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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고3의 첫 투표 “인터넷으로 공약 알아보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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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04년생 추다연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석달 전 대선에서는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를 할 수 없었는데 6.1 지방선거에서는 할 수 있었다. 다연씨는 솔직하게 “투표 인증샷을 남기면 상품도 주고 많은 사람들이 하기 때문에 투표를 했다”고 말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3일 13시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평범한미디어 사무실에서 다연씨와 1998년생 20대 남성 최형준씨가 모였다. 이틀 전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한 두 사람은 각기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투표장에 나갔다고 말했다.

 

형준씨는 “가서 무효표를 던지더라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렇게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나의 권리이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때 타지방에 있었는데 사전투표를 했다. 일이 있어서 대전에 갔었는데 거기서 사전투표를 했고 미리 생각해놓은 후보들에게 표를 줬다.

 

다연씨는 단순히 인센티브 때문에 투표장에 나갔다고 했지만 집 앞을 지나갈 때마다 “선거운동을 유심히 지켜봤고 인터넷으로 일일이 검색했다”며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이번에 처음 투표를 하는 거라서 누굴 찍어야할지 고민이 됐다. 그래도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통해 갖게 된 첫 인상을 토대로 기억에 남는 후보들의 공약을 검색해봤다”고 설명했다.

 

요즘에는 SNS에서 사람들이 좋은 공약들을 공유하곤 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잘 나와 있었다. 해당 후보자쪽에서 만든 계정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눈에 띄는 공약들을 정리해서 공유해주기도 했다.

 

 

형준씨는 표를 주는 기준에 대해 설명하면서 “투표 때마다 다른데 대선 같은 경우 정당 보다는 후보자 개인의 능력을 본다. 지방선거나 총선은 정당을 보고 뽑는다”고 강조했다.

 

네거티브로 보면 간단한데 상대적으로 그 시점에서 이 당 보다는 상대당이 더 일을 못 하지 않을 것 같다면 표를 주게 된다. 나는 이념과 정치색 이런 것에 딱히 구애를 받지 않는다. 그냥 지금 타이밍에서 일을 더 잘 할 것 같은 후보와 정당에게 표를 준다.

 

그래서 형준씨는 광주시민이지만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비토의 의미로 대부분 국민의힘에게 표를 줬다. 석달 전 대선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찍었을 만큼 형준씨는 말 그대로 스윙보터다. 이번에 형준씨는 “새로운 당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면서 구의원 투표에서는 진보당을 밀어줬다고 했다.

 

그렇다면 석달 동안 민주당의 어떤 모습에 실망을 한 걸까.

 

형준씨는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면서 “2018년 지방선거 훨씬 이전부터 20년 넘게 민주당이 광주에서 다 해먹었는데 별로 달라진 게 없고 1도 발전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우선 내 나이 20대들은 지역색이나 정치색 이런 것은 거의 없고 후보의 공약이나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이런 걸 많이 본다. 철저히 실용적으로만 보는 것 같다. 누가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가려내기 위해서는 그동안 보여줬던 업적과 성과를 본다. 대선 때는 윤석열 보단 정치 경험이 있고 경기도에서 성과가 있는 이재명에게 표를 줬다.

 

 

반대로 다연씨는 “대선 때 내가 투표권이 있었다면 이재명을 찍었을 것”이라며 “이재명이 윤석열 보다 더 나을 것 같았고 윤석열은 최저시급제를 폐지한다고 해서 곧 알바를 해야 하는 처지에서 생각해봤을 때 되면 위험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상정은 어차피 되지 않을 거라서...”라고 덧붙였다.

 

물론 다연씨도 “지방선거에서는 당을 보고 찍긴 찍었다. 공보물이 있긴 있는데 너무 많아서 앞 번호만 보고 찍었다. 나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털어놨다.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왜 표를 줬는지 물어봤는데 형준씨는 “교육감은 이정선(당선인)을 찍었다. 박혜자도 그렇고 다 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인데 나는 교육감은 아는 것이 없어서 가장 대세 후보를 찍었다”면서 “광주시장은 국민의힘 주기환을 찍었다. 강기정이 될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냥 견제 심리로 그렇게 했다. 나머지는 다 국민의힘으로 찍고 광주시의원 정당 투표도 국민의힘으로 했다”고 정리했다.

 

북구의원 정당 투표는 진보당을 찍었다. 기억에 남는 후보는 딱히 없었는데 주위에 물어보면 (부지런히 일 잘 하는) 진보당 사람들을 밀어주는 쪽도 좀 생겼던 것 같다.

 

형준씨: 특정 정당에 대한 고정적인 이념 선호나 그런 건 없다.

 

박효영 기자: 한 선거에서 국민의힘에서 진보당까지 표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신선한 것 같다. 진짜 실용적인 투표다.

 

 

다연씨는 광주 여론에 따라서 전부 민주당에게 표를 주긴 줬지만 “후보 개인마다 안 찍을만한 요소가 있으면 안 찍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감으로는 이정선을 뽑았다. 사람들이 다 그 사람을 지지했던 것 같다. 광주시장은 강기정에게 표를 줬는데 이유는 딱히 없고 광주라서 그랬던 것 같다. 대세니까 찍긴 찍는데 안 찍을만한 요소가 있으면 안 찍을 수도 있다. 그 아래 후보들은 다 민주당 찍었고 정당도 마찬가지였다.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피켓, 명함, 선거운동원, 율동, 현장 연설, 유세차 등이 유권자들의 막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다.

 

다연씨는 “많이 영향을 미쳤다. 짧게 했으면 기억이 안 났을텐데 2주간 계속 노래가 나오고 하니까. 노래가 영향이 컸다. 노래가 중독성이 있었다”면서 “아무래도 선거는 홍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거송으로 어떤 노래를 선택하면 좋을지 물었는데 다연씨는 “시대에 맞게 흐름에 맞게 가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이제 막 투표권 받은 20대에게는 트롯 보다는 젊은층에게 맞는 걸로 하면 귀가 솔깃한다”고 답했다.

 

 

사실 선거 소음 피해가 심각한 만큼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올지 알았는데 의외였다.

 

형준씨는 다연씨와는 반대였는데 “노래 같은 것들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비호감적인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집 근처에서 계속 나오면 너무 시끄럽다. 선거 유세차도 불법주차 돼 있으면 교통이 혼잡스럽다. 물론 내 기준이지만 나에게는 거의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요란한 선거운동은 불편하고 안 좋은 점이 많다. 후보가 직접 와서 무슨 말을 하거나 홍보물을 나눠주면 의미가 있겠지만 선거운동원들을 많이 동원해서 하는 것들은 딱히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언제 어디로 와서 선거운동이나 현장 연설을 할 것이라는 걸 미리 예고하면 좋을 듯 하다.

 

 

이런 사람이라면 표를 주고 싶다. 반대로 이런 사람은 피하고 싶다. 이런 게 있을 것 같다.

 

형준씨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니즈를 꼼꼼하게 파악하고 당선되면 바로 추진력있게 실천하는 후보가 좋다”며 “(공약이)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까 현실적으로 제시해서 예를 들면 공항 이전 그런 게 아니라도 작은 것이라도 구체적인 추진력을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과거의 성과들을 잘 드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연씨도 “지킬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현실불가능한 공약을 내세워서 못 지킬 바에야 작은 것부터는 빨리 찾아서 제시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윤동욱 기자: 비슷한 맥락에서 지역 공약은 없고 정권심판만 외치는 사람은 안 뽑을 것 같다. 또 너무 극우나 극좌 후보에게도 표를 주지 않을 거다.

 

 

중앙정치권 이슈가 지방선거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지에 대한 부분인데 먼저 형준씨는 “아주 많이 미친다고 생각한다”며 “지방선거는 후보자가 아닌 정당이라 그렇다. 중앙 뉴스가 영향을 많이 미칠 수밖에 없다. 거의 대부분 지방 표심으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민주당에 실망한 것도 있고 권력을 싹다 몰아줬고 의석도 많은데 제대로 한 게 없다.

 

다연씨는 “이번에는 아니었는데 나중에는 (중앙정치권의 뉴스를) 참고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수민 평론가는 2일 페이스북에서 정의당의 참패 요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정당은 1차적으로 중앙과 전국에서 잘 해야 한다. 그 비중은 50도 아니고 최소 70이다. 특히 소수파일수록 넓은 터 잡고 싸워야지 골목으로 흩어지면 각개격파 당한다. 이걸 모르는 자는 지역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봐도 좋다. 주민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공동체사회 따위에 살고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지역활동 하면서 인연 맺은 사람들 중 적잖은 수가 지금 그 지역에 살지 않는다.

 

 

끝으로 주변에 가까운 지인에게 투표 독려 차원의 메시지를 피력해볼 수 있는지 요청했다.

 

형준씨는 한 마디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노예나 다름 없다”고 말했고 다연씨는 “나의 1표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도 그 1표들이 모이면 바뀔 수 있으니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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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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