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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간 안철수 “정치권에서 10년간 버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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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부산으로 간 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부산의 아들이자 토박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부산 출신이고 본인도 부산에서 성장했는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몰라줘서 서운했다고 한다.

 

나는 뼛속 깊이 부산 사람이고 서울에서 정치하면서 부산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우선 안 후보가 22일 수행한 부산 스케줄은 아래와 같다.

 

①10:00 부산민주공원 넋기림마당 참배

②10:50 국제시장(깡통시장) 인사

③11:30 광복동 패션거리 유세

④13:20 기자간담회(부산시의회 3층)

⑤14:00 부전시장 인사

⑥14:40 부전시장 유세

⑦18:20 해운대역 앞 인사

⑧19:00 해운대 해수욕장 입구 앞 연설

 

 

안 후보는 ④ 자리에서 모두발언으로 “사실 PK에서 유일한 후보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아직 부산 출신이라는 것 PK 대표 주자라는 것에 대해서 부산 분들조차도 모르고 계시는 것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며 “중앙 무대에서 나름대로 부산 사람의 긍지를 가지고 자리를 잡는 게 부산의 명예를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내 마음이 전해지지 않았던 것은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 후보는 모든 일정에서 금의환향을 한 부산 출신 대선 주자라는 점을 서두에 깔며 발언을 이어갔다. 그런 안 후보는 서울로 상경해서 출세했고 유명해졌다. 구체적으로 의사가 됐고, 안랩을 만들어 V3를 창조해서 무료 배포했고, 대학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안 후보는 자신이 공동체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은 만큼 “그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안 후보는 이날 5‧5‧5 공약, 핵 폐기물 처리에 대한 입장, 지역균형발전 해법 등 다양한 비전들을 제시했지만 스스로 누차 밝혀온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 서술해보고자 한다. 안 후보의 뇌구조 근원에는 정치적 사명감이 자리잡고 있고 이를 제대로 알아야 ‘더 좋은 정권교체론’을 이해할 수 있다.

 

안 후보는 비록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선제적 단일화 경선을 제안했지만 윤 후보로의 정권교체는 좋지 못 한 정권교체 즉 “적폐 교대”에 불과하다고 설파한 바 있다. 안 후보가 보기에 거대 양당체제는 상호 적대해가며 이권을 쫓는 나쁜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안 후보는 ②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끊임없이 기득권 양당들은 자기편 먹여 살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지만 나는 국민 먹여 살리기를 하려고 여기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정치에서 이기면 자기편 먹여 살리는 일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부산은 자꾸 쇠락하고 삶은 자꾸 어려워지고 있다. 그걸 바꾸려고 정치를 시작했다. 정말 힘든 대한민국 상황에서 10년을 버틴 것도 내가 사명감을 가지지 않았으면 못 했을 일이다. 내가 뭘 얻으려고 했다면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 했을 것이다. 그래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내 초심은 똑같다.

 

 

진영논리 내로남불을 되풀이하는 양당 정치인들과 달리, 자신은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진정성있는 정치를 해왔다는 것인데 안 후보는 주변에서 정치를 하지 않았다면 존경받으면서 편하게 살 수 있을텐데 왜 했느냐는 조언 아닌 조언에 대해 “이웃에 있는 아픔을 돌보지 않고 외면하고 나만 마음 편하게 살면 그걸 바라시는 거냐고 그거 바라시는 분들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안 후보는 “내가 정치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바른미래당 수장으로 참패를 당한 뒤 독일에 가서 마라톤과 연구 활동을 할 때 턱슨 추기경을 만나서 접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바티칸으로 가서 턱슨 추기경을 만나 정치를 관둬야 할지 고민을 토로하니 추기경께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어록이 있는 책자를 주셨다. 그 책을 보니 교황께서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게 있었다. 거기에 이렇게 돼 있었다. 영어로 아주 짧은 문장이다. Politics is the sincerest form of charity. 그 말은 정치란 가장 진실하고 진심이 담긴 형태의 자선이자 봉사이다. 내가 그 문장을 보는 순간 갑자기 내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이런 생각이었다. 사회에서 성공하고 부러울 것이 없고 편하게 살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있는 그 진흙탕 밭. 그 정치에 뛰어든 것이다.

 

진흙탕 정치를 만든 핵심 주체가 바로 양당 중 한 곳인 국민의힘이고 안 후보는 정권교체 만능론에 따라 윤 후보를 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그래서 다음 대통령은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능력있는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실상 윤 후보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경제를 잘 모르고 능력이 없으면 정권교체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히려 우리나라는 더 나빠질 것이다.

 

안 후보는 “묻지마 정권교체가 위험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며 “정권교체만 되면 다 잘 될 거라는 생각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③에서 안 후보는 왜 자신이 더 좋은 정권교체의 적임자인지 풀어냈다.

 

나는 대선 후보 중에 유일하게 회사를 만들어서 돈을 벌어본 사람이다. 실물경제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일자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잘 알고 있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쉽지 않았다. 결과만 보고 저 사람 편하게 장사했거니 생각하시는데 잘못 알고 계신 것이다. 나는 회사 경영하면서 매일 어음깡을 하면서 살았다. 회사를 열심히 키웠다. 조금 잘 되려 하니까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망할 뻔했던 회사를 다잡고 직원들 일자리를 만들면서 성공했다. 그래서 나는 대선 후보들 중 가장 서민의 삶, 중소기업 경영인의 삶, 그리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삶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22일 하루 동안 안 후보 관련 보도는 일정 소화 중에 시장 상인들과 나눴던 대화에 집중됐다. 안 후보는 ②에서 한 중년 여성과 만나 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아닌 윤 후보에게만 공세를 취하냐는 말을 듣고 “(윤 후보가) 너무 몰라서”라며 “열심히 다 깠다. 그런데 좀 당황하는 사람은 많이 까이는 것처럼 보이고 뻔뻔한 사람은 안 까이는 것처럼 보여서 그렇지 나는 다 깠다”고 답했다.

 

윤 후보와의 단일화 무산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단일화를 먼저 제안했지만 윤 후보가) 겁이 나서 도망쳤다”면서 “오히려 (윤 후보가) 포기해주면 내가 정권교체 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안일화’를 내세운 셈이다.

 

그리고 ⑤에서 안 후보는 미리 조율된 약속으로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을 만났다.

 

서 의원은 안 후보에게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으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같이 단일화해 확실한 정권교체를 하자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거듭 피력했다고 한다.

 

 

안 후보는 ④에서 또 기자들의 단일화 질문을 받았는데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말씀드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걸 가지고 (국민의힘이) 계속 이용하고 저희 표를 빼가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있다면 국민들께서 그것에 대해서는 올바로 판단하실 것”이라고 일축했다.

 

⑥에서 안 후보는 “(많은 사람들이) 상대편이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내가 싫어하는 인물인데도 찍을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씀하셨다”며 “오히려 정권교체도 하면서 나라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사람, 경제를 제대로 일으킬 수 있는 사람, 방역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 모든 분들이 그 적임자를 뽑으면 그 사람이 당선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안철수를 뽑으면 안철수가 된다고 말씀드린다”고 역설했다.

 

마지막 ⑧에서 안 후보는 본인의 정치 철학을 자세히 풀어놨다.

 

안 후보는 독일 정치학자를 만나 “국민들의 이익을 지키려고 정치인들끼리 싸우는 그게 정상”인 독일과 달리 “한국 정치는 반대인데 정치인들 이익을 지키려고 국민들끼리 싸운다고 한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정치를 할 때 흔히들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유권자한테 날 도와달라.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번만 더 생각해보라. 이상하지 않는가. 오히려 정치인이 유권자께 선거 때 내가 뭘 도와드리면 되겠는가. 그렇게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나라는 완전히 잘못됐다. 반대가 됐다. 왜 우리나라 국민이 소수의 정치인들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야 되는가. 왜 유권자가 정치인의 노예가 되는가.

 

 

본격적으로 안 후보는 “(정치학적으로 정치에 대한 정의는) 권위에 의한 사회적 배분”이라면서도 “그게 가슴에 와닿는가? 나는 안 그렇더라”고 입을 뗐다.

 

안 후보는 직접 경험을 해보니 “삶의 틀을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정치”라고 규정했다.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교육 정책이라는 틀 아래서 교육을 받고, 또 우리나라 자유시장 경제 하에서 만들어진 회사에 취직해서 일을 하고, 은퇴하고 나서는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틀 아래서 여생을 보낸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틀을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 틀을 조금만 잘 만들면 정말로 많은 분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다시 돌아와서 정치를 하는 이유를 꺼냈다. 안 후보는 “공익을 위한 봉사”를 하기 위해 정치권에 뛰어들었는데 “(양당체제에서는) 이기면 자기편 세금으로 먹여 살리고 국민들은 파탄에 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그런 정치세력을 “쫓아내야 되지 않겠는가”라며 “쫓아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 누군가. 나도 있지만 바로 여기 계신 국민들”이라고 호소했다. 그래서 자신을 찍어달라는 것인데 안 후보는 “(정치를 하는 이유 즉) 내 꿈이 소박한 줄 알았다”면서 “지난 10년간 버티면서 그 일이 이렇게 어려울줄 몰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잔디밭에 벽이 들어서서 물이 고여 썩어 있는 상황을 비유로 들며 거기에 “벌레들”이 살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 정치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 벽을 치워서 깨끗하게 하면 벌레들이 제일 싫어한다.

 

왜냐하면 (벽이 있는 잔디밭) 그게 자기들(벌레)이 편한 삶이다. 그렇게 어둡고 침침하고 습기 차고 그러다 보니 정상적인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서 살지도 못 하고 그냥 자기들끼리 안락하게 사는 그런 환경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사회에서 인정받고 존경받고 능력 있는 사람이 정치에 들어오면 바보 만들어서 쫓아내야 실력없는 자기들이 계속 정치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익들, 국민 세금들 자기 마음대로 자기편들한테 나눠주는 것이다.

 

끝으로 안 후보는 흔히 셀럽들이 정치권으로 영입되어 못 버티고 금방 이탈하는데 자신은 10년간 양당 밖에서 오래 버틴 만큼 “신기록”을 세웠다고 자평했다.

 

워낙에 여기는 정말로 모함이 가득하고 어려운 동네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나는 동네다. 못 버티고 다 도망친다. 그런데 나는 10년째 구박받으면서 조롱당하면서 모욕당하면서 이 일을 하고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돈을 벌거나 명예를 얻거나 뭘 얻으려고 하는 목적이었으면 금방 그만뒀을 것이다. 다른 일을 하는 게 더 쉽다. 그런데 나는 정치는 공익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가 대한민국 70년 역사상 유일하게 10년을 버티고 있는 사람이 되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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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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