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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세척기’ 돌려놓고 외출하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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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9월29일 오전 10시 즈음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에 위치한 15층짜리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났다. 화재는 금방 진압됐지만 주민 7명이 급하게 대피했고 자칫하면 작지 않은 재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불이 난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불이 났을까?

 

바로 식기세척기 때문이었다.

 

광주동부소방서는 집주인이 식기세척기를 작동시켜놓고 외출하는 동안 불이 났고 부엌 공간의 상당 부분(10평 33제곱미터)이 그을렸다고 밝혔다. 재산피해액은 대략 1000만원이다.

 

 

사실 식기세척기발 화재는 꽤 빈번히 발생했다. 최근 사례만 봐도 △6월1일 인천 남동구의 모 음식점 주방 △7월25일 서울 중랑구의 모 다가구주택 △8월9일 서울 양천구의 모 아파트 △9월7일 서울 노원구의 모 주공아파트 등이 있다. 전부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식기세척기만 작동되다 화재가 난 경우였다.

 

양천구 사례는 ‘송풍 모듈’에서 과열 현상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었다. 대부분의 전자제품들이 에너지를 축적해서 열을 내는데 왜 유독 식기세척기에서 자주 화재가 날까?

 

네이버 블로거 식기세척기닥터(comax212)는 지난 4월1일 게시물(관련 게시물)을 올리고 “식기세척기의 기본 원리는 85도 전후까지 뜨거운 물과 수압을 이용해서 그릇에 이물과 기름기를 제거하는 기계”라며 “식기세척기 부품들이 기본적인 수온 상태를 제어하지 못 한다면 수온이 끓는 점까지 올라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이 기계 내부에서 끓는다면 부품들이 고장났다고 판단해도 된다”며 “식기세척기 내부에 많은 부품들이 있지만 작은 센서 하나만 고장이 나더라도 기계를 사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헤어드라이기(관련 기사)도 그렇겠지만 식기세척기의 경우 순간적인 고온과 수압이 만나 과열되기 쉽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래서 너무 오래 사용하지 말고 잘 관리해야겠지만 사실 식기세척기 뿐만이 아니다. 냉장고나 공기청정기 등 상시 작동이 필요한 제품 외에 주방 제품들을 작동시켜놓고 집을 비우는 행위 자체를 조심해야 한다. 

 

하이라이트나 인덕션 또는 가스레인지 등을 가동시켜놓고 외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가스레인지에 숭늉을 놔두고 그대로 외출했던 사례(관련 기사)가 있는데 이번 식기세척기 문제와 비교해서 숙지를 해두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식기세척기는 식기 세척을 마치면 알아서 작동을 멈추겠지만 그 시간 동안에도 과열에 따른 화재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만 주의해야 한다는 식으로 기사를 맺으면 안 될 것 같다. 제조업체들도 안전성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제조해야 한다. 근래 법원에서 식기세척기 화재에 대한 제조업체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2019년 3월에는 식기세척기를 작동시키지 않고 전기 코드만 꽂아놓은 채로 놔뒀음에도 불이 난 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 박강민 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6단독)는 “비록 제품 안내서에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전원을 차단하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지만 화재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추상적 안내일 뿐“이라며 “사용자가 11일간 전원을 켜둔채 방치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용자의 부주의에 따른 잘못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관련 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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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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