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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과 연기로부터 구해줄 ‘고성능 화재감지기’ 요리불에 오작동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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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작년 한해 불이 몇 번이나 났을까? 무려 3만8659건이다. 하루 106건 꼴인데 아무리 전국 집계치라고 해도 이 정도면 누구나 화재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인명 피해 비율은 1%(400여건) 수준이다. 사실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렇지만 빨리 감지해서 대처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화재가 치명적인 것은 발생 초기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연기 질식’ 때문이다.

 

그래서 집이든 사무실이든 화재 감지 장치가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빨리 감지해서 알려줘야 금방 대피할 수 있다. 우선 시중에서 1만원 이내로 구입 가능한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반드시 기억하자. 이젠 선물을 줄 때 다른 것 말고 가정용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줘도 좋을 듯하다.

 

 

관련해서 좋은 소식이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화재를 아주 빨리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원이 출자해 2015년에 설립한 기업 한선에스티는 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능형 화재감지기’를 선보였다. 연구원은 지난 6월30일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네이버 기준 기사가 35개 가량 나갔다. 며칠 좀 됐지만 화재를 빨리 감지할 수 있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기 때문에 알기 쉽게 짚어보려고 한다.

 

사실 약 3주전 ‘한국지멘스’라는 기업이 고성능 화재 탐지 시스템 SRF 2.0을 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무슨 원리인지 도통 이해하기가 어렵고 온갖 난해한 용어들만 나열되어 안 쓰기로 했다.

 

 

반면 연구원이 내놓은 지능형 화재감지기는 누구나 쉽게 고성능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일단 연구원이 어필하고 있는 스펙은 아래와 같다.

 

①인공지능으로 사람이 사용하는 불(요리 등)과 화재를 구분

②화재 발생 10초 이내에 사고 전파(자체 경보+스마트폰 앱)

③3cm의 작은 불꽃 정확하게 인지

④불꽃의 위치(좌표) 확인

⑤소화장치 연동을 조건으로 국소 공간 자동소화

⑥오경보율 3% 이내

 

지능형 감지기의 진가를 제대로 보려면 기존의 제품과 비교를 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기존 화재 감지기들은 최초 발화 이후 1분이 지나서야 감지를 한다고 한다. 너무 늦다. 이렇게 되면 연기와 화염에 갖혀 대피하지 못 한다. 무엇보다 스프링클러는 화염에 따른 실내 온도가 72도 이상이어야 작동된다. 그래서 72도 이하의 화염에서 연기에 따른 질식 피해를 막을 수가 없다. 그리고 기존 제품들의 오경보율은 보통 34%~50% 사이에 있는데 지능형 감지기는 3% 밖에 안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백화점, 컨벤션센터, 용산역 등에서 요란하게 울리는 화재경보기를 맞닥뜨리고 우왕좌왕하다 이내 나오는 오작동 방송 멘트를 듣고 안심한 적이 있다. 이런 경험치들이 쌓였다가 진짜 화재가 터졌을 때 대피에 망설인다면 정말 위험해진다. 그래서 오경보율은 극히 낮아야 한다.

 

 

특히 ①이 흥미로운데 기존 제품들은 요리로 인한 불을 화재로 인지해서 오작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한선에스티는 연구원으로부터 관련 특허 기술(열화상 좌표를 이용한 보안용 카메라 추적 감시 시스템 및 방법)을 이전받아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 기법으로 분별해냈다. 즉 센서 공간 내에 사람의 동작과 불꽃이 동시에 일고 있는지 그 여부를 각각 판별해서 요리용인지 화재인지 알고리즘으로 인식해내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기술이 가능한 걸까. 원리는 이런 거다. 융합센싱기술 즉 적외선센서와 적외선 열화상센서를 합친 기술로 불꽃 인식률을 높였다는 것이다. 적외선센서는 불꽃의 특정 CO2 파장대를 이용해서 빠르게 불꽃을 인식할 수 있다.

 

연구원은 “연구 성과를 상세 설명”하는 파트를 별도로 첨부하여 기술의 원리를 상세히 풀어놓았다. 그러나 사실 전문가 또는 관련 종사자가 아니라면 위와 같은 주장들이 정말 진짜인지 확인하고 감별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언론 보도로 인해 알려지는 과정에서 지능형 감지기가 좀 더 많은 검증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침 지능형 감지기는 소방인증 과정 중에 있다.

 

 

김수언 한선에스티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제품화 준비는 현재 실증과 소방인증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대표는 “지자체, 보안회사, 건설사 등과 협력해서 공장, 물류창고, 음식점, 사무실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빠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구원 안전측정연구소 소속 최만용 책임연구원은 “기존 화재감지기의 문제점을 개선해 실제 화재 불만 빠르게 인식할 수 있는 화재감시기술이다. 화재경보기의 신뢰도를 높여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화재 조기 진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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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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