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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된 임산부' 분만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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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경기 평택 지역에서 코로나에 확진된 임산부 A씨가 병상을 배정받지 못 해 경남 창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다. 13일 아침 6시반 즈음 경기 평택의 한 가정집에서 “A씨가 코로나 확진자인데 산통을 겪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A씨는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 치료 중이었는데 갑자기 산통이 시작된 것이다.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구급대가 20분만에 A씨의 집에 도착했다. 문제는 확진된 임산부의 분만을 도와줄 의료시설을 찾는 것이다. 평택소방서 구급대원들은 보건소를 통해 경기도와 서울을 넘어 충청 및 경북 지역까지 30여곳 이상의 산부인과 병원들에 확진 임산부가 수용 가능한지 확인 작업을 거쳤다. 그러나 코로나 전용 분만 시설은 태부족이었다. 그래서 병상을 배정 받지 못 했다.

 

다행히 8시 즈음 경남 창원의 경상대 병원에서 A씨를 수용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평택에서 창원까지는 300km 이상이다. 소방당국은 헬기를 이용하려 했으나 우천 등 기상 악화로 인해 불가능했다. 결국 구급차로 A씨를 창원까지 이송했고 신고 접수 6시간만인 정오 즈음 무사히 A씨를 병원으로 데려다줄 수 있었다. A씨는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다. 천만다행이었다.

 

 

코로나 3년차. 이런 상황들은 유일하지 않다. 지난 9일에는 확진 판정을 받은 임산부가 수용 가능한 병상이 없어 130km 떨어진 충남 홍성 의료원으로 이송되었다. 2월18일에는 제주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적도 있다. 또 경기 성남에서 재택 치료 중이던 임산부가 양수가 터져 병상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앰뷸런스 출산은 어렵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가 너무 오랫동안 우리의 삶을 삼켜버린 상황에서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요즘 오미크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0만명대다. 그야말로 정점을 찍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임산부 스스로 조심한다고 해서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위중증 병상 부족 문제는 3년 내내 제기되어온 이슈인데 가장 위급한 환자군이 임산부다. 그런데 평택에서 창원까지 원정 출산을 가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참담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확진된 임산부가 분만을 할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10곳 밖에 없다. 물론 코로나와 임산부 2가지 요소에 대응하려면 갖춰져야 할 인력과 인프라가 배로 까다롭다. 

 

이를테면 △산부인과 병실에서 비감염 임산부와 동선이 분리된 코로나 전담 병상이 있어야 하고 △분만이 이뤄질 음압수술실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갓난 아기를 격리한 뒤 코로나 검사를 실시할 중환자실이 있어야 하고 △이 모든 시설이 마련된 병원들은 거의 대부분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이다.

 

 

작년 12월 뒤늦게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확진 임산부 전용 응급 분만 병상을 별도로 지정하기로 했다. 확진 임산부를 위한 병상을 지정해서 이를 위중증 환자 병상에 포함하지 않고 비워두기로 한 것이다. 

 

감염병 전문가 이재갑 교수(한림대)는 2월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코로나가 주된 병이 아니라 코로나인데 분만해야 하거나, 코로나인데 심근경색이거나, 코로나인데 암이거나, 코로나인데 수술해야 하거나 하는 환자들이 부지기수로 발생한다”면서 “우리네 병원들은 이분들이 코로나 환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치료할만한 시스템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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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송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의 차현송 기자입니다. 언제나 약자들이 살기 힘든 세상임을 인지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한 자, 한 자 허투루 쓰지 않고 마침표 하나까지도 진심과 최선을 다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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