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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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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10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의 길을 걸어왔고, 파란만장한 경험들을 쌓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생생한 삶의 기록을 기대해주세요. 아주 디테일한 인생 고백을 만나보세요.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2024년도 4분의 1이 지나갔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산전수전(山戰水戰)도 벌써 10번째인데 이번에는 대학원에서 연구하고 있는 주제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독자들도 잘 알고 있겠지만 나는 법학(석박사 통합과정)과 호텔관광경영학(박사과정)을 이중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다.

 

 

법학의 세부 전공은 지적재산권법이다. 특허권(특허법), 실용신안권(실용신안법), 상표권(상표법), 디자인권(디자인보호법)을 총칭하는 개념이 지적재산권인데 관련 법규에 따라 보호되고 있다. 헌법 22조 2항에 따르면 “저작자, 발명가, 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이에 근거해서 지적재산권법이 제정됐다. 내가 연구하고 있는 것은 저작권법인데, 생성형 AI를 통해 창작된 2차 저작물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해줄 수 있는지 그 여부를 탐구하고 있다. 나아가 AI의 저작인격권이 가능한 것인지 세계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얼마전 전남 여수에서 개최될 박람회 주제곡을 공모전으로 선정한 적이 있는데 AI로 만들어진 곡이 1등을 차지했다. 심사위원이었던 김형석 작곡가는 “제법 수작이라 놀랐다”면서도 AI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고백했다.

 

엊그제 모 기관의 의뢰로 작곡 공모 심사를 했다. 1위로 뽑힌 곡이 제법 수작이었다. 그런데 오늘 주최측으로부터 AI를 사용해서 텍스트만 치고 만들어진 곡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걸 상을 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리고 이제 난 뭐먹고 살아야 되나. 허허.

 

솔직히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성형 AI 창작물에 대한 법적 판단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론화 과정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같은 경우 텍스트만 작가가 쓰고 AI로 그림을 그린 웹툰 작품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관련 법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AI의 저작권을 섣불리 인정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법학에서는 AI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 호텔관광경영학에서는 메타버스를 다루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이었던 코로나 시국 때 아무래도 사람들이 집 밖에 못 나가는 만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었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사회적 관심도가 줄어든 것 같다. 업계 연구자들의 연구 동향을 살펴봐도 메타버스란 키워드가 사그라들었다. 그래서 요즘 메타버스와 AI 등 신기술에 대한 연구 주제만 고집하지 말고 새로운 주제를 탐색해야 하나 고민이 많다.

 

대학원생으로서 적합한 연구 주제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금방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당대 사회적 이슈와 트렌드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에 뉴스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연구 주제도 매번 수시로 바뀌기 마련이다. 논문을 쓰기 위해 수많은 자료를 탐독하고 머리를 쥐어싸매야 한다. 이러한 고통을 참고 견뎌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강단에 선 선배 연구자들을 보면 존경심이 든다.

 

나는 법학과 관광학 2개 학문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연구를 해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스스로 판단해봤을 때 두 학문 분야에 대한 견문이 깊지 않고 아직 확신도 없다. 무엇보다 두 학문을 융합해서 연구를 진행한 선례가 없기에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주변에서도 굳이 왜 법학과 관광학을 융합해야 하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만큼 내가 증명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그렇지만 내게는 둘 다 잘 맞고 흥미로운 학문이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라고 해서 길이 없는 게 아니다. 있는 길이지만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그래도 나는 돌아가지 않고 직접 돌파해보려고 한다.

 

무엇이든 처음에는 막막하다. 누군가 가본 길을 만들어내면 다른 사람들이 그 길을 편히 걸어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열심히 개척해볼 것이다. 좀 오버해서 표현해보면 진짜 대항해 시대를 살아간 콜럼버스와도 같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도전 정신과 개척 정신을 잃지 않고 앞으로 직진하겠다. 해병대 부사관으로 군복무를 마쳤는데 그때도 도전 정신으로 버텨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할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원하지 않은 일을 남들이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따라 하지 말고, 때로는 과감하게 도전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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