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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번한 '노인 화재' 사망 막으려면 '유케어 시스템' 반드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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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겨울철 단독주택 화재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소방청과 행정안전부가 좀 더 긴장을 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는 충남 태안의 한 단독주택 화재였는데 미처 대피하지 못 한 70대 할머니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일주일 전(12월18일) 새벽 3시40분 즈음 충남 태안군 이원면에 있는 단독주택이었는데 태안소방서 소방관들이 신속하게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불길은 1시간50분만에 잡혔다. 당시 집에 있던 가족들 중 집주인 70대 후반 할아버지 A씨와 그의 아들 B씨는 무사히 집 밖으로 대피했지만 A씨의 아내 C씨는 빠르게 번지는 불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 했다. 

 

 

화재 안전은 3가지가 중요한데 △화재가 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 △화재가 났을 때 바로 감지해서 전파하는 것 △신속하고 확실한 대피 등이다. 셋 다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의 구조상 예방 시스템이 허술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지 및 전파와, 대피가 생사를 가르는 관건이 된다.

 

그런데 말처럼 긴급한 국면에서 대피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단 불길이 번지는 속도는 생각보다 너무 빠르다. 특히 요즘처럼 건조한 겨울철이면 발화 가능성이 높고 바람까지 분다면 불길이 번지는 속도는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C씨처럼 고령층일 경우 아무래도 젊은층에 비해 거동이 불편하고 반사신경도 상대적으로 둔해지기 때문에 신속한 대피가 어렵다.

 

설상가상 연기까지 들이마셔 정신을 잃는다면 더더욱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태안 지역에서는 3일 전(15일)에도 주택 화재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80대 할머니가 연기를 들이마시고 정신을 잃는 등 변을 당할 뻔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천만다행이었던 것이 집에 설치된 '응급안전시스템 기기(유케어 시스템)'가 제역할을 해서 신속하게 관할 소방서(충남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에 상황 전파가 이뤄졌다. 

 

 

소방대원들이 신속히 출동해서 바로 할머니를 구조했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유케어 시스템은 독거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응급안전안심 서비스'다. 유케어 시스템은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거나 가스 누출, 화재 등과 같은 응급 상황을 감지하면 119로 자동 신고해주는 것이 핵심이고 이들의 긴급 복지 서비스 차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지자체마다 실시 현황이 다르긴 하겠지만 통상 만 65세 이상 독거 노인이나 기초수급자를 대상으로 지자체가 무료로 설치해주고 있다. 유케어 시스템만 잘 갖춰져 있으면 노인 화재 사망 사고를 현저히 줄일 수 있는데 설치 기준에 미달되는 여러 사각지대가 존재할 것이다.

 

유케어 시스템을 모든 독거 노인의 집에 설치하기 어렵다면 단독경보형감지기라도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통상 둘 다 연계돼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2019년 연말 충남 서산의 컨테이너 주택에서 홀로 살고 있던 70대 할아버지가 신속히 구출될 수 있었던 것도 유케어 시스템과 연계된 단독경보형감지기 덕이었다.

 

당시 권주태 서산소방서장(현 금산소방서장)은 "주거용 컨테이너에는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설치되어 경보음이 울리고 있었다"며 "서산시와 서산소방서가 합동으로 추진하는 주택용소방시설 무상 보급 설치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단독경보형감지기를 포함하는 유케어 시스템이 좀 더 많은 취약계층의 집에 설치돼 있어야 한다. 그게 쉽지 않다면 최소한 단독경보형감지기라도 별도로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유케어 시스템 등 응급안전시스템 장비는 전국적으로 12만9000대 가량 설치되어 있다. 이 시스템으로 올해 신고 접수가 이뤄진 건수만 전국 합계 1만1000건에 이를 정도다. 그래서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나아가 전국의 지자체 등은 적극적으로 유케어 시스템을 확대 도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반드시 혼자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만 국한하지 말고 혼자 거주하고 있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도 도입할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다. 자발적인 신청에 따라 제공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평범한미디어는 유케어 시스템이 노인 화재 문제 해결을 위한 확실한 대안으로 보고 지속적인 기획 보도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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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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