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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짝지근해> 가성비갑 영화 “훈훈한 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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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될 만큼만 읽다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그만 읽고 바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동진 평론가처럼 스포를 확인해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타입이라면 그냥 읽어도 상관없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드라마 <반달곰 내 사랑> 영화 <플랜맨>에서 나왔던 것처럼 인기없는 이상한 남자가 남다른 여자를 만나서 사랑하게 되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달짝지근해>는 전형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재밌고 색다르다. 주연을 맡은 유해진 배우의 떨떠름하고 찝찝한 표정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역시 연기의 달인이다. 캔디와도 같은 여자 주인공을 깔끔하게 연기한 김희선 배우 역시 좋은 캐스팅이었다. 이한 감독이 영화 출연 자체에 부담감을 갖고 있는 김희선 배우에게 손편지까지 써가며 출연 요청을 했다고 한다. 이한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증인> <우아한 거짓말> <완득이> 등 큰돈을 들인 텐트폴 영화는 아니지만 좋은 평가를 받은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 <달짝지근해>는 가족들이 다함께 극장에서 관람했을 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훈훈한 영화다. 가성비갑 영화다. 작년 개봉한 <육사오>가 연상되기도 한다.

 

 

차치호(유해진 배우)는 과자에 진심인 제과업체 연구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밥먹고, 출근하는 등 자잘한 모든 루틴이 생활계획표에 따라 정해진대로 이뤄져야 하는 그런 성격을 갖고 있다. 차치호는 과자 오타쿠로서 과자 말고는 관심있는 게 없다. 직업적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월급도 꽤 받고 있지만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낡은 티코다. 재물욕이 없다. 그에게는 배다른 형제 차석호(차인표 배우) 형이 있다. 치호는 석호에게 맨날 당하는 호구나 다름 없다. 하지만 치호는 석호를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형으로 여기고 잘 따른다. 한결같이 바보스러운 천재다. 이일영(김희선 배우)은 성인이 된 딸 진주(정다은 배우)를 억척스럽게 키워낸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싱글맘이다. 우연히 캐피탈 회사 대출 상담원으로 일하게 됐는데 고객으로 방문한 치호를 만나고 그 즉시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정확한 영화 타이틀이 사실 ‘달짝지근해: 7510’인데 치호와 일영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일영은 영업점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민폐남의 쌍욕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려는 치호의 행동을 보고 첫눈에 호감을 느꼈고, 그에게 직진으로 다가갔다. 치호는 그 자체로 자신을 좋아해주는 일영의 호의가 싫지 않다. 달짝지근한 에피소드들이 전개되는데 중간중간 코믹 요소들이 무지 많다.

 

모든 영화에는 우여곡절과 난관이 있다. 치호와 일영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석호와 진주는 둘의 사랑을 강하게 반대한다. 석호는 치호에게 민폐만 끼치는 배다른 형제이긴 하지만 그의 반대와 깽판은 영향을 미친다. 진주는 나쁜 남자를 만나 개고생한 엄마의 기구한 인생에 연민을 갖고 있는 만큼 일영의 연애 자체에 매우 회의적이다. 그래서 치호를 싫어하진 않지만 반대한다. 가족의 이유있는 반대로 인해 잠시 헤어졌으나 이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끝내 석호와 진주의 인정을 받아 사랑의 화룡점정을 찍는 것이 결말이다. 클리셰 해피엔딩이 맞다. 그러나 볼만하고 <달짝지근해>를 통해 이한 감독이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가 있다. 그리고 대사가 남달라서 찾아 보니 역시 이병헌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더라.

 

<달짝지근해>에는 거물급 카메오 배우들이 꽤 나온다. 카메오 활용도가 남다르다. 이걸 보는 것도 깨알 재미다. 무엇보다 영화판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유해진 배우 외에, 김희선 배우와 차인표 배우를 캐스팅해서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준 이한 감독의 선택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다만 포스터에도 나오는 핵심 조연 3명 중 차인표 배우 외에 진선규 배우와 한선화 배우의 비중이 너무 미미해서 좀 아쉬웠다. 그것 빼고는 다 괜찮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킬링타임용 영화를 소비한다고 생각하고 꼭 감상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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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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