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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행세’하던 남자의 양아치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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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대 남성 A씨는 천상 양아치였다. 돈이 궁했던 A씨는 미등록된 공유숙박업소 3곳을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코로나에 걸렸으며 왜 등록도 하지 않고 영업을 하냐며 신고한다고 협박해서 150만원을 뜯어냈다. 그 정도로는 모자랐는지 A씨는 큰 돈을 착복하기 위해 재벌 행세를 해서 여성들을 유혹하기로 맘먹었다. 부산 해운대구에 살고 있던 A씨는 서울과 경기로 이동해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강도와 사기 혐의로 A씨를 구속시켰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6월9일부터 16일까지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여성 2명을 차량과 오피스텔에 감금하고 협박해서 현금과 신용카드를 빼앗았다. 그는 단 며칠만에 3500만원을 불법적으로 사용했다. A씨는 명품 옷, 선글라스, 시계, 버버리 운동화, 향수, 루이비통 가방, 허리띠, 목걸이, 반지 등을 착장하고 포르쉐·재규어 등 고급 외제차를 렌트해서 재벌 코스프레를 시전하는 방식으로 여성들을 꾀었다. 전부 훔친 돈으로 충당했던 것이었는데 A씨는 “부친이 큰 기업체를 운영하고 전국에 금싸라기땅도 수두룩한 재벌급 부자”라고 자신을 과시했고 피해 여성들에게 접근해서 고가의 밥과 선물을 사주면서 환심을 샀다.

 

경찰은 공유숙박업소 공갈 사건을 수사하다가 A씨의 행적을 알게 됐고 그가 거주하는 은신처를 특정하고 잠복했다가 검거했다. 알고 보니 A씨는 사는 곳도 일정하지 않았으며 직업도 없고 수입도 없는 전과자였다. 일단 경찰은 은신처에서 옷, 운동화, 반지 등 2000만원 상당의 명품을 압수했고 A씨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2022년 8월에도 재벌 2세를 사칭해서 돈을 뜯어낸 40대 남성 B씨가 검거된 바 있는데, B씨는 채팅앱에서 만난 여성들을 대상으로 사업 정리 과정에서 급전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사기를 쳤다. 비서를 시켜서 돈을 대신 수령하는 것처럼 꾸몄는데 B씨가 1인 2역을 한 것이었다. B씨는 2019년부터 서울과 울산 등을 돌아다니며 총 수억대의 돈을 갈취했는데 A씨가 벤치마킹을 한 것처럼 판박이다.

 

 

이런 사건도 있었다. 광고회사에 다니다가 2009년부터 사기 혐의로 수배돼 도피 생활을 해오던 30대 남성 C씨는 결혼정보사이트를 통해 재벌 2세를 사칭해서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일단 범죄자 신분을 가려내지 못 한 결정사에게 큰 책임이 있다. C씨는 “주유소 3개를 가지고 있고, 부모님은 강남에 상가와 주유소 10개를 운영하는 1000억원대 재벌”이라고 본인을 소개했고 여성들과 결혼식을 갖거나 동거생활을 하면서 수억원을 뜯어냈다. C씨는 외제차를 사거나 대출을 받는 방법으로 여성 5명으로부터 총 7억원을 빼앗아 특가법상 사기로 2014년 5월 구속됐다. C씨는 한 피해 여성과는 실제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10개월간 동거하기도 했는데 하객과 부모 등을 전부 알바로 구했다. C씨는 “결혼정보사이트에서 재벌 행세를 하니 여성들이 아무 의심없이 쉽게 만나줬다”고 말했다.

 

거액 상속녀를 사칭해서 중견기업 대표를 상대로 10년간 72억을 뜯어간 여성도 있었는데 승재현 연구위원(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이런 범죄에서 피해자가) 막연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게 처음부터 접근하는 것 자체가 애정관계에 의해서 접근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사업으로 데면데면하게 접근한 게 아니다. (사기꾼이) 처음에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을 건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돈을 선뜻 건네준 피해자의 마음을 악용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기보다 훨씬 더 나쁜 죄질의 사기다. 로맨스 스캠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마음을 갖고 장난치는 범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법원의 선고 형량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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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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