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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습관에도 ‘3심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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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돈이 무한대로 많은 부자가 아니라면 소비를 할 때도 나름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재판의 3심제가 있듯이 소비에도 3심제가 있다. 머니트레이너 김경필 대표는 6월28일 방송된 MBN <고딩엄빠3>에 출연해서 “결제도 3심제가 필요하다. 이제부터 뭔가를 결정하기 전에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3가지만 본인한테 물어보고 결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김 대표는 “1심은 정말 필요한 것인가. 이걸 본인한테 물어봐야 한다”며 “뭐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겠는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있으면 좋은 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없으면 안 되는 게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없으면 안 되는 것을 고민해보는 소비습관이 정말 중요하다. 사실 요즘 AI 기반 광고가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곳곳에 침투해 있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말할 것도 없고 뭐만 하면 소비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아이템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과잉 소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1심의 원칙을 습관화해야 한다.

 

2심은 “이번달에 예산이 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갖고 있는 돈의 총량이 기준이 아니다. 총량에 미치지 않으니까 결제를 해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본인이 설정한 이번달 사용 예산의 범위 내에서 감당 가능할 때 결제를 하는 것이다. 범위 안에 들어오더라도 해당 아이템을 구입함으로써 포기하게 되는 기회비용도 고려해봐야 한다.

 

마지막 3심은 이런 거다. 김 대표는 “1심과 2심까지 통과했다면 마지막 3심인데 혹시 대체할 수 있는 게 없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면서 “사실은 있다고 판단되면 참아야 한다. 꼭 좀 명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의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이인철 변호사(법무법인 리)는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며 “우리가 재판 끝난 다음에 재심을 할 수가 있다. 이미 산 물건도 필요없으면 환불을 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그러니까 사전에 환불 가능한지 체크를 해보고 사야 한다.

 

 

김 대표가 소개한 소비의 3심제 원칙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팁이긴 한데 이날 <고딩엄빠3>에서 다뤄진 사연의 주인공 김나라씨가 갖고 있는 과한 소비습관을 고치기 위한 용도였다. 나라씨는 스무살에 아들 은호(생후 36개월)를 낳아 홀로 키우고 있는 23세 여성인데 월 수입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소비를 하고 있었다. 나라씨는 현재 식당에서 서빙 알바를 하며 약 40만원을 받고 있으며 여기에 육아수당 60만원과 기초생활수급비 109만원까지 월 수입이 210만원 가량이다. 그런데 어린이집 등원과 식당 출근 등 어딜 가든 맨날 지각하기 때문에 택시비로만 월 20만원 이상을 쓰고 있다. 차 타고 2분 거리인데 늦어서 택시를 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나라씨는 은호가 하원하면 옷 가게로 데려가서 아동복 쇼핑을 하는데 한 번에 3~40만원씩 쓸 때도 있다.

 

아기 옷 사는 게 나한테는 힐링의 시간이어서 지출을 많이 하다보니 생활이 좀 힘든 경우가 있다.

 

다들 하고 있는 당근마켓 거래도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더더욱 많이 하기 마련인데 나라씨는 “중고는 아무래도 입다가 파는 옷이다 보니 뭔가 문제가 있어서 파는 것이고 은호에게 새옷만 입히고 싶다”면서 중고를 싸게 사거나 물려받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나라씨의 말을 듣고 있던 MC들이 한 마디씩 했는데 이를테면 돈이 많은 연예인들도 중고옷을 물려받아 입기도 한다. 하하씨는 유재석씨의 아들 옷을 물려받았다고 했고, 박미선씨도 “큰 딸이 이용식씨의 딸 옷을 물려받아 입은 적도 있다”고 호응했다. 나라씨는 새옷만 입히는 것이 아들에게 잘 해주는 것이라는 아집을 갖고 있다. 박미선씨는 나라씨에게 “정말 그렇게 살다가는 나중에 정말 해주고 싶은데 못 해줄 수가 있다. 그래서 지금 아끼고 저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나라씨는 쇼핑 위시리스트를 기록하고 있는데 거의 매일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간다고 한다. 나라씨는 “생활에 있어서 효율적인 아이템들이 많아서 보는 재미도 있고 사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모든 소비행위를 은호를 위한 것으로 정당화한다. 하나씩 나열해보면 강아지 집(8만1600원), 신발장(6만4900원), 침대 커버(2만원), 여름 이불(5만9000원), 베란다 타일(3만9900원), 거실 커튼(9만원), 강아지 패드판(1만1000원), 소파(20만원), 아들 전동차(15만원), 음식물통(1만900원), 여름옷(20만원), 청소기(23만4000원) 등인데 본인이 소비 자체를 즐기고 있으면서도 은호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원래 사려고 했던 물건을 사지 않기 위해 적는 것은 좋은데 나라씨가 적는 것은 사고 싶은 것을 적고 있다”며 “딱 이렇게 꽂히고 맘에 드는 것은 꼭 사야겠다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고 진단했다.

 

 

심지어 나라씨는 돈이 없으면 스마트폰 소액결제로 편의점 기프티콘(1~2만원권)을 구입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김 대표는 “소액결제라는 게 통신사가 결제를 대신 하는 것”이라며 “나라씨가 보기에 금액이 크지 않으니까 별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텐데 소액이 쌓이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충고했다.

 

김 대표는 나라씨에 대해 종합적인 지출 컨설팅을 해줬는데 쓴소리의 향연이었다.

 

나라씨가 좀 생각을 해야 할 게 이런 부분이다. 육아수당과 기초생활수급비 등 지원금을 빼고 남은 걸 내 소득(알바비 40만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내 수입(210만원)이 이 정도면 뭐?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지금 보면 보험료가 16만원인데 이게 왜 말도 안 되는 지출이냐면 보험은 미래의 나의 소득을 지키는 보호막이다. 근데 지금 나라씨는 소득이 별로 없다. 쉽게 말하면 굉장히 큰 차에 달아야 할 브레이크를 경차에 설치한 것이다. 그러니까 보험료는 나라씨의 기본적인 것들을 보장해야 되니까 소득의 3~5%를 넘어가면 절대 안 된다. 당장 정리를 해야 한다. 은호를 위해 옷값이 많이 나가고 있는데 옷은 쌓아놔도 내 재산이 되는 게 아니다. 당장 줄여야 한다. 그 다음에 택시비인데 지금 내가 보니까 택시비가, 교통비라는 게 길바닥에 버리는 돈인데 이렇게 해서는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가 없다. 지금 상황을 직시하자면 단 10만원이나 5만원도 나라씨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돈이기 때문에 그걸 꼭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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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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