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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정훈 믿고 입당했는데...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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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9월19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난데없이 국민의힘과 합당을 선언한 직후, 1년 전 울산에서 인터뷰차 만났던 김원진씨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조 의원의 정치 행보를 신선하다고 여겼고 그를 믿고 시대전환으로 입당해서 울산시당위원장까지 맡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여전히 양당체제 하에서 제3지대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조 의원의 결정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11일 저녁 김씨와 전화통화를 했다. 사실 김씨는 예상했다.

 

예상했던 결과였다. 처음에는 윤석열 정부를 조준해서 쓴소리를 많이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옹호 발언이 시작됐고, 이재명과 586에 대한 날선 목소리들이 많이 나왔다. 아 이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똑같이 가는구나. 결과적으로 지지 세력(국민의힘내 시대전환계)을 만들어서 뭔가 양당체제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기 위한 그런 컨셉이었던건가.

 

 

김씨는 1년 전 다시 울산에서 시대전환 깃발을 들고 열심히 정치 활동을 해보려고 맘먹었었다. 그러나 2023년 들어 조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에 방어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김씨는 “마음이 돌아섰다”고 말했다.

 

사실 나는 조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옹호하는 쪽으고 가기 시작할 때부터 정치 활동을 거의 안 했고 마음이 돌아섰다. 결국 조 의원도 다를 게 없구나. 사실 너무 많이 아쉽다. (내부적인 상황은) 잘 모르겠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요하는 것 같다. 탈당한 분들은 오래전부터 그런 상황을 감지한 것 같다. 사실 (시대전환이 국민의힘으로 기우는 쪽으로) 분위기가 전환된 전조였던 것 같다. (울산시당위원장이긴 한데) 활동을 많이 못 했다. 아직 통폐합은 안 했고 전당대회를 이번 달이나 12월 안으로 해서 통과가 되면 합당이 된다고 중앙당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2020년 7월 21대 국회 임기 초반 조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했다. 당시 조 의원은 임시공휴일 지정을 두고 노동자의 신분에 따른 차별 문제를 짚어냈다. 여야 가리지 않고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김씨도 이 장면을 보고 감동해서 시대전환에 입당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조정훈 의원을 응원하고 이런 정치인은 정말 필요하다고 응원한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먹고 살기 바빠서 최근에 정치 활동을 활발하게 하진 못 했지만 조 의원 같은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조 의원이 처음에 정세균 총리 불러서 대정부질문을 한 것이 너무 신선했다. 신선하다는 느낌을 되게 오랜만에 받았다. 이런 정치인이라면 믿고 뭔가 해볼 수 있겠다 싶어서 입당하고 그랬는데 결과적으로는 많이 아쉽다.

 

조 의원은 6월말 김무성 전 의원이 이끄는 ‘마포포럼’ 강연자로 초청되어 수술칼 발언을 했다. 꽃꽂이가 아닌 개혁의 수술칼을 쥐어준다면 양당 어디라도 갈 수 있다는 취지였는데, 김씨는 이에 대해 “나만의 인지도를 갖고 있으니 날 영입해서 공천을 해달라는 총선용 행보나 포석 깔기로 봤다”고 해석했다. 사실상 이때부터 국민의힘으로부터 영입 요청을 한 것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물론 김씨는 조 의원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3지대로는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테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 같다. 강하게 질타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생존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하는 걸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다만 아쉬울 뿐이다. 3지대의 위치에서 더 할 수 있었고 성공할 수 있었는데... 뭔가 내가 볼 때는 충분히 더 부딪쳐볼 수 있었다. 사실 3지대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이렇게 접은 것에 대해서 많이 아쉽다.

 

 

원래 더불어민주당 출신이었던 김씨는 더 이상 정치권에 미련이 없다고 한다.

 

나는 3지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 나는 정치와 별개로 하고 있는 게임협회(한국e스포츠진흥협회 울산본부장)로 나만의 일을 해보겠다. 이제는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어질 것 같다. 지금 (시대전환을) 탈당하진 않을 건데 합당되면 바로 탈당할 것이다. 잘 하고 못 하고는 사실 3지대 포지션에 있을 때 의미가 있지 큰 당으로 가서는 의미가 없다. 나는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3지대의 도전을 포기하고 기존 정당으로 흡수되는 게 싫다.

 

조 의원은 여러 미사여구들로 본인의 선택을 포장했지만 적나라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조 의원은 얼마전 부산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4년 동안의 비교섭단체 밖에서 보는 생활을 끝내고 주류 정치인이 한 번 돼보고 싶다”고 발언했다. 자신의 살길에맞 초점을 맞추고 시대전환이라는 정당과 제3지대의 비전을 땅바닥에 쳐박았다.

 

이제 와서 부질없는 이야기지만 김씨는 “예전에 내가 다른 분한테 그런 얘기를 했는데 사실 제2의 인물을 빨리 발굴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1인 체제가 아니라 다른 인물들이 같이 부각되는 그런 전력을 갖추지 못 한 것도 사실 아쉽다. 조 의원만 내세워서 될 게 아니라 이준석 같은 제2의 싸움닭들이 나와줘야 됐는데 그러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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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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