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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급한 추수철 농기계 관련 '사망 사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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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최은혜 기자] 가을철 농촌 풍경은 한 해의 결실을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바쁜 모습이다. 추수가 한창인 가운데 부족한 일손에 마음이 급한 농촌에서는 ‘빨리 빨리’ 심리가 작동한다. 그러다보면 안전은 뒤로 밀릴 수 있다.

 

 

지난달 강원도 원주시에서 경운기가 도랑에 빠져 70대 노부부가 사별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관련 기사)한 바 있다. 그 사고 이후 한 달이 지난 10월13일 강원도 평창군에서 경운기 사망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평창군 대화면의 한 주택에서 경운기를 수리하던 70대 할아버지 A씨가 경운기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A씨는 20분만에 구조되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흉부에 큰 부상을 입고 끝내 눈을 감았다. 평창경찰서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9월27일에도 강원도 홍천에서 농약 살포기를 몰던 60대 남성 B씨가 배수로에 빠지면서 전도되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농촌 지역이 가장 넓은 강원도에서 올해 일어난 농기계 관련 사고는 48건에 이르고 이중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건수로만 보면 그렇게 많다고 볼 수 없지만 20% 이상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농기계 사고는 치명적이다. 작년과 비교해봐도 사망자 수가 3배 가량 증가한 것이라 경각심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행정안전부는 농기계 사고의 절반 이상이 경운기 사고라면서 "경운기로 좁은 농로, 경사진 길 등을 이동할 때는 진입하기 전에 미리 속도를 줄여 운행해야 한다"면서 "길 가장자리에 보호 난간이 없거나 풀이 무성할 때는 도로 상태를 알 수 없어 위험하니 미리 살피고 안쪽으로 다녀야 한다"고 환기했다.

 

이어 "경운기로 내리막길을 내려올 때 클러치를 잡으면 반대 방향으로 회전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종한 행안부 예방안전정책관은 "피곤하면 농사일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고, 새참이나 식사 후에는 충분히 쉬고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해서 지자체들은 다양한 안전교육, 농기계 순회 정비, 야광 반사판 부착 등 여러 대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농기계 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안전불감증’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보통 농민들은 평생 농업을 영위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농기계 안전 사고에 대한 인식이 둔감하기 쉽다. 농기계 사고의 위험성을 별로 체감하지 못 한다. 도시인들도 일상 속에서 "언제 어떤 사고로 죽을지도 모르니 조심해야지"라며 살아갈 수는 없다. 농민들은 오죽할까? 이처럼 평생 농사를 하며 익숙해진 농기계가 자신을 덮칠 것이라 생각하지 못 하는 농촌형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사고는 한순간이다. 1만번 사고가 안 났다가 1만1번째에 사고가 발생하면 그 전까지의 무사고는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농촌형 안전불감증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책과 논의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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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혜

평범한미디어 최은혜 기자입니다.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담아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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