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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안전 관리자로 일했던 택시기사 "심폐소생술로 아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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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온 아이 발견하고 심폐소생술 시행해 살린 택시기사

[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택시기사가 도로를 주행하다 심정지로 쓰러진 아들과 엄마를 발견했다. 상황 판단이 서자 곧바로 택시에서 내려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엄마에게 행동지침을 내렸다. 택시기사는 의식을 잃었던 아이의 목숨을 살려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쯤이었다. 서울 송파구의 도로를 지나던 택시기사 A씨는 신호대기 중이었는데 횡단보도 부근에서 어린 아들 B군을 안고 울고 있는 여성 C씨를 발견했다.

 

C씨는 B군을 안고 어쩔줄 몰라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엄마와 아들이 장난을 치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자세히 보니 B군의 머리와 다리가 축 늘어져 있었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아차린 A씨는 급히 택시 운전석에서 내렸다.

 

 

A씨는 의식을 잃은 B군을 바닥에 눕혔다. B군은 이미 한 차례 고꾸라져 입 안에는 피가 고여 있었다. A씨는 침착하게 아이의 가슴을 누르며 심폐소생술에 돌입했고 C씨에게 119 신고를 주문했다. 다행히도 심폐소생술 도중에 B군이 의식을 찾았다.

 

하지만 119 구급대원은 그때까지 도착하지 않았다. A씨의 상황 판단은 정확하고 빨랐다. A씨는 C씨에게 긴급 신고를 취소하라고 한 뒤 직접 택시에 B군을 태워 인근 대형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C씨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택시비라도 드리고 싶다”고 했지만 A씨는 이를 뿌리치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고 한다. 

 

이 모든 과정은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 자세히 묘사돼 있다.

 

 

일명 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로 불리는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심장이 정지하면 온몸에 피가 공급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둔다면 4~5분 안으로 뇌손상이 발생해서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심정지 직후 5분 동안의 대처가 굉장히 중요하다. 소위 골든타임 안에 심폐소생술이 실시돼야 생존률이 3배 이상 올라간다.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해야 하는 만큼 굉장히 세게 가슴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가끔씩 심폐소생술 도중 갈비뼈 골절 등 부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섣불리 돕겠다고 나섰다가 괜히 더 심각한 문제로 번질까봐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다.

 

프랑스, 영국, 캐나다, 독일, 호주, 일본 등 몇몇 국가에서는 응급상황이나 위험에 처한 타인을 구조하지 않고 외면한 사람을 처벌하는 “착한 사마리아인법”이 존재하지만 한국에는 없다. 그만큼 치열한 토론이 필요한 뜨거운감자다. 어떻게 보면 타인의 응급상황을 외면하는 것이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엄청난 위험부담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일말의 망설임없이 택시에서 내려 B군을 살려낸 A씨의 행동은 박수받아 마땅한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네티즌들은 “진정한 영웅이다”, “한 생명을 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주변에 무관심하며 살아온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사연을 한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에 제보한 사람은 A씨의 전 직장 동료였다. 이에 따르면 A씨는 최근까지 유명 호텔에서 안전 관리자로 30여년간 근무했고 이 과정에서 체득했던 심폐소생술로 B군을 도와줄 수 있었다. A씨는 지난 2월 호텔이 매각되어 관둘 수밖에 없었고 얼마 전 택시기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동료는 “A씨가 어떤 아이를 심폐소생술로 살려서 데려다줬다길래 제보를 하자고 했다. 그랬더니 (A씨가) 부끄러워하더라. 여전히 부끄러워서 실명은 밝힐 수 없고 그냥 윤후 아빠로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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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송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의 차현송 기자입니다. 언제나 약자들이 살기 힘든 세상임을 인지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한 자, 한 자 허투루 쓰지 않고 마침표 하나까지도 진심과 최선을 다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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