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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의당은 민주당의 ‘달콤한 유혹’ 뿌리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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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민주연합) 추진단을 구성했으며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세 정당은 13일 연석회의를 열고 민주연합 전선에 “녹색정의당이 조속히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녹색정의당 내부에서는 민주당발 비례 위성정당 테이블에 들어가면 “진보 정치의 파멸을 가져올 뿐”이라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녹색당계는 거부쪽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녹색정의당 김준우 공동대표는 정의당 비대위원장이었을 때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준연동형을 유지하면서 다른 제안을 한다면 정의당에선 충분히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메시지를 낸 만큼 단호히 거절하지 못 하고 공식적으로 논의해보겠다는 뉘앙스가 읽혀지고 있다. 다만 김 대표는 “민주당과 비례 명부를 공유하는 방식은 쉽지 않다”고 단서를 달았다. 불가가 아니라 쉽지 않다? 더구나 녹색정의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배진교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으며 민주당발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것에 부정적인 당내 여론을 꼬집었다. 전태일재단 한석호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서 “녹색정의당의 정의당은 위성정당 불참을 시급히 결정해야 한다. 당원 투표 운운하며 결정을 미루지 마라. 정의당은 그 투표를 놓고 아수라장이 벌어질 것”이라고 충고했다.

 

녹색정의당 독자적으로는 정당 득표율 3%를 넘기지 못 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이 없으면 지역구 1석도 건지지 못 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감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우선해서 살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녹색당에 대한 신의다. 정의당이 녹색당을 설득해서 녹색정의당 전략을 채택했다. 그 과정에서 녹색당은 내부 논란까지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함께하게 된 녹색당이다. 정의당이 위성정당에 참여하면 녹색당은 철수할 수밖에 없다. 예의가 아니다.

 

녹색정의당은 민주당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8일 15시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에 정의당의 당권을 맡고 있는 김준우 변호사의 정치력을 볼 수 있는 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입장에서는 (내부 홍역을 감수하고 선거연합정당이라는) 텐트를 열었다. 근데 거기 들어온 당이 녹색당 밖에 없었다. 지금 이 텐트를 가지고는 살아남을 길이 없다. 독자적으로 지역구에서 살아남을 녹색정의당 후보들도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심상정도 어렵다. 그래서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면 민주당에 접고 들어와서 그 안에서 자기 영역을 넓히거나 아니면 어떻게든 거부하고 버텨야 하는데...

 

항상 어려웠지만 녹색정의당이 처한 환경이 녹록치 않다. 이번에는 정말 원외정당이 될 수도 있다. 원외정당이라는 가시밭길을 감수하더라도 민주당의 위성정당 제안을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지만 김 대표나 배 의원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정의당계 인물들이 있다. 녹색당 전국위원회는 9일 일찌감치 “소수정당을 대상으로 의석을 거래하는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입장을 냈다.

 

녹색당 전국위는 녹색정의당에 요청한다. 녹색정의당은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참여를 단호히 거부하며 거대 양당의 폭거에 함께 저항하고 역사 앞에 떳떳하게 설 것을 천명하라. 이것이 진정 독자적 진보정치의 원칙을 지키는 길이고, 이것이 진보정당인 우리가 살 길이다.

 

한 총장도 녹색정의당이 단호히 거부하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재차 환기했다.

 

확신한다. 녹색정의당은 위성정당에 불참한다. 그것을 전제로 얘기한다. 정의당이 위성정당에 참여하면 녹색당은 철수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앞뒤 옆에서 조종하고 진보당, 새진보연합, 연합정치시민회의가 같은 편인 위성정당의 비례 순번과 지역구 단일화 협상에 들어간다.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된다. 참담한 수모와 악몽의 연속이다. 그래도 위성정당 참여를 철회할 수 없다. 위성정당 참여를 철회하는 순간 정의당은 녹색당을 배신한 양아치 낙인에다가 민주당에 뒤통수 맞는 바보 낙인까지 뒤집어쓴다. 그래서 민주당이 비례 2석에 지역구 2곳 단일화(그것도 여론조사 통한 단일화)를 하자면서 옛다 먹고 닥쳐라고 나와도 뛰쳐나올 수 없다. 그게 지금까지의 민주당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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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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