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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오미크론 시대 "두 줄 나와도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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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지금 회사를 못 나가면 무급병가 처리가 됩니다. 어떻게든 회사를 나가지 않으면 생계가 어려워요."


대전 중구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A씨(31)는 최근 목이 따끔거리고 발열 증상을 겪고 있다. 코로나로 의심될만한 증상들이지만 병원을 찾거나 자가 검사키트로 검사를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혹시라도 양성이 나올 수 있다는 두려움과 최근 오미크론 확산세로 인해 어려워진 회사가 봉급을 줄인 지금 그마저도 받지 못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처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지 않기 위해 검사를 거부하는 이들을 '샤이 오미크론'이라고 한다.

 

경기 부천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B씨 역시 의심 증상이 있으나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 확진시 학원을 갈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B씨는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인데 잠깐 감기처럼 지나갈 것으로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검사 기피 현상은 최근 정부의 코로나 방역 노선이 셀프 체제로 방향이 전환됐고 개인의 양심이 그 기준이 되면서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일일 확진자 추이가 계속해서 급증하면서 이젠 사망자 수 역시 숫자에 불과할 정도로 무뎌지고 있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분명 샤이 오미크론으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 그러나 검사 이전에 치료도 받을 수 없는 정책이 이들을 양산한 게 아닐까란 의견도 나온다. 

 

충남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재택격리 혹은 재택치료 체제로 변화된 이후 제대로 된 치료나 관리를 받지 못 했다는 이야기와 그럴 것이라는 예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확산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격리기간 중 이렇다 할 치료를 받지 못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 무정부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파생된 또 하나의 부작용이 바로 샤이 오미크론인 거다. 

 

 

경기도 소재 모 보건소의 관계자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격리 일수에 따라 지급되는 생활 지원비도 줄어든 데다 확진이 돼도 이전처럼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관리가 되지 않고 있고 업무 공백이 길어지는 만큼 생계가 어려워지는 이들도 많아 이런 상황까지 온 게 아닐까. 공포감을 줄 필요는 없지만 오미크론이 치명률도 낮고 감기와 같은 것이라고 정부가 강조했는데 이에 따라 민심이 풀어진 게 문제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선 개인 방역을 계속 강조하는 것 뿐이 답이다. 

 

계속해서 폭증하는 확진자 모두에게 일원화된 관리와 지원을 유지해나가는 것은 분명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이지만 적어도 치료에 있어서는 손을 놓지 않아야 되지 않을까. 이를 해결할 열쇠가 철저한 개인 방역이라 하더라도 성공 여부를 가르는 것은 정부에게 달려 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당국은 아직도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계절 독감 수준이라며, 이제는 풍토병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쩌면 코로나에 있어 현재 우리나라가 아나키(무정부 상태)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안일하게 보일 수 있는 개인의 선택에 대해 무작정 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의 방역 긴장감을 도가 지나치게 풀어버렸고 방역 최일선에 선 이들의 고생을 헛 것으로 돌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샤이 오미크론 양산을 막으려면 그들을 비난하기 이전에 방역 체제 재정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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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사실만을 포착하고 왜곡없이 전달하겠습니다. 김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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