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숨막히는 적막 속 ‘스몰토크’ 기술

배너
배너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누구나 살다보면 처음 보는 사람과 만나 대화해야 할 일에 직면하게 된다. 파워E가 아닌 이상 상투적인 질문들은 금방 떨어지기 마련이고 어색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스몰토크를 잘 하는 방법은 없을까? 유튜브 채널 <희렌최널>을 운영하는 최영선씨는 자칫 상투적인 질문만 계속 던졌다간 “점심 드셨나요? 아까 먹었다고 말했는데... 상대가 파워T라면 더 어색해진다”고 말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센스있게 말을 꺼내는 핵심 원리”가 있다. 최씨는 “내가 아닌 상대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만들자. 우리가 대화를 하는 이유, 스몰토크를 하는 이유 교류와 교감”이라며 “이 2가지가 되지 않는 대화의 원인은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상대가 나누고 싶지 않은 대화 주제를 잡거나, 내 말만 하는 것. 대표적인 교류와 교감 실패의 원인이다. 그래서 어색한 사이, 할 말이 없을 때 적막이 흐르는 상황에서 센스있는 인상을 주려면 내가 아닌 상대에게 포커스를 맞춘 대화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우리의 심리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함께 했을 때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대우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따라서 대화 중 상대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면 호감을 살 확률이 높아진다. 핵심은 상대가 신나서 말할 수 있게 만드는 대화로 리드하는 것이다. 어색하다고 내가 계속 말하면 시간을 떼울 순 있어도 교감을 통한 진정한 대화는 어려워질 수 있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상대가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느냐다. 최씨는 3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①자랑하게 만들기

②공통점 언급

③상대의 말 인용

 

먼저 상대의 장점을 자랑하게 만들어야 한다. 최씨는 “스펙, 외모, 직업, 매출 등 누구나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들이 하나쯤 있다”고 전제했다. 허나 “대화 주제를 잘못 잡으면 어색해지고, 질문의 의도를 오해해서 더 민망해지거나, 상대가 오픈 안 하고 싶어할 수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그래서 “상대가 자랑하고 싶어하는 것들 중 소소한 걸 공략해야 한다”는 게 키포인트다. 예컨대 처음 봤거나 한 두 번 마주친 상대와 같이 한 공간에 있는 상황이라면 “이미 오픈한 것들, 눈에 보이는 것들 중에서 찾아서 거론”하면 좋다. 최씨는 “이미 상대가 공개한 것이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나의 평가를 빼고 단순히 눈으로 본 것만 거론해주는 거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신발이 누가 봐도 새것 같아 보이고 독특하다면 “우와 신발 예쁘고 멋지네요”라는 말을 해도 나쁘진 않지만 “새로 산 신발 같은데 어디서 사셨어요”라고 물어보면 된다. 다만 최씨는 “나의 감상을 뺀 것이기 때문 말투와 표정을 긍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짚었다. 객관적인 멘트이기 때문에 자칫 무표정으로 던졌다간 부정적인 뉘앙스로 읽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공통점을 언급하는 것인데 호감을 얻고 싶은 상대에게 사용하면 좋다. 공통점의 유형이 많을텐데 성격, 취향, 관심사 등이 있다. 여기서 가장 좋은 것은 취향과 관심사다. 최씨는 “누군가 요새 와인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면 나도 관심이 좀 있어서 알아보고 싶은데 잘 몰라서요.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이렇게 말하면 된다”고 예시를 들었다.

 

겹치는 관심사나 취향을 물어보면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웃음 못 참는다고 했는데 웃고 싶을 때 어떻게 참아요? 이렇게 공통점을 어필하며 비슷한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다.

 

다만 최씨는 “여기서 포인트는 어색한 사이일수록 억지스럽게 하면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니까 상대가 “왜 자꾸 엮지?” 이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시도해야 한다. 그래서 최씨는 “성격보단 관심사로 교집합을 만드는 것이 좋다”며 “성격을 억지로 그런 척 하면 나중에 들통이 나는데 관심사는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알아보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상대의 말을 인용하는 것인데 많이들 어설프게 알고 있는 부분이다. 주로 여성과 대화하는 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인데 뒷말을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최씨는 단순히 그런 차원을 넘어 상대가 말해준 정보를 “절호의 찬스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잘 듣고 있다는 어필도 할 수 있고, 영리해보이는 장점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다.

 

아까 민트초코가 세상을 구한다고 하셔서 생각나는데 이 근처에 민트초코 빙수 끝내주는 데 있어요.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상대의 말 인용을 잘 하긴 했는데 더 레벌업시켜서 “열린 질문”을 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예 아니오 말고 다양한 대답이 나오는 질문이 열린 질문이다. 예를 들어 이 근처 민트초코 빙수 맛있게 잘 하는 곳 있는데 혹시 어떤 스타일 빙수 좋아해요? 이러면 민트초코 빙수처럼 달달한 빙수 좋아하죠. 이렇게 열린 질문을 하면 대화의 다음 주제를 끄집어낼 수 있다.

 

유튜브 채널 <공여사들>을 운영하고 있는 김과장 역시 “(상대의 말 중에) 포인트가 될만한 것들을 짚어서 돌려주기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누군가 재테크로 주식이나 부동산이 아닌 유튜브를 한다고 했다면 그때 유튜브로 재테크요? 얼마나 벌어요? 구독자는요? 상대가 디테일한 주제를 꺼냈다면 그걸 정확히 들었다는 신호로 A라고 말했고 B라고 말했고 C라고 들었는데 D얘기도 잘 아나요? 그렇게 할 수 있다.

 

김과장은 Ⓐ곧 죽어도 디테일 Ⓑ우리 말고 내 경험 Ⓒ들으면 뱉는다 등 3가지 방식을 제시하며 ‘스몰토크 잘 하는 법’을 설파했다. 디테일의 경우 점심 때 나가서 뭐 먹었냐는 질문을 들었다고 가정했을 때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매운 짬봉집 생겨서 동기들과 갔다왔다”고 구체적으로 답변하면 상대에게 공들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누구나 겪었을 법한 우리의 경험이 아닌 나의 경험으로 새롭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좋은 대화법이라고 팁을 줬다.

 

우리 얘기는 날 포함 모든 사람들의 얘기이자 새로울 게 없다. 흥미롭지 않다. 초등학교 어디 나왔고, 중학교 어디 나왔고, 고등학교 어디 나와서 대학교 갔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보자. 이런 얘기는 너무 뻔하다. 내가 겪은 나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책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집필한 정문정 작가도 “상대에게 식사하셨어요? 단순하게 말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며 “상대가 최대한 길고 자세하게 말할 수 있도록 포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최씨가 교감을 위한 상대의 말하기 유도에 원칙을 뒀는데 이와 일맥상통하는 코멘트다. 정 작가는 “상대가 짧게 말하더라도 그 질문에서 시작돼서 다시 커지는 질문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열린 질문을 하면 나는 이렇게 느꼈는데 어떻게 느꼈는지 자연스럽게 해보면 상대가 짧게 답변을 하더라도 말을 많이 할수록 열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오늘 날씨 좀 습하지 않나요? 맞아요. 저는 오늘 옷차림 뭐 입어야 할지 당황스럽더라구요. 맞아요. 요즘 같은 날씨에~~~ 이렇게 선순환으로 대화가 오갈 수 있다.

 

그런데 열린 질문법에 대해서 한 네티즌이 “이런 내용을 잘못 배운 사람이 질문 많이 하면 뭘 저런 걸 물어보지? 흐름이 왜 저기로 튀지?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래서 상대가 부담 느끼지 않게, 캐묻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인식하고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 다짜고짜 이론만 외워서 실전에 무작정 적용하려다가 화를 당할 수도 있다. 꼭 유의하자.

프로필 사진
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