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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사이신’ 잘못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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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캡사이신을 알고 있는가?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 사실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대중매체를 통해 접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캡사이신은 극강의 매운맛을 내는 물질이다. 얼마나 매울까? 보통 사람은 한 방울만 섭취해도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014년 3월 방영된 MBC <무한도전>에서 매운맛 참기 대결을 하는 코너가 있었다. 당시 떡볶이에 캡사이신 소스를 넣고 있던 중에 길성준씨가 손가락에 살짝 묻은 소스를 무심코 자신의 입으로 넣었다. 이내 길씨는 엄청난 매운맛을 느끼며 우유를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캡사이신은 여러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벌칙 또는 챌린지로 많이 활용될 정도로 매운맛이 강한 물질이다. 자극적인 물질의 끝판왕인 만큼 재미있는 그림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숙한 캡사이신을 절대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지난 13일 저녁 8시반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서 49세 남성 A씨가 캡사이신을 마시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캡사이신을 마시고 얼마 안가 쓰러져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놀란 가족들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A씨를 병원으로 이송시켰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 했다. 가족들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캡사이신을 그만 물로 착각해 마시다가 의식을 잃었다.

 

그런데 캡사이신의 색깔이 있을텐데 정말 물로 착각할 수 있는 것일까? A씨는 안타깝게도 캡사이신 원액을 마셨다고 한다. 캡사이신은 원래 무색의 물질로 고추 등에 대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알칼로이드(식물체에 들어있는 질소를 가진 염기성 유기 화합물)의 일종이다.

 

그런데 시중에서 파는 캡사이신 소스는 다 붉은색이다. 그건 시각적 효과를 주기 위해 일부러 빨간색 색소를 넣은 것이다. A씨는 당연히 무색이니 물로 착각하고 마실 수밖에 없었다.

 

 

사실 A씨는 무색의 캡사이신을 마신 것이 아니었다. A씨의 입가에서는 붉은색 액체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원래 캡사이신은 무색이지만 시중에 파는 캡사이신은 붉은색이다. 무색의 캡사이신은 거의 화학물질로 취급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다. 따라서 A씨가 마신 것도 시판용 붉은색 캡사이신 용액일 가능성이 높다.

 

아직 확실한 사실관계는 나오지 않았다.

 

A씨가 원래 기저질환이 있었기 때문에 사망 원인을 무조건 캡사이신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사망 당시 A씨는 술에 취해 있었다. 청주경찰서에 따르면 병원에서도 “기저질환에 의한 병사라는 소견”을 냈다고 한다.

 

또 다른 가설로는 이미 술에 취한 A씨가 캡사이신을 술이나 음료수로 착각하고 마셨을 가능성이다. 그러다가 쇼크가 와서 심정지 상태가 됐다는 건데 아직 정확한 음용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이라고 하더라도 분명 캡사이신을 들이마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 사고처럼 캡사이신과 같은 자극적인 물질을 다룰 때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흔히 방송에서 일명 ‘매운맛 챌린지’라고 해서 캡사이신 소스를 이용한 음식들을 먹으며 매운맛으로 소문난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세상에 이런일이> <화성인 바이러스> 등을 보면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단골로 나온다.

 

물론 매운맛을 즐기는 것은 좋다. 하지만 평소에 위장이 안 좋다거나 고혈압 등의 질환이 있다면 캡사이신 소스가 들어간 음식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매운맛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위장에 부담을 주고 심하면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은 특이한 사람들이다. 호기심이 든다고 일부러 따라할 필요는 없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반드시 본인의 케파에 맞게 단계를 조절해가며 먹어야 한다. 호기심에 극단적인 매운맛을 맛보더라도 한두 입에 그치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그러나 괜히 아까워서 혹은 자존심 상해서 억지로 많은 양을 먹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 정말 큰일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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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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