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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원 녹색당 정책위원장 “불안함 겪게 하는 정책 구조” 탈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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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한국식 복지 정책은 가난함을 증명해야 하거나 특정 방향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줘야 수혜자로 선정해준다. 지난 2009년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내세웠던 무상급식 정책 이후 보편적 복지 정책과 선별적 복지 정책 담론이 형성됐을 때도 이러한 지점이 핵심이었다.

2019년의 대한민국은 여전히 선별적 복지 정책 위주의 사회안전망이라고 볼 수 있다.

 


백희원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은 9일 14시 서울시 종로구 낙원상가 청어람홀에서 열린 녹색당 정책 대회에 발제자로 참석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끔 보편적인 사회안전망이 마련돼야지 10%의 삶을 둘러싸고 동심원처럼 사각지대를 포괄하려고 하지만 포괄하지 못 하는 사회안전망으로는 아무런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백 위원장은 “2020년 총선에서 가설을 기각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백 위원장이 생각하는 가설이 뭘까.

모든 사람은 평범한 삶을 원하고 있지만 그 평범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이 너무 많다.

백 위원장은 “임금노동이 있어야만 소득을 얻을 수 있고, 부동산이 있어야만 안정적인 임대 소득을 얻어서 노후가 보장되고, 사교육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가족이 있어야만 금융 정통성이 늘어나고 복지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이 복잡하고 불합리한 연결고리를 끊어내자”고 제안했다.

이어 “임금노동을 잠깐 못 할 때도 소득이 있을 수 있고, 부동산 없이도 노후를 잘 지탱할 수 있고, 가족이 없어도 금융권에서 믿어주고 대출해줄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고 평범한 일상은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지 상위 10%에 들어간 특정 계층에게만 100% 평범한 일상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백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뒤 “임금 노동자 중심의 선별적인 복지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며 “그 중 하나가 EITC라는 고용장려금 정책이다. 일하는 사람들 중에 돈이 적은 사람들을 선정해 1년에 한 번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것인데 일을 못 해서 돈이 없는 사람들 보다 일을 하고 있음에도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정부가 도와주는 형태”라고 말했다.

임금 노동 중심으로 노동복지 정책이 설계된 것에 문제제기를 한 셈인데 이렇게 기울어진 복지 정책은 부동산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백 위원장은 “사람들이 아파트 구입은 손해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여전히 20대 재테크 제일 첫 장에 나오는 말은 아파트 청약 적금을 꼭 들어야 한다는 거의 상식 수준의 이야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신혼 부부나 기혼인 가구의 아파트 주거 대출 중심으로 엮어놨고 그 라인의 평범한 삶 즉 10%에 들어가야 꾸역꾸역 (정책의 수혜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더 나아가 “굉장히 열심히 정보를 모으고 모으고 모아서 공공임대정책이며 중소기업 청년 희망 정책이며 다양한 정책들을 찾아가야만 바늘구멍처럼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가 특정 계층이 되도록 설정해놓은 범위 안에 들어가야 하고 만약 그 범위에 들지 못 한다면 정말 치열하게 준비해서 겨우 복지 정책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위원장은 이러한 복지 정책 구조에 대해 “그 삶을 제외하고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은 저기서 한 가지만 끊어져도 내 삶에서 언젠가 일상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함을 겪게 만든다”고 규정했다.

 


무엇보다 백 위원장은 “이런 정책 구조는 토건 사업과 남성 정상가족 중심의 가족 임금 정책과 대기업 재벌 중심의 탄소기업(대량의 탄소 배출에 의존하는) 경제와 긴밀하게 연동돼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은 2020년 총선에서 이러한 복지 정책의 얼개를 바꿔보는 데에 초점을 맞춰 공약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위원장은 “마음을 바꿔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치를 하고 있는 우리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복지 정책 패러다임은) 혼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고 각자의 삶을 내어줬을 때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여태까지 배제되어 왔던 시민들이 각자가 각자의 평범한 삶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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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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