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4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면서, 회사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써볼 계획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내 인생의 회고록 산전수전(山戰水戰) 4번째는 투병에 대한 이야기다. 2022년 상반기였는데 소장암이 발병해서 위와 소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후유증으로 불명의 크론병 의심 진단을 받았고 분기별로 병원에 가서 추적 관찰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서도 중증암 산정 특례대상자로 등록이 됐다. 심지어 올해 새해벽두부터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 승모판막과 삼첨판막에 역류증이 발생했다.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의사의 소견을 듣는데 절망감이 올라왔다.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원망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건강을 위해 평소 즐겨 마시던 와인, 칵테일, 커피를 일절 끊었다. 사실 전조 증상들이 있었다. 하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쩌면 뭔가 직감이 들었음에도 직면하기 싫어서 병원에 가는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극장가는 사람의 발길이 끊겨 울상이지만 야구장은 웃음꽃이 피었다. 티빙이 2024년 시즌 프로야구 미디어 중계권을 가져간 뒤로 1000만 관중의 시대가 열렸다. 네이버와 달리 티빙은 네티즌들의 야구 영상 활용권을 40초까지 인정해줬고 저작권 문제를 어느정도 풀어줬는데 이것이 결정적이었다. 원래부터 그랬지만 야구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 스포츠 지위를 더욱더 견고히 했다. 사실 프로 야구는 수도권으로 이주해온 지방 출신 시민들의 ‘도시 문화’와 직결돼 있다.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일종의 문화적 귀속감을 안겨다줬다. 정윤수 교수(성공회대 문화대학원)는 “야구와 축구처럼 아주 많은 대중들이 집합적으로 참여하는 프로 스포츠는 항상 도시의 발달과 연관되어 있다”며 “농촌은 인구가 단지 적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를테면 현대적인 삶 즉 5~6일 일하고 일요일에 쉰다. 쉴 때 뭐할까? 야구 보러 가자. 이런 게 농촌에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모든 스포츠는 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전개되면서 함께 동반 발달하게 되는데 우리 사회의 특성상 서울로 또 구로동으로 인천으로 부평, 부천, 안산 이런 데로 호남시민들이 많이 올라왔다
#2023년 11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이내훈의 아웃사이더] 25번째 기사입니다. 이내훈씨는 프리랜서 만화가이자 정치인입니다. 주로 비양당 제3지대 정당에서 정치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민생당 소속으로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이내훈의 아웃사이더는 텍스트 칼럼과 전화 인터뷰 기사로 진행됩니다. [평범한미디어 이내훈 칼럼니스트] 지역구 선거운동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대부분은 고령층 유권자 위주였던 것 같다. 이유가 있다. 젊은 사람들은 평일에 시내 중심가에서 찾기 힘들다. 회사에 있거나 학교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령층 유권자는 보통 자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선거운동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인사하고 얼굴을 익히는 일이 가능했다. 주말에도 젊은 사람들은 집에서 쉬거나 외출하더라도 번화가로 흩어지지만 고령층은 배드민턴장, 산책길, 모임 등 동네에 머무르는 비중이 높고 주변과 유대관계가 있어서 선거운동이 수월했다. 젊은 사람들은 동네 이웃들과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태반이다. 섣불리 일반화를 할 순 없겠지만 내가 겪은 바로는 결국 지역구 선거운동은 고령층 유권자들에게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 민주주의는 사실 실버 민주주의라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23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과 이번주 오목렌즈 아이템을 무엇으로 해볼까 대화를 나눴는데 불가피하게 2개를 동시에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번주에는 가장 핫한 게 이제 그 민희진이랑 방시혁의 문제인데 사실 이재명 대표랑 윤석열 대통령이 만난 것보다 더 핫한 것 같다. 박 센터장은 2일 18시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동 뉴스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확실히 밀렸다”며 “아주 간단한 이유가 있다. 두 분이 만난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긴 한데 기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9월19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난데없이 국민의힘과 합당을 선언한 직후, 1년 전 울산에서 인터뷰차 만났던 김원진씨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조 의원의 정치 행보를 신선하다고 여겼고 그를 믿고 시대전환으로 입당해서 울산시당위원장까지 맡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여전히 양당체제 하에서 제3지대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조 의원의 결정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11일 저녁 김씨와 전화통화를 했다. 사실 김씨는 예상했다. 예상했던 결과였다. 처음에는 윤석열 정부를 조준해서 쓴소리를 많이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옹호 발언이 시작됐고, 이재명과 586에 대한 날선 목소리들이 많이 나왔다. 아 이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똑같이 가는구나. 결과적으로 지지 세력(국민의힘내 시대전환계)을 만들어서 뭔가 양당체제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기 위한 그런 컨셉이었던건가. 김씨는 1년 전 다시 울산에서 시대전환 깃발을 들고 열심히 정치 활동을 해보려고 맘먹었었다. 그러나 2023년 들어 조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에 방어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김씨는 “마음이 돌아섰다”고 말했다. 사실 나는 조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전국결집(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 이영주 공동대표는 2012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동시에 전교조 활동을 병행하며 노동운동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그런 이 대표가 2014년 민주노총 첫 직선제 선거에서 러닝메이트로 출마해서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이후 교사이기 보단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이 훨씬 더 짙어졌다. 사실 처음 러닝메이트 제안이 왔을 때는 거절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었다. 원래 2013~14년 전교조 수석 부위원장을 하면서 노조 간부 생활은 14년을 끝으로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노조원으로서 활동을 계속 하겠지만, 교사로서 활동하며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2014년 말 러닝메이트 제의가 들어왔기 때문에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 며칠 지났는데 한상균 동지가 러닝메이트를 찾지 못 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자칫 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12월28일 15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평범한미디어와 만난 이 대표는 그 당시 러닝메이트로 출마할 수 있는 인물이 자신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①여성 ②중앙 노조 조직 간부를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될 만큼만 읽다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그만 읽고 바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동진 평론가처럼 스포를 확인해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타입이라면 그냥 읽어도 상관없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라 베드신을 기대하고 극장에 갔다. 치정과 복수의 스릴러라고는 하는데 전작 <인간중독>에서 임지연 배우의 육감적인 베드신이 워낙 인상적이라서 이번에도 박지현 배우가 어떤 노출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박지현 배우의 노출보다 영화 자체가 더 존재감이 컸다. 극 전개가 워낙 빠르고, 흥미진진했으며, 불필요한 등장인물도 없고, 엄청난 반전의 연속이었다. 영화 <히든페이스>는 2011년에 개봉한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한국판에서는 수연(조여정 배우), 성진(송승헌 배우), 미주(박지현 배우) 딱 3명으로만 모든 서사가 완성되는 구조다. 조여정 배우는 수연에 대해 “나르시시즘과 자기애가 강한 인물”이라고 묘사했는데 그냥 철없는 금수저를 넘어 세상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리는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정의당 내부사정이 혼탁하다. 총선이 100일도 안 남았는데 너무 복잡하다. 당내 세력들이 당의 진로를 놓고 다투다가 집단 탈당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크게 3가지 비전이 충돌했다. ①거악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권에 맞서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의 협력 불가피(사회민주당) ②양당체제의 폐해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연대(세 번째 권력) ③노동과 기후 문제 중심으로 진보좌파 세력의 최대치 연합(정의당 당권파와 전환) 뭔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다 동의했고 셋 모두 정의당의 패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경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③이 정의당의 공식 노선으로 채택됐다. ①과 ②은 정의당에서 이탈했고 각자의 뜻에 맞는 신당을 만들고 있다. 정의당 7기 지도부를 이끌었던 이정미 전 대표는 일찌감치 ②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것은 곧 정의당에 잔류하는 주류 세력이 ②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이 전 대표도 모든 당내 세력에게 욕만 먹으며 지난 11월 물러났다. 이 전 대표는 ③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선거연합신당을 제시했고 이를 추진하는 적임자로 김준우 변호사를 지명했다. 김준우 변호사는 정의당 비상대책
#지난 11월22일 광주 동구에서 열린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의 강연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시리즈 세 편의 기사 중 2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정회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만들고 소비하고 버리고 다시 만드는 일련의 과정. 인류가 구축한 경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물적 재화를 기반으로 한다. 자연에서 원료를 얻기 위해 끝없이 파헤친다. 재화를 생산해서 최대한 많이 판매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속성상 이런 과정은 계속 부추겨진다. 글로벌 환경운동계에선 소비한 것들을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하고 끝까지 사용하는 순환 경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는 “지금 전세계적으로 이슈이자 화두는 순환 경제”라며 “자연에서 채굴하고 채취한 것들을 우리가 소비하고, 생산하고, 소비해서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 이런 선형적인 경제 시스템은 문제다. 바꿔야 된다”고 주장했다. 순환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그러니까 버려지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재활용하고 재사용하고 재생해가지고 다시 생산으로 갈 수 있도록 돌려주는 것이다. 고리를 닫혀준다고 얘기한다. 이 고리를 닫혀주는 그런 시스템으로 가야 된다라는 걸 얘기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오죽했으면 “미끄럼틀 계곡”이란 표현이 나왔을까 싶다. 대구 군위군 부계면에 위치한 동산계곡에 가보면 일단 넓고 경사가 급하지 않다. 완만하다. 그 완만한 바위 계곡을 따라 물이 흐르는데 수심은 깊지 않고 유속도 빨라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 위험할 수 있다. 방심이 화를 부른다. 이처럼 사고가 빈번하자 군위군청에서도 ‘물놀이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출입하지 말아달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여름철이 되면 안전요원을 6명이나 배치할 정도가 됐다. 지난 7월27일 오전 9시반 즈음 동산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20대 남성 청년 4명이 물에 빠졌다. 그중 1명은 가까스로 계곡에서 탈출한 뒤 스스로 119 신고를 했다. 그러나 나머지 3명은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같은 대학교 출신 친구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동산계곡의 물미끄럼틀에서 물놀이를 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 대구강북소방서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방문했을 때는 이미 3명 모두 의식이 없었다고 한다. 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3명의 목숨을 살릴 수는 없었다. 서두에서 밝혔지만 동산계곡은 워낙 물이 맑고 얕아서 누가 봐도 물놀이를 즐기고 싶은 최고