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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미터 농수로'에 빠져도 사망? 농촌 교통사고가 훨씬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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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최은혜 기자] 농촌을 떠올리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한적함 이면에는 인적이 드물어 발생하게 되는 여러가지 농촌의 안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지난 18일 14시 즈음 경기도 평택시의 한 농수로에 빠진 60대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행인에 의해 구조되어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수로의 깊이는 1미터에 불과했으나 A씨가 정신을 잃고 오랜 시간 농수로에 방치되어 있던 것이 뼈아팠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통계에 따르면 농촌 교통사고의 치사율이 도시보다 5배 가량 높게 나오고 있는데 이처럼 구조의 신속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점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교통사고 100건당 농촌은 6.5명, 도시는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응급치료 개시 및 병원 이송의 시간만 단축됐다면 도농간의 격차가 이렇게까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농촌 교통사고의 경우 차량 추돌 사고보다 단독 사고로 인한 사망 사례가 더 많았고, 사륜의 자동차 보다는 이륜차에 의한 사망 사고 발생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 이유는 고령자가 많고 도로의 폭이 좁은 농촌의 특성상 이륜차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 자동차 교통사고도 늦게 발견되어 사망으로 이어지는 일이 적지 않다.

 

작년 7월21일 자정 즈음 전남 신안군의 한 농수로에 SUV 차량이 고꾸라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차량은 같은 날 동이 튼 아침 8시반에야 발견됐다. 통상 고속도로 교통사고가 아닌 이상 3명이나 죽는 경우는 드물다. 에어백도 작동했다. 결국 뒤늦게 발견됐던 것이 참사로 직결됐다. 해당 지점은 평소 차량 통행이 상대적으로 잦고 사고도 자주 발생했던 곳이라고 한다. 더구나 커브길이었다. 그럼에도 가드레일과 가로등이 없어 매우 위험했고 주민들의 민원도 제기됐었다. 심지어 한 달 전 같은 사고가 났지만 안전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 농촌 도로 환경의 태반이 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소중한 생명이 허무하게 산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도로안전시설 미흡, 농수로 무방비 방치, 인적이 드물어 발견이 늦어지는 현상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겹쳐 단순 교통사고로 끝날 일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하루 빨리 농촌지역 도로안전시설 확대, 실버존 지정 등 대응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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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혜

평범한미디어 최은혜 기자입니다.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담아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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