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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광산구의원 “자동차가 불편한 도시를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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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완 광산구의원(광주광역시)은 12년 전부터 살고 있는 지금의 동네에서 도시 건설의 구상을 해보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내 지역구가 수완동인데 지금 2009년에 입주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남들은 좋을 거라고 얘기하는데 정주 여건이 엄청 안 좋은 동네라고 생각했다. 주변에 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처음에 입주할 때는 풍영정천이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연상하게 하는 카탈로그였는데 막상 와보니 그늘이 없었다. 자동차가 불편한 도시를 만들어야 된다. 프랑스 파리를 가봐서 느낀건데 과거 도시이다 보니 실질적으로 도로폭도 좁고 주차장도 적다. 그런데 광주는 지금 도로폭이 엄청 넓다. 이용섭 시장이 의지만 있으면 프랑스에 버금가는 그런 차없는 도시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지난 14일 오후 광산구의회 사무실에서 평범한미디어와 만난 김 의원은 “작년에 광산구가 기후위기 대응팀을 만들고 구의원이 4명 들어갔다”고 말했다.

 

광산구청의 움직임과 호응하는 차원에서 김 의원은 ‘자전거 중심 교통문화 활성화 대책 촉구 건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건의안은 5월14일 광산구의회 본회의에서 채택됐다. 주 내용은 “자동차 위주의 교통환경을 보행자, 자전거, 대중교통이 중심이 되도록 교통문화와 정책으로 전환하고 관련 정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제도 개선”을 광주시와 국토교통부에 촉구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자전거 중심의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한 명분으로 “자동차가 배출하는 탄소량”을 들었다. 2018년 기준 자동차 1대의 평균 배출 탄소량이 53.8톤이나 된다. 전체 탄소 배출량의 10분의 1에 달한다. 인류가 만들어낸 탄소 배출량은 지구 생태계를 잠식해가고 있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존속을 위협한다.

 

홍기빈 전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지구에서 모든 생명체가 죽을 위기”라며 “이것은 일부 또라이 과학자나 극좌파가 하는 극단적인 주장이 절대 아니다. IPCC(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작년에 낸 보고서를 보면 종말이 임박했다”고 설파했다. IPCC는 2018년 10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발표하고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2030년까지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5%를 감축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2028년~2030년 안에 지구의 표면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해서 생체리듬이 파괴되어 모든 생명체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자전거 자체 보다는 기후위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이대로가면 터닝포인트를 못 만들고 가면 이 지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며 “다음 세대 환경에 대해서는 항상 빌려서 쓰고 돌려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나라들이 이미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의 교통문화로 빠르게 전환 중”이라고 환기했다.

 

그러나 광주의 자전거 교통 분담률은 2014년 1.4%에서 2020년 되려 1.1%로 감소했다. 복합 자전거 도로는 661.39km인데 자전거 전용도로는 5분의 1에 불과하다. 특히 대부분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노면 불량 △구간 단절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김 의원은 “관내에 중학교 5개가 있는데 작년에 개교한 고실중이라고 있다. 학교 내에 주차장이 있는데 경기도를 보니까 학교 밖으로 뺐더라. 그리고 담을 낮추고 주간에는 주민들이 학교 운동장을 사용하도록 했다”며 “요새는 그렇게 가고 있는데 처음 설계 과정에 그런 철학을 개입시키지 못 해서 아쉽다.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관심의) 시초는 그것(수완동 도시 설계)이다. 지역에서부터 올라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쪽은 15분 도시라고 해서 프랑스 파리도 바뀌어가고 있다. 안이달고 파리시장이 8만3500개의 노상 주차장 중 72% 약 6만개를 없애서 녹지를 만들고 그런 정책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대단했다”며 “우리도 3050으로 속도 제한이 바뀌었는데 파리도 시속 30km로 제한을 했다. 아예 2024년까지 화석 연료 차량 자체를 못 들어오게 막는다”고 밝혔다.

 

안이달고 시장은 최초의 여성 파리시장으로 2001년부터 13년간 파리부시장으로 재임했다가 2014년과 2020년 파리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재선 시장이다. 안이달고 시장은 작년 선거에서 녹색당의 다비드 벨리야르 후보와 연대해서 “파리를 위한 선언”을 내세웠다. 안이달고 시장은 “경제적 효율성을 이유로 에콜로지(생태)에 대한 야심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 우리의 도시가 회복될수록 우리의 건강 또한 잘 지켜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이달고 시장의 주요 공약으로는 △시내 전역 시속 30km 제한 △노상 주차장의 4분의 3을 녹지로 조성 △보행자 및 자전거 도로로의 대대적 전환 △파리 제3도시 숲 조성 △공공기관 시설물 주말과 야간 개방 △26조원을 투입해서 에어비앤비로 활용되는 주택들을 매입해서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 등이다. 재선에 성공한 안이달고 시장은 파리 12구의 ‘베르시샤랑통’ 구역에 들어서기로 했던 마천루 6개 추가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특히 김 의원은 안이달고 시장이 파리 구도심(1~4구)의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한 정책 플랜에 대해 파리시민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리 구도심에는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대성당, 퐁피두센터, 마레지구, 레알지구 등 세계적인 관광명소들이 집적해있다. 안이달고 시장은 일반 내연기관 차량들을 전면 통행 금지시킬 계획이며 일부 전기택시만 다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이미 파리 구도심에서는 매월 첫째주 일요일 “파리 레스피르”라는 차량통제 정책이 시행되고 있었는데 이를 전면 확대하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파리의회도 오래된 디젤 및 가솔린 차량들에 대한 이용 금지 방안을 통과시켰다.

 

김 의원은 프랑스 사례를 연구해서 하나씩 차용해갈 수 있다고 봤다.

 

김 의원은 “(내가 건의안을 성안하기 위해) 김삼호 광산구청장을 만났다. 지금 풍영정천에 자전거 도로들이 있다. 그러나 광주송정역까지 가는 도로들은 전혀 자전거 도로의 환경이 되지 못 하고 있고 인도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프랑스의 여러 정책들이 필요하지 않냐고 했는데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 내일부터 광산구의회 회기가 들어가면 다른 구의원이 (광산구 차원의) 자전거 활성화 조례안을 개정 발의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사례를 살펴보니 이미 2006년부터 창원에서는 공유자전거 제도를 실시했다”며 “세종에서 대전까지 이어지는 8.7km 정도의 도로 가운데에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다. 그 위에 태양광 패널까지 설치했다. 그런 사례도 있더라”고 거론했다.

 

 

광주는 이미 차량 포화 현상이 심각하다.

 

김 의원은 “수완동에만 차가 3만대가 넘는다. 걱정스러운 것이 인근 신가동이 재개발되면 4332세대가 들어온다. 러시아워 시간에는 차들이 거의 못 움직이게 될 것 같다. 이제 유럽식으로 트램이나 이런 것들도 개발돼야 할 것 같다”며 “아파트들이 너무 많이 생기고 있다. 회색도시라는 말이 나온다. 엊그제 광주시 지침 보니까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을 제한한다고 하는데 광주시 정책이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4년 이후 광주의 인구는 계속 하향세다. 인구는 줄고 있는데 주거와 차량만 늘고 있다”며 “화석연료를 쓰는 자동차들은 곧 퇴출될테니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연계된 자전거 시스템이 잘 갖춰지면 차량들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도 서울이 1.8명당 차 1대인데 광주는 1.3명당 1대다. 광주는 주차장 비율도 매우 미흡하다”며 “우리나라를 보면 차를 재산화해서 꼭 차를 좋은 것 중형차 이상만 타려고 하는데 일본은 소형차를 많이 탄다. 중형차가 집에 2대 있을 때는 과세도 좀 세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타 광역시들 보다 광주가 “도로 다이어트”를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광주의 도로 여건이 다른 광역시들에 비해 좋다. 도시가 그리 큰 편이 아니라서 광주는 도로 다이어트를 좀 해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야 된다”며 “차 타면 불편한 도시를 만드는 시험을 해보기 좋은 도시”라고 피력했다.

 

물론 김 의원은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지부진했던 광주지하철 2호선 공사 문제를 공론화시켜 그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 점을 잘 했다고 인정하며 “15년 정도 정체돼 있던 지하철 2호선 문제를 해결했는데 만약 미리 2호선을 해놨으면 자동차가 지금처럼 많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어 “저희 아내도 (서구) 상무지구쪽으로 출근하는데 버스로 가면 1시간 정도 걸린다. 자가용으로 가면 20~30분이면 가는데 지하철이 잘 돼 있으면 지하철을 탈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김 의원은 이 시장에게 “출퇴근길 도심 자전거 도로를 확충해야 한다”면서 “자전거와 대중교통 연계 환승 체계 구축”을 요구했다. 한 마디로 “주요 지점에 자전거 이용 접근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으로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관시설을 가깝도록 하는 것”이다.

 

광주의 공유자전거 ‘타랑께’에 대해 김 의원은 “상무지구에서 시범사업을 해보고 확대할 계획이었는데 금액을 낮추고 더 가벼운 좋은 자전거를 구비해놓으면 주민들이 더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다른 지자체들과의 연대 방안에 대해 “지자체들을 살펴보니 거의 다 자전거 관련 조례들이 이미 있는데 서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뭘지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마을버스 도입의 경우 5개구와 연계를 해보려고 하는데 일단 광주 전역을 묶을 수 있는 자전거 도로 활성화가 중요할 것 같다. 다른 지자체들 보다 5개구 위주로 해서 내가 친한 의원들에게 먼저 연락을 해보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광주에서 자전거를 타고 전남 지역으로 가는 데에 편리한 자전거 도로를 조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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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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