.

 

 

잘 들어. 사람이란 말이야,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사람인 거야. 기쁠 때는 열 사람이 함께 기뻐야 기쁜 것이고 슬플 때는 한 사람만 슬퍼도 슬프기 때문에 사람인 거고. 그래서 사람의 사이라고 해서 사람을 다른 말로 ‘인간(人間)’이라 하는 것이지. 그러니까 자기랑 생판 모르는 남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것이고 때로는 남을 도우면 자기가 죽을 상황에서조차 남을 돕는 거야. 그러니 당장 인사도 제대로 나눈 적 없는 옆집 아줌마가 아프다고 해도 걱정을 하는 게 사람의 도리인데 뭐? 자기 마누라가 아프다는데 화를 내? 옆에서 마누라가 기운 빠지고 허리가 아프다는데 걱정을 하기는커녕 자기 놀 거 다 놀고 싶은데 못 논다고 화를 내는 게 사람새끼냐? 나는 그런 새끼가 사람이라는 소리는 태어나서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 말이야.

 

게다가 갈수록 태산에 심산에 수미산이라더니 와. 결혼 전에 당신 3년이나 무월경이었다며. 이거 보통 일이 아냐. 몸에 이상이 없이 기능만 멈춘 거라고 해도 폐경기도 아닌데 생리가 멈춘다는 게 어디 보통 일이야?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의사 진단을 따라야지. 의사가 약 먹으라면 먹고, 주사 맞으라면 주사 맞아야지. 그런데 자기가 의사도 아니면서 그저 자기 유전자 남기고 싶은데 혹시라도 피임약 때문에 지장 생길까봐 약 먹지 말라고 했어? 이건 남의 몸을 갖고 3년이나 장난을 쳤다는 소리야. 애초에 이게 말이 되는 짓거리냐고. 여자친구 몸이 우선이 아니라 자기 씨 받아서 유전자 퍼뜨려줄 번식도구로써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건데 이게 사람새끼냐고.

 

거기에 그래놓고 신혼여행 와서 생리 터졌다고 화내고? 자기가 약 먹지 말래놓고 섹스하고 싶은데 못 하게 됐다고 왜 약 안 먹었냐고 지랄을 하시더니 너 때문에 속상하다고 술쳐먹고. 와! 가지가지한다. 이건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라 섹스해줄 오나홀로 보고, 자기 씨 받아 애 낳아서 유전자 남겨줄 번식도구로 보고, 재미있게 놀자고 여기저기 끌고 다니는 장난감으로 보는 거잖아. 그래 여기까지 했으니 당신이랑 이야기 한 번 시작해보자. 어디서 이런 사람새끼도 아닌 걸 잘도 주웠다. 응?

 

당신이 잘못한 건 말이야. 당신의 몸을 소중히 하지 않은 거야. 당신의 몸이 당신 거라는 사실을 잊고 그저 남자한테 홀딱 빠져서 헤헤거리며 그 남자가 하자는대로 하며 당신 몸의 건강에 소홀한 죄. 그게 당신의 제일 큰 죄네. 당장 당신 몸 아프면 누가 아파? 당신이 아파. 3년 동안 생리 안 한 거 그거 누구한테 닥친 일이야? 당신한테 닥친 일이잖아. 그런데 그저 남자가 좋아서 헤헤거리면서 의사 처방도 안 따르고 그 남자가 하자는 대로 했어? 좀 심하게 얘기할까? 당신 엄마가 그러라고 당신 낳고 미역국 잡순줄 알아? 대체 스스로를 뭐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거냐고. 그뿐이 아니잖아. 신혼여행에서 그 새끼가 사람새끼 아닌 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도 어떻게 하면 좋냐고 이러고 있잖아. 나였다면 싸대기가 뭐야 그대로 죽빵 갈기고 오늘 네 제삿날인줄 알라고 적어도 한 시간은 숙소 방 안에서 질질 끌고 다니며 팼어. 물론 죽으면 곤란하니 죽지 않을 정도로만 패겠지만. 그런데 그걸 그냥 놔두고 이제 와서 어떻게 하면 좋냐고? 이런 걸 고민이라고 올릴 정도면 그냥 그런 새끼랑 평생 살면서 인간에 대한 존중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못 받고 살지 그러냐고 하고 싶지만 꾹 참고 얘기할게. 애 생기기 전에 헤어져. 그런 놈하고 계속 살다가는 그거 지옥에 떨어지는 거야. 뭐 지옥 가고 싶은 게 소원이면 그리 하셔도 되겠지만 말이지.

 

내가 요즘 들어 성격이 더 안 좋아져서 죽었다 깨어나도 말이 곱게 안 나올 것 같거든. 그러니 저 새끼가 왜 성질이 더 괴팍해졌어 하지 말고 그런 생각할 시간에 사람 같지도 않은 새끼를 정리하길 바라지. 아 여기 사케는 특별히 포장해줄테니 가면서 마시고 그럼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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