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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청년들’ 주목하는 전미용 북구의원 “혼자 고립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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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미용 북구의원(광주광역시)은 고시원 청년들에 대한 애정이 깊다. 알고 지내는 고시원 사장님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인다.

 

“말 그대로 사각지대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다. 이 친구들을 안에만 갖혀 있게 하면 안 된다. 햇살도 바람도 쐬도록 해야 하고 관심도 갖게 해야 한다. 어찌됐든 어떤 목적으로 고시원에 살게 됐는지 그 이유를 우리 사회가 알 필요가 있다. 정말 그 친구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행정 차원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평범한미디어는 지난 9일 오후 북구의회 사무실에서 전 의원을 만났다. 전 의원은 관내 고시원 청년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 의원은 “어제도 (코로나 시기에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고시원에 살게 된) 그 청년과 만나 밥을 사줬다. 그 친구를 통해서 주변 청년들의 사정을 알게 됐는데 코로나 때문에 정말 심각하긴 하더라”며 “보통 하나의 고시원 건물에 40~50개 방이 있고 최대 70개까지도 있다. (전남대학교) 상대쪽 고시원에는 주로 공부하는 대학생 친구들이 많은데 생활비나 월세 등을 지원해주는 사람이 부모다. 부모가 연료 공급을 해주는데 그게 지금 끊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정적으로 볼 순 없지만 코로나발 타격을 많이 받는 취약계층 종사자의 자녀들이 고시원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즉 고시원 청년들의 곤궁함은 부모의 경제적 위기와 직결된다.

 

전 의원은 “부모의 지원은 줄어드는데 대학 학비는 그대로 나가고 그래서 더더욱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태 구의원들이 고시원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고시원 가보면 정말 단칸방 침대 하나 있고 잠만 자는데 어떤 친구는 그마저도 힘들어서 사장님 눈치 봐서 아침 저녁으로 2명이 살고 있는 사례도 있다. 고시원에서 시간 나눠서 1명분 월세를 내고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풀어냈다.

 

 

요즘 청년들을 두고 ‘살코기세대’라고 한다. 불필요한 기름기를 쫙 뺀 살코기처럼 꼭 필요한 직업적 성취를 위해 굳이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인간관계를 배제하는 것이다. 혼밥과 혼술은 필수다.

 

전 의원은 “20~30대는 살코기세대다. 지방을 쏙 뺐다”면서도 “하지만 지방도 있어야 한다. 만나고 연애하고 밖으로 다니는 것도 필요하다. 그 친구들이 고시원에서 고립되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혼자 꿈을 포기하고 있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전남대 후문 인근 북구 중흥동에는 고시원이 23곳 있다. 용봉동에 속하는 전남대 상대까지 합하면 30곳 가량 된다. 전 의원은 이 지역 고시원생들이 대부분 대학생(취업준비생)과 공무원시험 준비생 등 둘 중 하나라고 했다. 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파악해서 북구 차원의 행정 지원을 최대치로 해주는 것이 전 의원의 취지다.

 

그런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전 의원은 “고시원 사장님과 통화를 해보면 이 친구들이 오픈을 안 하려고 한다”면서 무엇보다 “이쪽 지역으로 전입신고가 돼 있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전입신고를 하도록 하는 것이 제일 큰 문턱이다. 고시원 청년들은 다들 전입신고를 안 하더라. 자기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방값 더 싼 데로 가든지 주인이 더 친절한 곳으로 얼마든지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도움을 주고 싶어도 못 주고 있는 실정”이다.

 

 

북구에서 지원하고 있는 면접 스타일비도 북구민이어야 가능하다. 물론 전 의원은 반드시 북구가 아니라도 괜찮다고 했다. 다른 구에 전입신고를 해도 좋으니 일단 광주로 들어와주면 다양한 지원책의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전 의원은 “토씨 하나만 안 맞아도 지원을 못 받고 안 받고가 결정된다”며 “39세까지 청년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그 기준점을 잡아서 행정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이 뭔지 1번으로 살펴보고 최대한 해주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고시원에 있는 친구들은 보통 행정적 지원을 받는 방법 자체를 모르고 뭐든지 자기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야말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전 의원은 “그래서 내가 고민을 해봤는데 나름의 플랜을 짰다”며 “하나는 공유 공간이 있다. 세탁실이나 주방 등을 이용해서 나의 신분을 밝히고 조사를 하기 위해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고 있다고 그렇게 해서 연락처를 남겨서 직접 만나든지, 전화를 하든지”라고 운을 뗐다.

 

이어 “고시원 청년들에 대한 설문조사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결과물을 같이 공유하고 정책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발판을 삼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 내용을 직설 화법으로 하지 않고 다른 사례도 살펴보고 조선대 마케팅 전공 교수로부터 자문을 구해서 조사 문항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상처가 되지 않도록 잘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름방학 기간에 이제 구체적인 조례 발의를 위해 공부도 하고 설문지 작성도 착수하고 현장 속으로 더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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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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