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한국인이라면 ‘퇴계 이황’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단 천원 지폐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하다. 이황은 조선 시대 최고의 유학자이자 대학자다. 아마 고등학교에서 문과를 선택한 사람들은 그 유명한 ‘사단칠정’ 논쟁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한국은 유교 문화가 굉장히 뿌리 깊은 국가다. 유교는 한국인 정서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다. 당연히 이런 한국에서 유학을 논할 때 이황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진행이 안 된다. 그만큼 이황의 가문은 지금도 대대로 명문가로서의 품위를 지키고 살고 있다. 그런데 후손들이 이황의 위패(죽은 사람의 위를 모시는 나무 패)를 불태우는 일이 벌어졌다. 무슨 사연일까? 9월30일 이황의 후손들은 사당에서 소송 의식(위패 등을 불살라 버림)을 진행했다. 후손이 직접 선조의 위패를 불태우는 것은 유교 정서가 지배하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깊은 뜻이 있었다. 퇴계 종가는 “무려 400년 동안이나 이어진 유림 간의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서 이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400년 전이면 조선시대다. 그때부터 위패를 둘러싸고 해묵은 논쟁이 이어져왔는데 사실 유림 갈등
[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지난 3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입사원이 입사하자마자 연차 20개(20일) 있는줄 알고 자꾸 연차 쓴다'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글을 올린 A씨는 "10년 넘게 사회생활 하면서 월수금 연차 내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봤는데 신입사원이 이번주 월수금 연차를 냈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신입사원 B씨는 연차와 월차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다. 입사할 때 20개의 연차가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입사하자마자 매달 연차를 사용했다고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B씨는 A씨의 설명을 듣고 충분히 이해한 후에도 계속 연차를 사용했고 기어코 월수금 연차까지 사용했다는 것이다. 특별한 사유가 있었다면 얘기가 달라졌겠지만 A씨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연차의 사유는 단순 휴식이었다. 신입사원의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라 한 달 만근시 1개의 월차 휴가가 생긴다. 11개월 만근시 최대 11개의 월차 휴가가 발생하며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 휴가가 주어진다. 또 3년 이상 지속적으로 근무한 근로자에게는 3년차부터 2년마다 연차 휴가가 1일씩 늘어나는데 총 휴가 일수 한도는 25일이다. 그러나 모든 근로자에게 적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내가 너의 사연을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다는 것부터 이야기해둘게. 그 이유는 어이가 없어서야. 어이가 없어서. 너 영화 ‘베테랑’에서 조태오가 “나 참 어이가 없네”라고 하는 거 본 적 있어? 그래, 그 말을 내가 너에게 그대로 들려주고 싶더라. 그런데 너는 그 한 마디로 끝내야할 새끼가 아닌 것 같아서 내가 너에게 조언이나 충고나 상담이 아니라 욕을 좀 해주려고 해. 그런데 왜 다른 내담자들과는 다르게 호칭이 당신이 아니라 너냐고 할지도 모르는데 솔직히 말해서 너에게는 ‘당신’이라는 호칭조차 아까워. 그럼 우선은 욕부터 박고 시작할게. 야이 느자구없는 자식아. 이 호랭이가 열두 번 물어갈 놈아. 이게 먼 지랄이다냐? 시방 이걸 먼 자랑단지가 불났다고 쳐올리고 자빠져 있는 것이여 으이? 장난없이 진지하게 물어보는 건데 나 인생 망한 백수인데 여친이 직장 잡으라고 난리쳐서 직장은 잡았는데 너무 다니기 싫어서 잡은 직장 그만뒀거든. 근데 여친이랑 집에서 저녁 밥먹는데 내가 탕수육 먹고 싶다고 해서 여친이 탕수육 시켜줬는데 같이 탕수육이랑 볶음밥 먹다가 여친이 잘도 먹네 맛있어? 물어보길래 이래서 응 탕수육 맛있어! 하니까 한숨을 쉬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정채연 위원장(청년정의당 대표 직무대행 겸 정신건강위원회)은 정당 활동가로서 당내에 심리상담 창구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그 지점에서 출발했다. 처음에 입당했을 때는 활동가들이 소진되어가는 문제에 주목했다. 나도 활동가니까. 그것 때문에 당에 심리상담 창구가 있었으면 싶어서 출발했다. 그리고 내가 현장에서 (임상심리사로서) 정신장애를 바라보는 실태를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는 정당이자 정치조직인데 왜 정신장애 문제를 전담하는 조직이 하나도 없지? 그런 생각을 했다. 부문위원회는 특별위원회와 달리 지도부와 상관없이 계속 이어진다. 노동, 여성, 장애인처럼. 그래서 청년정의당에서 시작해보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렇게 2021년 4월 한국 정당 역사상 최초로 정신건강 조직이 탄생했다. 청년정의당 정신건강위원회인데 정채연 위원장은 그 당시 출범 메시지로 “흔히 정신건강, 정신질환을 이야기하면 심각한 상황만을 떠올리며 자신과 선을 긋는다”며 “누구나 아플 수 있지만 누구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 하는 이 사회, 자신과 다른 이를 쉽게 배척하고 재단하는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간명하게 압축하면 정 위원장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노동자의 '직업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중대재해 수사를 지원하는 '직업병안심센터'가 지난 1일 처음으로 문을 연 가운데 시기가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사각지대에 대한 논란이 거세진 시점에서 센터 하나로 뒷북 대응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양대병원(서울 직업병안심센터 운영기관)에서 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 센터는 노동자가 직업병이 의심돼 병원을 찾았을 때 병이 실제로 업무 때문에 발생했는지 신속히 확인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고 후속 조치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특히 센터는 급성 중독 등 중대재해법 시행령에 명시된 24개 질병 환자가 발생하면 즉각 당국에 보고하게 된다. 당국이 수사에 나서는 경우 질병이 업무에서 기인했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인데 향후 중부권(인천·경기·강원),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지역에서 추가로 문을 열 계획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시기가 너무 늦었다. 무엇보다 중대재해법 논란을 의식한 주먹구구식 대책이 아니느냐는 비판이다. 대전 소재 A 중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작년 실시된 UN 행복도 조사에 따르면 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들의 행복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나라들은 부패인식지수도 매우 낮다. 공통점이 있다. 이들 국가는 전부 정당명부식 100%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선거제도개혁연대(선개련) 김찬휘 공동대표(녹색당 공동대표)는 8일 14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선거제도개혁연대 출범식 및 간담회>에 참석해 “물론 한 나라 국민의 행복도가 선거제도와만 직결된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고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정치구조 속에서 잘 실현돼서 논의된다는 것도 행복의 중요한 한 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발제자로 나섰고 발제문의 타이틀을 “선거제도 개혁은 행복한 국가의 시작”이라고 명명했다. 선개련의 전신 ‘비례민주주의연대’는 2016년 3월에 출범했고 2018년 지방선거 이후 2020년 총선 전까지 여러 단체들을 끌어모아 ‘정치개혁공동행동’을 구성하는 등 선거제도 개혁의 선두에 있었다. 하승수 전 공동대표를 필두로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였는데 당시 세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1일 늦은 밤 22시반 즈음. 깡쥐(암컷 고양이 이름)를 데리고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24시간 응급 동물병원으로 갔다. 깡쥐는 그날 오전부터 다섯 차례나 구토를 했다. 거품끼가 살짝 있는 토사물이었고 물만 먹고 그랬던지라 심각한 상황이었다. 요즘 계속 기운이 없어 보였는데 3일 전 중성화수술을 위해 안정제를 투여받은 것의 후유증이었다. 깡쥐는 하복부에 지방이 많고 자궁이 너무 작아 결국 중성화수술을 하지 못 했고 복강경만 해버린채로 그냥 돌아왔다. 6개월차 집사로서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었다. 수의사 A씨가 인증해준 “돼냥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먹고 다이어트 사료를 줬는데 그게 입에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깡쥐는 그날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멀쩡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구토를 했다. 네이버와 유튜브로 검색을 해보니 잦은 구토 증세는 위험한 신호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래서 너무 걱정스러웠고 부랴부랴 심야임에도 동물병원으로 향한 것이었다. 결론적으로는 다이어트 사료가 문제였다. 기존 사료와 5대 5로 맞춰줬는데 응급 동물병원 수의사 B씨는 “9대 1로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가라”고 조언했다. 구토를 막아주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전남 여수에서 차량이 바다에 빠져 운전자와 동승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저녁 9시29분쯤 여수시 경도의 모 골프장 소속 직원 2명이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직장 동료는 곧바로 여수해양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해경은 접수 직후 바로 긴급 수색을 실시하여 선착장 일대를 꼼꼼히 살피고 해당 장소 곳곳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19일 새벽 1시 즈음 2명이 탄 차량이 선착장 슬립웨이에서 추락하는 것을 포착했다. 뒤이어 인근 해역에 인력을 파견해 샅샅이 수색했다. 하지만 바다 수색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1차 수색 이후 해경은 국동항과 신월 해상 구간으로 범위를 넓히고 어군탐지기까지 동원하여 수색 작전을 지속했다. 마침내 21일 오전 10시30분쯤 실종 차량을 발견하게 됐다. 해당 차량은 곧바로 인양되었으나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운전자 A씨(28)와 동승자 B씨(26)는 안타깝게도 숨진 상태였다. 해경은 아직까지 차량이 왜 바다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차량이 차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대전에 살고 있는 40대 여성 A씨는 새내기 집사로서 최근 고양이를 기를 수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모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았고 그곳에서 만난 B실장에게 “고양이가 되는 집으로 알아봐달라”고 신신당부했다. B실장은 마침 고양이를 기를 수 있는 매물이 있다면서 소개해줬고 A씨는 흔쾌히 계약서에 서명했다. A씨는 지난 1월 이사를 마쳤고 반려고양이 ‘나비’와 함께 두 달 넘게 문제없이 살았는데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건물주 C씨가 A씨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 “고양이 소음으로 민원이 들어왔다. 여기서 고양이 키우시면 안 된다. 왜 그걸 몰랐느냐”고 한 것이다. A씨는 “고양이가 되는 것을 제1의 조건으로 알고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고 받아쳤으나 소용없는 일이었다. 황당한 A씨는 B실장에게 연락을 취해 “고양이가 된다고 해서 이사를 했는데 건물주가 전혀 모른다고 했고 고양이는 아예 안 된다고 하더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B실장은 되려 “(C씨가) 강아지는 안 되지만 고양이는 피해만 안 주면 된다고 했는데 정말인가”라며 “고양이가 밤마다 울고 주변에 피해줘서 항의 들어왔나보다. 다른 입주자들의 생활에 방해가 되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독고다이 인생 기획 인터뷰 세 번째 주인공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슴 깊이 품고 있는 민철식씨다. 지난 2월15일 바람이 거세게 부는 18시 즈음 서울 관악구 신림의 한 카페에서 철식씨를 만났다.철식씨는 은평에서 신림까지 한 걸음에 와주셨다. 철식씨는 정치사회 문제에 정말 관심이 많다. 전화로 약속을 잡을 때도 그렇고 오프라인으로 처음 만날 때도 철식씨는 다짜고짜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철식씨는 한 때 진보정당에 몸 담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대한민국 진보정치에 불만이 많다. 실망감이 크다고 했다. 사실 운동권이라는 것이 1990년대까지는 있었지만 민주화가 자리잡은 이후부터는 대학가 등지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만 그나마 명맥을 간신히 잇는 정도다. 철식씨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무리 빌어먹고 살더라도 운동권을 왜 하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독고다이 인터뷰는 정치 토크를 하는 자리가 아니지만 개인의 정치 경력을 다룰 수는 있다. 철식씨의 정치 경력에 대해서는 뒷부분에서 다시 다루기로 하고 먼저 현재 주로 하고 있는 일이 무었인지 물었다. 주로 프리터(정규 직업보다는 아르바이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