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51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더불어 박성준 센터장은 2024년 7월11일부터 평범한미디어 정식 멤버로 합류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24년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대박이 났다. 시즌 시작 전부터 대투수 류현진 복귀 소식이 전해졌고, ABS 도입이 결정됐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혔으며, 김도영이라는 슈퍼스타가 탄생했고, 기아타이거즈가 7년만에 왕좌를 차지했다. 흥행 요소들이 많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야구의 매력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선 올시즌 우승을 거머쥔 기아타이거즈와 이범호 감독에 대해서 먼저 다뤄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해마다 복날이 되면 케케묵은 논쟁이 항상 나온다. 바로 ‘개 식용’을 둘러싼 논란이다. 고기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접근성이 낮아진 요즘도 개고기 수요는 아직까지 존재한다. 대한육견협회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본점 앞에서 개고기 시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약 200여명의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하고 아이스박스에 담아온 개고기를 꺼내 먹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실랑이가 있었다. 그러나 회원들의 거센 항의에 경찰은 한발 물러섰다. 회원들은 준비한 개고기를 먹으며 장구와 꽹과리를 치는 퍼포먼스를 했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고기를 권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도로 건너편에서는 동물권 단체들의 개고기 반대 시위가 있었다. 사실 이 두 단체의 동시 집회는 올해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매년 여름마다 있었다. 사실상 연례 행사다. 다행히 물리적인 충돌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개 식용 반대 시위에 참여한 동물자유연대는 “설문조사를 봐도 시민들 대부분은 개 식용 종식을 바라고 있다”고 설파했다. 사실 이 주장도 가려서 봐야 되는 것이 일반 시민 입장에서 개 식용을 딱히 반대한다기 보다는 남들이 뭘 먹는지 별로 관심이 없다. 개고기를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오래 전부터 선거제도를 결정해달라고 촉구해왔다. 내년 총선 1년 전인 지난 4월부터 지속적으로 데드라인을 제시했지만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또 한 번 데드라인을 제시했는데 오는 7월15일까지 2+2 협의체가 선거제도를 뭘로 할지 합의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야 8월 안으로 국회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의결하고 바로 선거구 획정안까지 세트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공염불이 될 것 같다. 여야는 7일 한국정치평론가협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선거제 개편 대토론회 테이블에 마주앉았지만 맨날 되풀이했던 레퍼토리만 주고받으며 아무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정개특위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참석해서 각자 이해관계에 맞는 주장만 내놨다. 역시 핵심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어떻게 할 것이냐와 직결되는 의원정수 문제였다. 발제를 맡은 김성완 평론가 외에도 많은 참석자들이 의원정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김상훈 의원은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의원정수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지역구에서도 다양한 직역의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2월3일 이후 모든 국민들이 하루종일 뉴스앱을 들여다보는 상황이 됐다. 8년만의 데자뷔다. 원래 뉴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일상을 계엄 정국 소식들이 채우고 있을 것이다. 평범한미디어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에 도달했다. 지난 6일 평범한미디어 크루로 활동하고 있는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이 업무 단톡방에 아래와 같이 제안을 했다. 4년 중임제든 정치 구조 변화 관련 기사나 유튜브 컨텐츠를 해보는 건 어떨까? 이번 계기로 대통령 중임제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제의 틀을 벗어나서 사고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간 단계에서 도달할 수 있는 권력구조 개헌이 바로 임기 4년 대통령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이다. 일찌감치 박 센터장과 박효영 기자는 한국 정치의 제도 개혁에 관하여 의견 일치를 봤다. 그래서 지금 이 시국에 무슨 그런 한가한 소리를 하느냐고 핀잔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제도권 언론들이 속보를 쏟아내고 있는 만큼 평범한미디어까지 똑같은 내용으로 다뤄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윤석열 대통령 개인이 “미치광이”라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투표소와 기표소는 다르다. 투표소 인근에서 투표 인증샷을 찍는 것은 권장할만한 일이다. 투표 독려 차원에서 SNS에 올려주면 참 좋다. 그러나 투표장 안이나 기표소를 사전에 선거관리위원회의 허가없이 폰카로 찍으면 곤란하다. 특히 기표소 안에서 특정 후보에 도장을 찍은 투표지를 찍어서 SNS에 올리면 절대 안 된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정도로 중대한 잘못이다. 1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강모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알렸다. 앞서 강씨는 2017년 조기 대선 당시 서울 용산구의 모 사전투표소 기표소에 들어가 특정 후보에 표를 준 투표지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인터넷카페에 업로드했다. 본인이 운영하는 인터넷카페인데 그 당시 정치적 분위기가 탄핵 정국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찍고 팬카페에 인증샷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배성중 판사는 “투표의 비밀을 유지하면서 공정하고 평온한 투표 절차를 보장하려는 공직선거법 취지에 비춰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초범이기 때문에 50만원만 내도록 참작해줬다. 배 판사는 6월30일에도 2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3년만에 돌아온 <오징어게임2>의 공개 타이밍과 한국 정치의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목숨 걸고 경쟁하는 결기, 공존과 협력보단 너 죽고 나 죽기, 모 아니면 도, 승자독식, 윈윈보단 제로섬게임, 생존 아니면 죽음, 편가르기와 진영논리 등등. 이 모든 것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극단주의’다. 정말 극단적이다. 중간에서 타협하고 절충하는 법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회 다수당을 인정하고 협조를 구하는 선택지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럴 바엔 죽는 게 낫고. 죽을 바엔 상대를 제거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의 머릿 속을 지배했다. 그동안 정치 평론가들이 말로만 표현해왔던 “적대적 양당체제”의 저주성이 정치적 대결의 범위를 넘어 실제로 상대를 무력으로 제압하려는 ‘계엄 사태’로 현실화됐다. 단순히 윤석열이라는 개인이 이상한 사람이라 이런 짓을 벌였다고 여기면 속이 편하겠지만 한국 정치는 민주화 이후 35년 넘는 세월 동안 극단으로 치닫고 있었다. 거대 양당이 정권을 독과점하며 반복하고 있는 정치 보복과 저주의 굴레가 故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이후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처럼 관
#2024년 3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조은비의 비엔나 라이프] 3번째 글입니다. 조은비씨는 작은 주얼리 공방 ‘디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 자조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게으르게 쉬는 중”이며 스스로를 “경험주의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조은비 칼럼니스트] 비엔나에 와서 모든 게 좋아졌다면 참 좋았겠지만 사실 그렇진 않았다. 외국에서 일도 안 하는 백수로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싫었고, 한국에서 가슴 아팠던 일들을 굳이 생각하며 또 슬퍼했다. 살고 있는 도시를 바꾸었지만, ‘나’라는 존재는 그대로니까. 비엔나는 각종 통계자료가 보증하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다. 하지만 내 몸과 마음은 여전히 무거울 때가 있다. 외로움에 잠들지 못 하거나, 우울함에 계속 잠만 잤던 날도 있었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최고의 도시에 살고 있는데 여전히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떠올려보는 지겨운 교훈이 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단 한 번의 화려한 목표 달성으로 탄탄대로가 보장되는 인생 따윈 없다. 행복은 늘 쉽게 오지 않는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배우 박정민씨는 곧 개봉할 영화 <밀수>의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의 전화 캐스팅에 시나리오도 읽어보지 않고 바로 오케이를 외쳤다. 류 감독의 광팬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존경을 넘어 실제로 류 감독의 영화를 꼼꼼히 챙겨보는 마니아다. 어느 날 감독님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밀수하는 이야긴데 한번 해볼래? 물으셨다. 나는 그냥 바로 결정했다. 류승완 감독님 영화라면 뭐라도 해야지 생각했다. 원래도 감독님의 팬이긴 했지 단편 <유령>을 찍고부터 더 팬이 됐다. 24일 출고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박씨는 배우를 지망하던 고등학교 때 류 감독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무척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류 감독의 작품이 개봉할 때마다 극장으로 가서 봤다. 영화인으로서 연출력과 연기의 선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박씨는 얼마전 단편 <언프레임드: 반장선거>를 연출한 바 있다. 반장 선거를 앞둔 초등학교 5학년 교실을 배경으로 하는 초딩 누아르였다. 박씨는 연출을 해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수동적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내가 단편 <언프레임드>를 연출해보니까 알겠더라. 배우가 놀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바야흐로 AI 시대다. 다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을 것이다. 인공지능 AI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 익숙한데 도무지 AI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기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모조리 빼앗아갈 것 같은 기세다. AI 시대 인간의 생존법을 찾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기 위해 한 강연회(12월18일 광주 서구 KBC광주방송 사옥 4층에서 개최된 <지금은 AI시대, 내가 만드는 AI세상>)에 다녀왔다. 인공지능사관학교 소속 박병관 강사는 “AI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주제를 잡았는데 “여러분들은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인공지능을 몇 번이나 쓴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현대인들은 하루에도 최소 3회 이상 AI를 사용하는 것 같다. 알게 모르게 AI를 접하게 된다. 우리에게 AI의 실체를 절감하게 했던 사건이 바로 2016년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었다. 박 강사는 “대중들이 처음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을 접한 희대의 사건”이라고 명명했는데 구글의 딥마인드라는 팀에서 만든 알파고가 한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딥마인드는 DNA 구조를 인공지능으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남성 노동자 A씨(57세)가 철판을 얇게 펴는 ‘압연’ 설비를 수리하다 숨졌다. 동료 남성 노동자(58세) B씨는 늑골 타박상 등을 입었다. 두 노동자 외에도 두 명이 더 있었는데 총 4명이 한 조로 작업을 같이 했음에도 갑자기 압연 장비가 떨어졌다. 순식간에 가로와 세로 1.5미터 300kg에 달하는 압연 철판이 2.8미터 높이의 위에서 A씨와 B씨를 덮쳤는데 끝내 A씨의 목숨을 앗아갔다. 18일 15시 즈음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현대비앤지스틸 압연공장이었는데 해당 기업은 상시 직원이 500여명에 달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데 부산고용노동청은 사고 경위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으며 일단 작업중지명령 내렸다. 창원경찰서도 공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 규정을 준수했는지 조사 중이다. 무엇보다 2022년 1월 중재법이 시행된 이후 현대비앤지스틸에서만 노동자 사망 사고가 세 차례나 발생했다. 9월에는 크레인 점검 중인 협력업체 직원 1명이 크레인과 공장건물 기둥에 끼여 사망했고, 10월에도 협력업체 직원 1명이 11톤 철제 코일에 깔려 숨졌다. 흔히 압연 관련 산업재해는 압연롤 사이에 팔이 끼는 사고 패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