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정수현 기자] 언론이 생산해내는 장애인의 이미지는 극히 제한적이다. 특히 장애인 스포츠 선수를 다룰 때에는 고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운다. 바로 ‘극복 서사’다.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이름 앞에는 늘 ‘장애 극복’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왔다. 무엇을 극복한다는 것인가? 장애 극복 서사에서 척도가 되는 것은 결국 ‘비장애인의 몸’이다. 언론은 장애를 가진 선수를 감동의 원천으로 묘사하기 위해 그들이 가진 장애에 집중하고, 대중은 그들이 ‘신체적 정상성’을 획득하려는 시도에 경의를 표한다. "지난달 18일 막을 내린 2018 평창 겨울 패럴림픽은 한편의 파노라마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저마다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장애인 선수들은 실의와 좌절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중략) 장애를 떨치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다섯 남매의 자랑스러운 모습은 큰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이 개최됐을 당시 한겨레에서 노르딕스키 이도연 선수를 묘사한 기사 본문 중 한 대목이다. 전형적인 ‘극복 서사’로서 재현되는 장애인 선수의 이미지가 여과없이 드러났다. 역경을 이겨낸 장애인 선수들이 "다른 사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겨울철 단독주택 화재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소방청과 행정안전부가 좀 더 긴장을 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는 충남 태안의 한 단독주택 화재였는데 미처 대피하지 못 한 70대 할머니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일주일 전(12월18일) 새벽 3시40분 즈음 충남 태안군 이원면에 있는 단독주택이었는데 태안소방서 소방관들이 신속하게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불길은 1시간50분만에 잡혔다. 당시 집에 있던 가족들 중 집주인 70대 후반 할아버지 A씨와 그의 아들 B씨는 무사히 집 밖으로 대피했지만 A씨의 아내 C씨는 빠르게 번지는 불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 했다. 화재 안전은 3가지가 중요한데 △화재가 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 △화재가 났을 때 바로 감지해서 전파하는 것 △신속하고 확실한 대피 등이다. 셋 다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의 구조상 예방 시스템이 허술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지 및 전파와, 대피가 생사를 가르는 관건이 된다. 그런데 말처럼 긴급한 국면에서 대피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단 불길이 번지는 속도는 생각보다 너무 빠르다. 특히 요즘처럼 건조한 겨울철이면 발화 가능성이 높고 바람까지 분다면 불길이 번지는 속도는 어마어마하
[평범한미디어 문명훈 칼럼니스트] 지난 칼럼(문명훈의 뷰 포인트⑫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걸까?)에서 저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이론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같은 언어를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예시로 들었던 단어가 '자유'였는데요. 정치인과 학자들은 사회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하지만 서로 다른 용법으로 쓰고 있습니다.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면 당연히 그 단어를 둘러싼 맥락도 달라지겠죠.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에서 '자유'의 의미는 다릅니다. 이번 글과 다음 글에서 이 개념의 서로 다른 의미를 알아볼까 합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 하면 서로 악다구니만 쓸 뿐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의 간극을 좁히기 어렵습니다. 보수의 멘토, 하이에크의 자유 ‘하이에크’(Friedrich August von Hayek)는 197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학자인데요. 그는 세계대공황 이후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주장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의 사상에 반대하며 정부의 한계를 규정하고 시장의 힘을 강조한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입니다. 자유에는 여러 의미들이 있는데요. 하이에크는 ‘타인에 의한 강제가 없는 상태’를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사실 TV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고 직접 출연할 만큼 중대한 고민이 아닐지라도 누구나 크고 작은 고민을 갖고 살아간다. 보통 사람들은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속앓이를 하겠지만 나름 용기를 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기 스토리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런 스토리들을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진지하게 풀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를 기획하게 됐다. <편집자 주> 장거리 연애에 대해 말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장거리 연애에 대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요. 왜냐면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그 관계는 불안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연애하면 무슨 일이든 얘기하고, 서운하고 속상한 게 생기면 바로 얘기하는데, 이번 애인은 그러는 걸 싫어하더라고요. 대학교 선후배로 알던 사이인데, 그렇게 서운한 걸 얘기하면 너무 지쳐하고, 제가 서운한 걸 이해를 못 하겠다고. 그러면서 나중에는 매번 이렇게 서운한 거 얘기하면 나랑 연애 못 해먹겠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제가 사과하고 그때부터는 조심하고 있지만요. 그래서 문득 이 연애를 이어 나가는 게 맞나 생각이 들었어요. 좋아하고 사랑하는 건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지난 12월25일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저자 조세희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조 작가와 '난쏘공'이 우리 문학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난쏘공은 1978년 초판 발간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하층민의 고통을 간결한 문체와 환상적 분위기로 잡아낸 명작‘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난쏘공은 '광주 대단지 사건'을 소재로 하고 '상대원공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수능이나 모의고사에도 나오는 유명한 작품이지만 조 작가는 생전에 여러 차례 난쏘공이 유효한 시대 담론으로 남아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 이상 도시 재개발로 밀려나는 하층민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고,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난쏘공에 공감하지 않는 사회가 도래했으면 하는 선배 세대의 소망이었다. 1997년 창간된 계간지 '당대비평'에서 함께 작업했던 역사비평사 정순구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당대비평 창간호가 나오던 날 나는 입으로 치익 소리를 내며 부탄가스 흡입 묘기를 선보이며 조세희 선생께 재롱을 부렸다. 그런데 세상 물정에 어둡고 매사에 진지하던 선생이 걱정스런 얼굴로, 내가 늘 젊었을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대만 유학생 故 쩡이린씨의 삶을 짓밟은 음주운전 범죄자 50대 남성 김모씨가 2심에서도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5-2부 부장판사 원정숙·이관형·최병률)는 25일 김씨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만을 바랄 뿐 그 어떤 금전적 보상이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고 △1심의 양형을 변경할만한 조건의 변화가 없고 △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도 볼 수 없다면서 김씨측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쩡씨의 부모는 "항소 기각이 되었더라도 8년형은 너무나도 적고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쩡씨의 지인들로 구성된 '쩡이린의 친구 모임'은 판결 직후 입장문을 배포하고 "(김씨가) 항소를 하는 것조차 유족들과 친구들로서는 분하고 굉장히 힘들었던 부분이었다"며 "재판부가 정확히 형을 내려주고 항소를 기각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징역 8년이 엄한 처벌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윤창호법 취지에 맞도록 양형 기준을 높여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람들이 더 이상 죽지 않도록 법원이 막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친구 모임은 여전히 법원에 할 말이
[평범한미디어 박유나 기자] 지난 17일 경기 파주시가 자살 예방을 위해 로고젝터를 설치했다. 로고젝터는 전봇대나 가로등에 설치하여 바닥에 특정 로고나 문구를 투영해 주는 장치를 말한다. 파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가 관내 자살 빈번 지역으로 지정된 곳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설치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유동인구가 많은 아파트 단지 등 2개 지역에 이미 설치를 완료했다고 한다. 문구와 이미지가 다 다른데 이를테면 파주시 보건소는 "파주시민의 건강을 지킵시다", 파주시 자살예방센터는 "지치고 힘들 때 연락주세요", 파주시 마음건강사무소는 "우리 동네 마음건강상담소" 등등 다양하다. 이미지는 10초씩 4장이 돌아가면서 자동으로 송출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음이 지친 사람들이 우연히 길거리를 지나가다 위기의 순간에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눈에 띄는 정보로 손길을 내밀고 있다. "투신자살 명소"로 악명 높은 한강 대교들에는 '생명의 다리' 컨셉으로 적혀 있는 여러 위로의 글귀들이 있다. 이런 글귀들은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자살예방 문구가 널리 알려지면서 이곳이 오히려 자살 명소로 부각되는 부작용이 있었다"면서 차라리 '자살방지난간'을 설치해서 물리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우연히 오태양 미래당 대표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봤다. “57번째 전국운영위원회(대표자회의)는 오늘도 일요일을 달렸습니다. 2017년 창당하고선 매월 한번도 거르지 않은 나름 역사와 전통을 쌓아가는 저력있는 회의. 오늘 알짜배기 안건은 <우리동네 바꾸는 주민참여조례운동 특별공모사업 안건>인데.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중략) 더불어 오늘 <미래당 평화미래위원회>가 신설되어 #한반도평화프로젝트 #아시아민주주의연대 를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일명 전운위 회의는 미래당이 우리미래 시절부터 매달 개최해온 핵심 회의체다. 29일 일요일에 비대면으로 개최된 57차 전운위 회의에서 ‘주민참여 조례운동 특별공모사업’과 ‘평화미래위원회 신설’이 안건으로 올라왔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30일 오 대표에게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대신 이성윤 미래당 서울시당 대표와 연락이 닿았다. 이 대표는 조례운동 사업에 대해 “전국에서 5개팀을 선별해서 각 동네에서 조례제정 운동을 하는 데에 비용이 드는데 그런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공모가 곧 올라갈텐데 각 지역에 있는 당원들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자동차를 경사가 있는 도로에 정차할 때는 반드시 고임목이 필요하다. 특히 중량이 있는 차량은 더더욱 필수다. 그러나 그런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7일 오전 7시 7분쯤 부산시 동래구에서 4.5톤에 달하는 거대한 트럭이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져 오면서 인근의 한 주택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당시 주택에는 담벼락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충격이 워낙 큰 탓에 담은 맥없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차라리 담벼락만 무너졌다면 다행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고는 소중한 생명까지 앗아가 버리고 말았다. 때마침 인근을 지나던 60대 여성 A씨가 그만 변을 당하고 말았다. 피해자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당시 사고 트럭의 짐칸에는 굴삭기가 실려 있었다. 트럭 자체만으로도 중량이 꽤 나가는데 위에 굴삭기까지 실려 있다면 그 무게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이런 차량이 지나가던 행인을 덮친 것이다. 정말 안타깝지만,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는 사고였다. 이렇게 중량이 무지막지하게 나가는 차량이라면 경사가 있는 도로에 차를 정차할 때 당연히 △고임목을 설치하고 △운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은 당신과 당신 애인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사람으로서 칭찬 하나 해주고 시작하고 싶어. 처음 시도하는 스킨십에 대해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고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는 점, 그리고 그것에 대해 서로 충분히 이야기하고 합의한 점, 그거 매우 칭찬할 일이거든. 원래는 그게 당연한 거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데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냥 자기 좋을 대로 밀어붙이는 인간들이 세상에 너무 많으니 말이야. 아니, 운전하다가 차선 변경할 때도 깜빡이 안 켜고 훅 들어오면 운전 개같이 한다고 욕을 바가지로 먹는데 하물며 연인간의 스킨십은 어떻겠어? 갑자기 스킨십을 하면 상대가 놀랄 수 있는 건 둘째 치고, 불쾌감을 느끼거나 ‘아무리 얘랑 나랑 사귀는 사이라도 그렇지 이건 강제추행’이라고 느낄 수도 있는 문제지. 그런데 당신 커플은 최소한 그럴 일은 없어 보여서 오랜만에 나도 좋은 마음으로 상담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스킨십 진도는 어떻게 나가나요? 연애 2주차 정도입니다. 첫 스킨십은 항상 상대방이 주도했습니다. 손잡기, 손깍지 끼기, 팔짱, 포옹까지. 다음 스킨십은 뽀뽀랑 키스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희 둘 다 연애가 처음이라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