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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북구의원 ‘쓰레기 수거차’ 직접 타보니 “배출시간 잘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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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왜 이렇게 길거리에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는 걸까. 어떻게 하면 깨끗한 거리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 김형수 북구의원(광주광역시)의 문제의식이다. 그래서 김 의원은 직접 쓰레기 수거차에 타보기로 했다.

 

“(안전도시위원장으로서 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구정 질문을 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다가 북구의 가장 큰 문제점들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 크게 주차, 생활쓰레기 등등이 있다. 주차장은 부지를 사야 해서 쉽지 않다. 신도시도 아니고. 그것 보다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볼 수 있겠다 싶어서 저희가 한 36년 가까이 금강공사라고 위탁업체가 있다. 거기를 찾아갔다. 사장과 만났고 관내를 돌아보면 항상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내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인력이 부족한지, 장비가 문제인지, 환경적 뒷받침이 안 되는 것인지 알아보려고 갔는데 금강공사에서는 장비와 인력의 한계를 이야기한다. 장비와 인력 지원은 한정된 재원과 세입이 있다 보니 무한정 늘릴 수 없다. 그래서 어떤 것이 맞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새벽에 나가서 3일 동안 관내 쓰레기 수거차를 타봤다.”

 

평범한미디어는 지난 9일 오후 북구의회 안전도시위원장실에서 김 의원과 만났다. 김 의원은 4월 초순에 3일간 쓰레기 수거차에 탑승해서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을 들어보는 등 실태를 파악했다.

 

 

김 의원은 쓰레기 배출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쓰레기가 많이 남는 이유가 수거차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안 온다. 홍보를 진짜 많이 해야 한다”며 “진짜 19시~20시 이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재활용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를 그 시간에 맞춰서 배출하게끔 주민들에게 홍보를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그나마 집하장이 별도로 있기 때문에 쓰레기가 쌓여도 괜찮다. 그러나 원룸촌, 다세대주택, 상가 등 이런 곳들은 쓰레기가 쌓이면 도시 미관상 얼굴을 찌푸리게 만든다.

 

김 의원은 “배출시간에 대한 애로사항들을 많이 들었다”며 “원룸, 다세대주택, 상가 등 이런 데는 시간에 맞춰서 배출하지 않으면 정말 쉽게 지저분해진다. 그래서 그걸(정해진 배출시간) 꼭 홍보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리 배출을 하는 것도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이 들어가 있다. 같은 리터의 봉투임에도 음식점에서 나온 것들은 또 진짜 무거워서 미화원들의 고충이 크다”고 환기했다.

 

김 의원은 거듭해서 “북구 28개동 전부 다세대나 원룸 지역에는 통장과 반장이 계속적으로 홍보를 하고, 현수막을 붙이고, 방송을 해서 적극적으로 계도를 해야 한다”며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치우긴 하지만 24시간 풀로 수거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실 새벽에 출근해서 쓰레기를 수거해오는 일련의 노동행위는 너무나 고되고 힘든 일이다.

 

김 의원은 “미화원들은 육체 노동을 하는 분들인데 진짜 착하고 선하고 성실하시다”며 “책임의식이 없으면 그렇게 열심히 못 할 것 같다. 어려운 점이 있냐고 물어봐도 특별하게 자기 어려움을 노출하지 않더라. (업체에서) 사전에 주지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분들이 본인 희생의식이 아니면 못 할 것 같다”고 묘사했다.

 

이어 “주민들을 보면 눈인사도 없고 수고한다는 말 한 마디가 없다더라. 심지어 아파트 단지 들어가서 후진할 때 멜로디가 나오는데 그게 시끄럽다고 새벽시간에 오지말라고 했다고 한다”며 “새벽이라도 차들이 많으니까 그러는데 당연히 안전 신호라 불가피하다. 새벽에 자는데 시끄럽다고 할 게 아니라 그 정도는 마음을 열고 이해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어쨌든 미화원들이 자기 고충을 잘 말해주지 않았지만 김 의원이 직접 파악한 바로는 우선 음식물 쓰레기 봉투 규격 20리터짜리를 15리터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김 의원은 “(음식물 쓰레기 봉투는) 120리터, 60리터, 20리터, 6리터, 3리터가 있다. 6리터와 3리터는 가정용이고 60리터나 120리터는 대형 음식점이다. 이런 것들은 차가 와서 자동으로 기계가 담고 3리터와 6리터는 양이 적어서 그나마 쉽다”면서도 “20리터는 소규모 음식점에서 많이 쓰는데 미화원이 직접 들어서 끌고가서 통에다 부어야 한다. 일일이 해야 한다. 보통 20리터에는 액체가 들어있고 그것만 채우는 게 아니라 사람들 심리가 고봉으로 올린다. 그러다보니 상당히 무겁다”고 풀어냈다.

 

아울러 “이게 겨울이면 엄청 힘들다. 얼어버리면 엎어서 하기도 힘들다. 15리터로 하면 좋겠다고 현장에서 이야기를 하더라. 광산구는 하고 있다. 서구는 올해부터 한다고 하고. 이번에 구정 질문 때 우리도 15리터로 바꿔달라고 했는데 문인 북구청장이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혹시 음식점 주인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김 의원은 “20리터에 고봉까지 집어넣었던 걸 15리터 2개에 나눠 넣으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주민들이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봉투에 음식물을 넣어 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김 의원은 “음식물 문제가 큰 것이 뭐냐면 일반 비닐에 담아서 스티커를 붙여서 버린다. 그러면 그것은 적절한 배출이 아니다. 이것도 홍보를 해달라고 했는데 절대 일반 비닐봉투에 버리면 안 된다”며 “또 고양이들이 와서 헤집어놓기 때문에 엄청 지저분해진다. 양심상 스티커를 붙여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스티커를 안 붙이면 아예 안 가져간다”고 말했다.

 

당초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배포해서 “북구의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다른 광주 기초단체들 보다 더 많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물으니 김 의원은 책상쪽으로 이동해 특정 자료를 들고 와서 직접 보여줬다.

 

김 의원은 “우리 북구가 배출하는 쓰레기 양이 타구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서 눈치 볼 때도 있다고 한다”며 “진짜 많은지 (통계 자료를) 살펴봤더니 1인당 1.9톤이다. 다른 데는 1.4톤~1.6톤이 평균이다. 올해만 그랬느냐? 2019년에도 마찬가지다. 2018년도는 1.8톤. 다른 데는 1.5톤 그 정도”라고 밝혔다.

 

물론 144만명의 광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북구(43만여명)라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북구 미화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쓰레기 처리를 감내하게 되면서 숙련도가 향상되는 것이다. 더 잘 하니까 더 자주 많이 쓰레기를 수거해오게 될 가능성이 있다.

 

김 의원은 “다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숙련도로 따지면 제품 생산능력이 많아지는 것처럼 북구 미화원들은 고도의 숙련 노동자다. 같은 지역에서 10~20년 동안 한 분들이고 운전자들도 눈감고 할 정도로 엄청 잘 하신다”며 “같은 시간을 해도 세 사람이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손발이 잘 맞아야 하는데 그래서 수거량이 많이 나오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을 따져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의원은 금강공사가 북구에서만 쓰레기 처리 용역을 36년간 독점 수주해왔던 것에 대해 “다른 구들은 다 다르다. 매해 한 곳에서 너무 독점한다고 말들이 많다. 그런데 실제 시설이나 장비상 경쟁할 업체가 없었다. 3년 뒤에는 저희가 위탁을 안 주고 시설관리공단을 운영해보려고 한다”며 “행정감사도 하고 실사도 하고 대표를 불러서 물어보는데 의회 대수가 바뀌면 뭔가 다시 설명해야해서 푸념을 하는데 (세금이 들어가니까) 당연하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북구의 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를테면 수거차 24대가 24개 권역을 각각 맡아 새벽 5시부터 15시~16시까지 쭉 돌아서 생활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한다. 1개 권역을 완료할 때까지 약 6바퀴 정도 도는데 1바퀴 돌면 1시간 반이 소요된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는 18대가 18개 권역을 나눠 돈다. 생활 쓰레기의 경우 한 번 수거하면 5톤이 가득 찬다고 한다.

 

김 의원은 “(먼저 가득 실은 생활 쓰레기를 남구) 양과동 쓰레기매립장에 버린다. 그 다음에 재활용 쓰레기를 싣는다. 다 차면 첨단(북구 대촌동)으로 가서 거기에 선별장이 있다. 선별장에서 한 차를 버리고 다시 온다. 한 바퀴 쭉 돌면서 안 돌았던 곳을 돈다. 다시 그걸 선별장에 버리고 금강공사로 귀가를 한다. 이런 시스템”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는 쭉 돌고 서구) 유덕동으로 간다. 유덕동 폐기물 처리장에 버리고 다시 와서 한 차를 채워서 (광산구) 송대동으로 간다”고 덧붙였다.

 

 

관련해서 환경부는 생활·재활용 쓰레기의 수거 차량에 대해 분리해서 운용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오는 7월1일부터 12월24일까지 계도 기간이다. 6개월 정도의 계도 기간 동안 북구의 생활·재활용 쓰레기 수거차는 각각 18대와 17대로 분리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김 의원은 “이렇게 되면 권역이 또 달라진다. 24개 권역이 아니게 된다”며 “계도 기간 동안 지금처럼 해가지고는 안 된다. 지금도 불법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이제 권역별 요일별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문 구청장도) 내가 구정 질문을 한다고 하니까 담당과를 통해서 공부를 했고 문제점을 인식했고 개선사항을 찾아보겠다고 했다”며 “생활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 차량 운행을 분리하게끔 바뀌기 때문에 앞으로 북구청과 금강공사와 의회 등이 함께 어떻게 운영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수거할 수 있을지 계도 기간 내에 좋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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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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