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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조절 못하면 그냥 중독자”

※ 지난 1월22일 서울에서 열린 책 <마음예보> 북토크 현장에 김철민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9명이 의기투합해서 집필한 책인데 <자존감 수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윤홍균 소장(윤홍균마음건강연구소)이 기획했고 ‘글쓰는 정신과 의사회’(글정회)의 이름으로 함께 써내려간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마음예보>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마음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철민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여섯편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2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김철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코스피 지수가 6000선을 넘을 만큼 주식 투자를 많이 하는 시대가 됐다. 주식 말고도 부동산, 채권, 펀드 등 재테크 투자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거나 관심을 가져봤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를 할 때도 스스로 통제하고 조절하지 않으면 중독될 수 있다.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마약, 알콜, 도박과 같이 중독이 되면 파괴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하주원 원장(서울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결국 시간도 투자를 하고 돈도 투자를 하게 되는데 제일 중요한 건 그걸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느냐”라며 “처음에 투자금을 얼마를 해야 겠다는 계획이 있었을 거지만 그걸 조절하지 못하게 되면 중독으로 넘어가는 첫걸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독일 경우에는 거짓말이 따라온다. 내가 얼마나 투자를 했다거나 어느 기관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시작하게 된다. 근데 중독자들이 특이하게도 처음에는 투자액이나 종목 등에 대한 거짓말로 시작을 하고 예를 들면 내가 책에도 썼지만 비트코인 투자를 그냥 한다고 해서 나도 처음에 이상하게 생각했다. 뭐 집 한 채를 날리고 보니까. 근데 이제 그게 비트코인이 그냥 비트코인이 아니라 50배 선물, 100배 선물 투자였다. 비트코인이 1% 오르면 50%가 올랐다고 여기고, 1% 떨어지면 50%가 떨어졌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런 식의 투자를 하면서 선물이라고 얘기를 안 하고 그냥 비트코인이라고 얘기를 하면 사실 움직임에 비해서 손실과 이득 모두 굉장히 크다. 이런 식으로 투자 중독은 거짓말을 부른다.

 

 

하 원장은 <마음예보>에서 3장 ‘우리가 빠진 것은 투자일까 도박일까’를 집필했다. 하 원장은 투자 수익을 내서 “성취감을 얻었다는 것 즉 성취 중독”이 “곧 도박 중독”과 똑같다고 설파했다.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시작한 단순 거짓말은 삽시간에 눈덩이처럼 커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인간관계가 망가질 수밖에 없다. 하 원장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미묘한 어긋남이 생기게 된다”고 언급했는데 돈을 빌리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다.

 

돈을 빌리기 위한 명분도 사실 어떤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것임에도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된다. 돈을 안빌려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거짓말이 반복되는 것은 이제 중독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는 건데 책임을 스스로 질 수가 없게 된다.

 

가족이나 절친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과의존하는 경향성도 생긴다.

 

사실 중독에 빠진 많은 사람들이 남이 해결해주겠지 실제로 해결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갚아 주는 부모님이나 갚아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 중독 행위가 지속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어떤 투자 종목인지, 액수를 얼마나 할 것인지 그런 본질적인 부분들로 중독자가 아니라고 자신을 구분하고 싶겠지만 사실 시간도 자신에게 정말 소중하지 않은가. 실제로 트레이더로서 매매를 하는 분들과 달리, 투자 중독이 된 개인들은 이게 어떻게 됐는지 초조해하면서 하루종일 들여다보고 그것 때문에 일을 못하고 또 가족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중독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투자금으로 쓰기 위해 돈을 빌릴 때 가족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당사자는 걱정시키지 않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포장하기도 한다. 황당한 사고방식인데 하 원장은 “그 선의라는 게 참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말로는 상대방이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지만 사실 그에 숨어 있는 거는 자기 자신이 그 갈등을 대면했을 때의 두려움이 훨씬 더 큰 게 아닐까”라고 강조했다.

 

자기 보호의 욕구가 훨씬 더 큰 것이다. 그런 두려움이 남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 역시 어쨌든 투자와 관련돼서는 선의라고 하는 것도 약간의 포장도 있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한다. 모든 경우의 수를 얘기할 수는 없지만 결국 도박인지 중독인지 투자인지 애매한 상황인데 내가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그건 아무래도 본인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 선의를 위해서 하는 거라고 보기가 좀 어렵다.

 

사회를 맡고 있던 윤홍균 소장은 하 원장에게 “계속 머릿속에 삼성전자 주식 그래프로만 가득한데 다른 일상을 살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는데 “책에서 포모 증후군 얘기를 잠깐 해 주셨는데 결국 포모 증후군을 풀어서 얘기하면 사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공포”라고 설명했다. 투자와 관련하여 포모 증후군(Fear of Missing Out)은 남들이 수익을 내는 것을 보며 뒤처질까봐 조급하게 추격 매수하는 심리를 말한다. 하 원장은 윤 소장의 얘기를 듣고 “갖지 못해서 단지 공포스러운 것보다는 옆사람이 가져서 더 공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화답했다.

 

내가 뒤처지는 건 사실 우리가 사람이니 얻는 것보다 잃는 것 즉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더 크다. 1을 얻는 것보다 뭔가 0.5를 잃는 게 더 고통스럽다. 사람에게는 얻는 기쁨보다도 잃는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포모 증후군이 이렇게 뒤처질까봐 뒤처진 상황에 대한 두려움인데 사실 그 이면을 보면 단지 뒤처지는 것 보다도 고립감이 중요하다. 나만 혼자 떨어져서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다같이 잃으면 사실 심리적으로 그렇게 힘들지 않다. 근데 쟤는 안잃고 나만 잃은 것 같다는 마음 다들 잘나가는데 나만 뒤떨어지는 것 같다는 두려움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그 포모라는 게 꼭 돈 문제로만 오지 않는다.

 

 

누구나 갖고 있는 ‘인정 욕구’가 중독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일까? 하 원장은 “평소에 돈에 대한 집착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들도 그럴 수 있다”고 환기했는데 어떤 행간이 있는 걸까.

 

예를 들면 직업 글쓰기를 하는 작가도 주식이라도 더 잘해야지라는 식으로. 돈에 대해 가치를 제일 최고로 두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그런 걸로 보상을 많이 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 포모라는 것이 꼭 돈에 혈안이 된 사람들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윤 소장은 하 원장이 논지를 전개한 파트를 마무리하며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요즘 주식 투자를 비롯 온갖 투자 이슈들이 많은데 도파민에 빠지는 것과 같이 중독인지 투자인지 레저인지 즐기는 것인지는 상당히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하 원장이 책에서 잘 짚어서 정리를 해주셨으니까 이 파트는 투자에 과몰입하는 주변 사람들한테 유익하다. 그런 분들에게 좀 읽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3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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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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