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인터뷰] 끔찍한 애니멀 호더 “시츄 50마리 가둬두려고 빌라 빌린 듯”

배너
배너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경북 포항에서 시츄 50마리를 똥오줌 속에서 방치한 애니멀 호딩 사건과 관련하여 담당 공무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40대 남성 A씨는 7월초 경북 포항 남구 동해면에 있는 한 빌라로 이사를 왔다. 그런데 본인이 아니라 시츄 50마리만 이사를 왔다. A씨는 다른 곳에 거주했고 간간이 사료와 물만 주러 잠시 들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시 동물보호팀이 빌라로 들어갔을 때는 2마리가 죽고 48마리만 살아있었다.

 

 

류성원 팀장(포항시 동물보호팀)은 27일 17시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집주인 얘기로는 세입자를 만날 수가 없었다. 내가 볼 땐 견주 본인이든 아니면 지인을 통해서 밤늦게 살짝 가서 사료나 물 정도만 주고 또 나와버리는 것 같다. 낮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Q: 그동안 주민들이 A씨로 인해 굉장히 화가 많이 났을 것 같다. 악취도 그렇고 소음도 그렇고. 주민들이 오죽했으면 신고를 했겠는가?

A: 그러니까 이제 사람이 있었으면 주변에서 냄새가 나고 개짖는 소리가 나서 항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없으니 아무리 문 두드려봤자 소용이 없다. 이웃주민들 중에 이사 올 때 본 사람이 있긴 있더라. 개 2~3마리씩 끌어안고 숨어서 이사하듯이 했다. 다만 그리 많은줄 몰랐는데 개를 그렇게 자꾸 몇 번 옮기더라는 얘기들이 있었다. 아무튼 다른 데에서도 저렇게 키웠으면 문제가 되었을 것 같은데 저희한테는 과거에 제보가 들어온 게 없었고 A씨에 대한 제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마도 급하게 방을 구하고 개를 무더기로 옮기지 않았을까 싶다.

 

Q: 7월23일 포항남부소방서, 포항시 동물보호팀, 동물보호단체 등이 현장으로 출동했는데 집에 들어갈 땐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간 것인지?

A: 세입자가 집주인한테 비밀번호를 가르쳐 줬다. 그래서 비번 치고 들어갔다.

 

Q: A씨는 시츄들이 그 지경이 될 때까지 아무 대처도 안 했는데 이제 와서 순순히 방에 들어가라고 허락해줬던 건지?

A: 집주인이 문자를 받은 게 있는데 물론 통화도 잘 안 되는데 개들을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사실상 방치해왔던 거고 자포자기 상태였던 것 같다. 자신도 악취 나고 시끄러운 거 다 알면서도 마땅히 둘 데도 없으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

 

Q: 동물단체나 시청에 도움을 요청하면 지원을 받아서 해결할 수 있었을 거고, 하다 못 해 주변 지인한테만 이야기를 해도 적절한 대처법을 알려주거나 대신 나서줬을 것 같다. 왜 혼자 그렇게 50마리가 될 때까지 방치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A: 그러니까 이제 보통 사람들과는 뭔가 심리적으로 달랐던 것이다. 정상이 아니었다. 한두 번 정도는 새끼를 낳았다 하더라도 그 다음부터는 통제를 하고 케어해야 하는데 그냥 계속 (사료와 물만 주며) 살려만 주는 것이다. 살려만 두고 새끼를 낳든 말든 놔뒀다. 공간 관리도 안 해주고 그냥 엉망으로 해놨다.

 

Q: 50마리 중 2마리가 안타깝게 죽었는데 부검을 보내셨다. 이유가 있는지?

A: 그러니까 이제 그 안에 개들의 건강상태를 봤을 때 단순 방치로 끝날 게 아니고 피부병이라든가 또 다리가 조금 골절돼서 아파하는 애들도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크게 심각한 건 아닌데 개별적으로 애들마다 좀 건강상태가 심각해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Q: 사실상 동물보호법상 단순 방치나 애니멀 호딩에 대해서는 처벌이 어려운데 직접적인 학대가 입증되면 처벌하기 훨씬 더 수월해지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그랬다는 건지?

A: 확신할 순 없지만 단순 방치인지 직접적인 동물 학대인지는 알아봐야 할 것 같다. 그러니까 어떤 물리적인 힘을 가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제 품종 특성에 맞게끔 관리를 제대로 해줘야 되는데 너무 안 했다. 시츄라는 게 빗으로 매일 빗어줘야 하고 목욕도 주기적으로 시켜줘야 하는데 그냥 둬버리니까 너무 떡졌다. 결국은 오줌에 담가지고 다 묻어가지고 너무 처참했다. 지금 경찰에 고발했는데 수사를 계속 하면서 증거를 모으고 있는 것 같다.

 

Q: 어쨌든 시츄들에 대한 입양 공고 절차를 밟고 있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진행됐는지?

A: 일단 유기견은 아니라서 혹시 또 주인이 다시 마음이 변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가 공고를 해서 10일이 지나면 지자체로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오게 된다. 그래서 일단 공고를 올리고 있고 조금씩 입양 문의가 오고 있다. 아마도 8월4일부터 포항시의 소유권으로 확실히 바꾼 다음에 본격적으로 입양을 다 안전하게 보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23일 출동했던 날 파출소 경찰관이 A씨와 통화를 했다. A씨가 경찰관한테 개를 어떻게 하든 알아서 처리해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어찌됐건 본인한테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래서 48마리 전원을 입양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Q: 빌라 건물주 입장에서도 A씨에 대해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은데?

A: 그렇다. 이제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약간 사기를 당한 셈이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데 사람이 살 것이라고 임대차 계약을 맺어놓고 거기에다 개들만 넣어버렸다. 그래서 민법상 소송을 걸 수 있을 것 같다. 사람 사는 주택인데 거기다가 어쨌든 세를 놓은 사람 의도와 전혀 달랐으니까. 집주인은 장판도 그렇고 150만원 들여서 새로 싹 해놨더니 엉망으로 만들어놨다고 그러더라.

프로필 사진
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