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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피해자들’의 손을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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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도움되실지 모르겠지만 지인들께 요청드리고 있네요.”

 

음주운전 피해자 안선희씨의 동생 안승희씨가 지난 15일 ‘음주운전 피해 시민모임’ 단톡방에서 故 쩡이린씨의 친구 최진씨의 메시지에 답을 했다. 최씨는 지난 세밑 쩡씨 가해자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을 두고 다급해졌다.

 

 

쩡씨 사연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알려온 박선규씨는, 헌법재판소가 음주운전 투아웃제에 위헌 판정을 내린 것이 쩡씨 가해자 김모씨의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부각해서 다시 한 번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을 올렸다.

 

음주운전은 예비 살인행위이고 그 위험성과 해악성이 수차례 보도되었으며 재범이라면 더 강력하게 처벌해야하는 것이 상식에 맞다는 데에 모두들 동의하실 것이다. 그런데도 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운전자가 윤창호법이 위헌 결정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감형을 받는다면 이는 저희가 가진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부디 이린이를 차로 치어 그 자리에서 숨지게 한 반복적으로 음주운전을 저질러온 운전자가, 자신의 말대로 그 죗값을 치르도록 마음을 보태달라. 부디 이린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 그래서 이 비극적인 사건이 내 가족에게, 내 친구에게, 내 연인에게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린이의 사건이 음주운전에 대한 대한민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도록 도와달라.

 

동시에 친구들은 오는 3월10일 열리게 될 파기환송심 공판(10시2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22호 법정) 재판장에게 제출될 탄원서를 모집하고 있다.

 

 

선희씨에게 중대한 상해를 입힌 20대 남성 헬스트레이너 손모씨는 최근 2심 결과 1심에 비해 무거운 징역 2년5개월을 선고받았다.

 

승희씨는 “저희 피고인은 오늘 상고 포기서를 제출했다”고 알렸다.

 

선희씨의 피해자 대리를 맡고 있는 문아라 변호사(법무법인 대율)는 당초 손씨측이 1년6개월을 선고한 1심에 불복해 항소를 한 만큼 당연히 상고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손씨는 상고를 포기했다.

 

문 변호사는 평범한미디어에 “이유는 알 수 없긴한데 상고 이유가 없을 것 같았는지 그냥 형량 채우고 마무리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 대선이 2주 남은 상황에서 음주운전 피해자들의 사연은 주목을 받기 어렵다. 작년 11월 승희씨가 주도해서 윤창호법 보완 입법에 나섰을 때도 언론의 큰 관심을 받지 못 했다. 그래서 평범한미디어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음주운전 피해자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리려고 한다.

 

故 윤창호씨의 친구 이영광씨는 음주운전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피해자들이 겪게 될 막막함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언론 대응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저희도 할 수 있었던 게 인터뷰 많이 하고 여기 저기 찾아다니고 그리고 무슨 생각을 했냐면 진짜 가족이나 가까운 사이에 발벗고 나설 사람이 없으면 어디에 기대야 하느냐.

 

 

2020년 9월 ‘햄버거집 낮술 운전 사건’으로 6세 아들을 잃게 된 김주영씨는 피해자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라도 해야(단톡방 개설 등 연대 활동) 피해자들끼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말 이런 게 있었으면 했다. 영광씨나 선규씨나 변호사님(정경일 변호사), 기자님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가족들은 겁이 난다. 알지도 못 하고 그래서 이렇게 뭉쳐주면 힘이 난다. 오늘 부산에서 올라오시고 다들 시간을 내서 와주셨는데 나는 조그맣게 꼭 재단까지 아니더라도 사이트나 카페 같은 것을 통해서 시간 됐을 때 법원에 같이 가주고 (또 다른 음주운전 피해자들을 위해) 우리는 이렇게 대응했다고 안심을 시켜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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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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