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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동네병원' N차 감염의 발원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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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1. 두 돌이 된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최근 소아과를 들렀다가 크게 당황했다. 어린 아이들보다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온 성인들이 더 많아서다. 그는 "대기실이 분리돼 있는 것도 아니고 어른인 나는 괜찮지만 말도 잘 못 하고 아픈 아이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누구 책임인가"라고 불쾌해했다. 

 

#2. 정기 검진을 위해 산부인과를 들른 B씨의 심정 역시 비슷했다고 한다. 접수를 마치고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코로나 증상을 가진 이들과 함께 기다린 경험 때문이다. 그는 " 양성인 자가검사키트를 들고 온 사람이 옆에 앉아 있는데 누가 불안하지 않을까"라며 "진료실도 같은 진료실을 쓰고 규모가 좀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러니 무서워서 병원을 다니겠냐"며 어이없어 했다. 

 

 

신속항원 검사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거세다. 일반 내원객과 코로나 확진 의심자를 무분별하게 받고 또 공간을 분리하지 않음으로 인해 오히려 N차 감염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위 사례들과 같이 대전과 인천 등 무작위로 찾아간 신속항원검사 가능 병원 7곳 모두가 그랬다. 

 

대전시의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 지정 동네병원 내 방문자 분리에 관한 지침은 전혀 없다고 한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14일부터 코로나 검사 체계를 바꿔 동네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PCR 검사 결과와 동일시 한다고 발표하면서 더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C병원 내과 전문의의 소견이다. 

 

본래 자가진단키트 양성 반응시 키트를 밀봉해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시킨 이동 동선을 따라 선별진료소에 가는 게 우선적인 지침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발표에 선별진료소의 줄이 길어져서 거기보다 가까워서 일반 동네 병원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고, 방문객 관리 지침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병원에 소아과와 산부인과 역시 포함되다 보니 반발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국은 최근 오미크론 특성에 따라 동네병의원 중심으로 전환된 코로나 검사 및 재택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중에 동네 소아과나 산부인과를 비롯해 이비인후과 중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는 병원이 늘고 있는 추세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대전의 한 의료계 관계자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일반 진료에 비해 높게 책정되다 보니 검사를 실시하는 게 더 이득이라 신속항원검사 지정 병원이 되려는 곳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동네병원에선 접수와 수납은 물론 진료 역시 기존 환자들과 제대로 분리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는 검사가 가능한 시설조차 갖추지 않는 곳도 많다는 점이다. 

 

코로나 3년차 동네병원 중심의 의료체계 등 당국의 감염병 컨트롤타워 운영 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방역 지침에 대한 정부의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지침을 바꾸는 '임기응변'식의 대응으로 인해 오히려 확진자가 더 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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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사실만을 포착하고 왜곡없이 전달하겠습니다. 김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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