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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화재만 나면 '샌드위치 패널'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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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패널 특성상 화재에 취약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최근 광주와 부산 등 전국에서 잇따라 공장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날씨가 많이 건조해지고 바람이 많이 부는 요즘 같은 시기에 화재가 나면 불이 빠르고 크게 번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공장이나 창고는 샌드위치 패널 방식으로 건설된 곳이 많은데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에 관련 대책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

 

지난 14일 15시 즈음 공장이 밀집해 있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도천동에 위치한 하남 산업단지의 모 제조 물류 창고에서 불이 났다. 이에 소방관들이 신속히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고 인근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광주시민들은 시커먼 연기로 인해 서로 안부를 묻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통상 모든 불길이 그렇듯 삽시간에 거대한 창고를 집어삼킬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매캐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게다가 바람이 많이 부는 중이었던지라 연기는 인근 상가까지 집어삼킬 기세였다.

 

결국 화마는 생필품 보관 물류창고와 음식점 등 건물 2개동과 주변의 상가 건물 일부를 태워버렸다. 당시 광주광산소방서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초기 진화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창고 내부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데다 생활용품도 많아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화재 현장 조사를 맡은 안수문 특별조사팀장(광주광산소방서)은 언론 보도를 통해 "짧은 시간에 불길이 빨리 번진 것은 창고 안에 가연물이 많이 있었고 보시다시피 건물 구조가 패널이가지고 패널이 화재에 취약한 면이 있다"며 "연소 확대가 빨리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 산단 화재 이후 3일 뒤인 17일 부산에서도 비슷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17시 즈음 부산 강서구 생곡동에 있는 3층짜리 금속원료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났다. 40여대의 소방 장비와 180명의 인력이 투입되어 진화 작업을 펼쳤으나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인해 아주 어렵게 불길을 진압했다. 불은 3시간 안에 잡혔으며 15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부산강서경찰서는 공장 안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도중 알 수 없는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났다는 증언을 확보했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하루 뒤인 18일 14시 부산 강서구 강동동에 위치한 모 스티커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 경우에도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건물로 인해 소방관들의 진화 작업이 어려웠다.

 

 

이처럼 화재 사고가 발생한 건물들의 공통점은 샌드위치 패널 방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라는 점이다. 왜 샌드위치 패널 방식은 화재에 취약할까?

 

국립소방연구원에 따르면 샌드위치 패널은 △글라스울 패널 △스티로폼 패널 등 두 종류로 나뉜다. 물류 창고와 공장 등에서 사용하는 패널은 스티로폼 패널과 우레탄 패널을 많이 사용한다. 글라스울 패널은 무기질 단열재로 이루어져 있어 불연재로 불린다. 그래서 스티로폼 패널보다 더 비싸지만 화염의 전파를 초기에 차단하기 때문에 화재 진압에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스티로폼 패널은 유기질 단열재로 이루어져 있고 석유 화학 제품을 원료로 사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화재에 매우 취약하고 유해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실제 국립소방연구원은 두 패널로 가건물을 만들고 화재 실험을 해본 결과 스티로폼 패널로 만든 가건물은 글라스울 패널로 만든 것보다 불이 번지는 속도가 빠르고 불에 훨씬 잘 탔다.

 

아무래도 스티로폼 패널이 글라스울 패널보다 단가가 더 싸기 때문에 공장 건설에 더 많이 쓰이고 있는 현실이 있을 것이다. 이미 지어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스티로폼 패널의 위험성이 큰 만큼 적절한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 스티로폼 패널이 불에 너무 잘 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작업 중 불씨가 조금만 튀어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화재에 취약한 건축자재의 성능을 강화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 2월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소방법에도 샌드위치 패널을 규제하는 조항이 들어가서 오는 23일부터 시행된다.

 

시사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대현 원장(위민연구원)은 18일 방송된 KBS 광주 <출발! 무등의 아침>에 출연해서 "전국 75%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다는데 우리가 항상 건설 현장이나 건축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이냐면 시공가를 낮추는 것"이라며 "실제 화재든, 안전사고든 이 시공가를 낮추기 위해서 그런 건데 항상 문제가 생기지 않는가. 이번 화재도 역시 마찬가지다. 샌드위치 패널은 단열제 역할을 하는 스티로폼 이것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철판을 붙여 만든 패널인데 이렇게 하면 시공비가 저렴하고 시공 기간이 단축된다"고 정리했다.

 

이어 "(비용이 싸니까 다들) 선호를 하는데 이것이 만약 화재가 났을 때는 쉽게 타고 그 다음에 위독 가스가 배출 돼서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것처럼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면서 "샌드위치 패널이 항상 대형 참사의 주 원인으로 이야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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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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