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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잘못을 성희롱 없이 비판할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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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가진의 이모저모] 4번째 칼럼입니다. 김가진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성신여대에 재학 중인 20대 청년입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정당 활동을 해왔으며, 더불어민주당 청소년당원협의체 ‘더새파란’ 초대 운영위원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김가진 칼럼니스트]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는 지난 11월23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 모 비서관으로부터 “요즘처럼 개나 소나 (앗 젖소네?) 지역을 잘 안다고 하는 사람 넘쳐나는 거 처음이네”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지역구 출마 예정자에게 지역도 모른다고 지적할 방법이 많을텐데 왜 젖소라는 표현이 나오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선생님에게 무례하게 대드는 동영상이 이슈화되어 전국적으로 지탄을 받게 된 모 여고생은 “사창가에 취직하라”는 성희롱성 조롱에 시달렸다. 물론 해당 학생의 버릇없는 행동이 대중에게 불쾌감을 줄 여지가 있음에는 공감한다. 허나 그렇다고 해도 무차별적인 성희롱으로 이어지는 패턴에는 회의감이 든다.

 

교사에게 무례한 여고생의 차림새에만 꽂혀 “룸망주”(유흥업소에 취업하게 될 여성을 지칭하는 신조어)라는 멸칭으로 조롱하고, 연일 트러블만 일으키는 영부인에 대한 비판은 “암컷이 설친다”고 표현하고, 아무나 지역 정치를 내세운다는 취지로 비평을 할 때도 해당 대상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젖소”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이렇듯 여성들은 늘 여러 방면에서 여성성을 이용한 희롱으로 비난당한다. 여성의 잘못을 성희롱이 아닌 방법으로 비판하지 않는 법을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다. 그건 해당 대상의 행위에 대한 비판의 목적보다, 여성이라는 성별 자체를 낮게 보는 인식을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과연 소수 사례나 희귀 케이스라고 볼 수 있을까? 이런 세태는 분명 사그라들지 않은 가부장제와 여성혐오적 분위기의 산물이다. 개개인이 성평등적 관점에서 성찰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성에 대한 비판의 방식을 여성성 폄하로 가져가는 스피커들에게 단호한 질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대착오적인 여성혐오 발언이 이슈화됐을 때 스스로 부끄러워할 수 있도록 집단지성에 따른 사회적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그동안 이런 말과 글을 내뱉고, 옹호하고, 묵인했던 모든 이들은 반성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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