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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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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다음주 월요일(11일)까지이긴 한데 톡톡 튀는 전시회가 있어서 알리고 싶었다. 지난 9월26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뚝섬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행갈까요> 전시회에 다녀왔다. 3월5일부터 오는 10월11일까지인데 아직 기간이 남았으니 꼭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뚝섬미술관으로부터 그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는데 관련 기사를 쓰고 싶었다. 왜? 이 전시를 보는 내내 잠시라도 코로나 시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순 리뷰라기 보다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

 

 

우선 데스크에서 티켓팅을 하면 여권과 비행기 티켓을 준다. 대한민국의 ‘여행부장관’이 보증하는 것이고 나는 ‘뚝섬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바로 비행기 내부처럼 꾸며진 공간이 나온다. 어떤 좌석에는 캐리어가 놓여 있다. 여행 분위기를 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사실 해외로 안 나가고 제주도만 가더라도 시작은 비행기부터다. 비행기에 막 탑승했을 때의 설레임이 여행의 첫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그 기분이 들도록 해줬던 것 같다.

 

전시장으로 들어가보면 작가들의 사진, 그림, 영상들이 나열돼 있다. 전시의 대부분은 이런 사진, 그림, 영상들을 보는 것이고 작가들의 여행에 대한 글을 읽어보는 것이 핵심이다. 중간 중간 포토존이 있어서 사진은 무한대로 건질 수 있다. 바닥에 모래를 깔아놓은 것 같진 않지만 사이판, 피지, 발리와 같은 푸른빛 해변에 온 기분이 든다. 적절한 배경음악과 조명 등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여행에 대한 사색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작가들이 생각하는 여행은 대부분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 주를 이뤘다.

 

여행에 대해 황다연 작가는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장소에서 즐거움을 얻고 그 에너지를 발판삼아 일상이 다시금 소중하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했고, 전혜수 작가는 “잠시나마 현재의 모든 상황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를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며 후에 지친 일상 속에서도 삶의 활력소가 되어준다고 생각한다”고 묘사했다.

 

수정필름 작가는 “어쩌면 여행은 우리가 알지 못 하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안내문이지 않을까”라고 정의했다.

 

 

일상은 적응의 결과물이다.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그 일상에 파묻히게 되고 나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 여행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나 자신에 대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선화 작가는 “여행이란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일상을 떠나 여행을 하는 순간, 고민은 잠시 내려놓고 생각과 감정들을 온전히 느껴본다”며 “그곳의 날씨, 바람결, 맛있게 먹었던 음식의 맛과 향, 여행지에서 스친 수많은 얼굴들, 사진 같은 장면들에 그곳만의 필터가 입혀지고 나의 오감이 더해져 더욱더 생생하게 매순간을 느끼면서 온전한 나를 인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여행에 대한 자기 견해와 함께 바로 아래 작품 설명을 해놓았는데 크게 와닿지는 않았고 ‘여행에 대한 견해’를 보며 깊게 사색해보는 것이 더 좋았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이선화 작가의 그림 수첩이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고 촬영해서 디지털 형태로 보관하는데 이 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스티커도 붙이고 종이를 오리고 찢어 붙이기도 하고 도장도 찍으면서 동심으로 돌아간 듯 재밌게 작업을 한다”고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림 수첩을 보며 자신이 갔던 여행을 추억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이 작가는 “각종 티켓, 과일 스티커, 숙소에 비치되어 있는 차와 커피, 설탕같이 흔한 것들도 관심을 두고 기록으로 남기면 재밌고 특별한 소재가 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옹다 작가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여행은 자유다.

 

“(여행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을 수 있는 자유로운 순간이다. 일, 돈,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완전한 자유. 내가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결정할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여행이다.”

 

 

아 그리고 전시 후반부에 갑분싸 기후위기 문제로 인해 유명 여행지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최측의 메시지가 막 나오는데 그렇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너무 갑작스러웠고 예상이 되지도 않았다. 환경운동에 대한 전시를 보러 온 것이 아니었는데 여행객이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캠페인을 급 전개시켰던 것 같기 때문이다. 

프로필 사진
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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